[종합]총파업 멈춘 화물연대...피해보상·책임공방 등 후폭풍 예고

조봉환 기자 / 기사승인 : 2022-12-09 15: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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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조합원 투표 통해 과반 찬성으로 파업철회...16일만의 '업무복귀'
정부의 초강력 대응과 여론 악화에 '백기'...야당 정부안수용에 동력 잃어
정부 "파업철회 상관없이 잘못된 관행 바로잡을 것"...파업후유증 불가피
▲9일 오전 광주 광산구 진곡화물공영차고지에서 화물연대 광주본부 조합원이 총파업 종료 및 현장 복귀 찬반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모여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화물연대 소속 기사들의 운송거부가 16일만에 끝났다. 이에 따라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차질을 빚었던 항만물류를 비롯해 시멘트, 레미콘, 철강, 화학, 자동차, 정유 등의 공급이 빠르게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측은 9일 오전 총파업 철회 여부를 놓고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파업 종료 찬성표가 과반을 넘었다며 이날 오후 파업철회를 공식 발표했다.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2만6144명 중 13.67%에 달하는 총 3575명이 참여한 이날 파업철회 찬반투표에는 61.82%인 2211명(61.82%)이 파업 종료에 찬성표를 던졌다.


화물연대측은 앞서 지난 8일 오후 파업철회 등 주요 쟁점을 두고 난상토론을 벌였으나 결론에 도달하지 못해 파업계속 여부에 대해 조합원 전체투표를 실시하기로 했고, 9일 오전 최종 결론을 낸 것이다.

조합원 전체의 20%만 참여한 파업철회 찬반투표

이번주 초까지만해도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며 자신들이 뜻이 관철되기 전엔 파업을 멈추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자을 보였던 화물연대측이 전격적인 파업철회를 선언한 것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정부가 초강경 일변도로 대응한 것이 큰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업이 장기회되면서 산업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해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화물연대측을강하게 압박한게 주효했다는 얘기다.


정부는 두차례에 걸쳐 사상 초유의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며, 이에 불응할 경우 자격정지는 물론 민형사상 책임까지 묻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고, 이에 시멘트업종을 시작으로 기사들이 동요하기 시작하면서 화물연대의 파업 동력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기침체 상황이란 어수선한 분위기에 파업으로 경제적 타격이 커지면서 화물연대 총파업의 명분이 약화되고 여론까지 등을 돌린 것도 화물연대 파업종료에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6∼8일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가 21%, '우선 업무 복귀 후 협상해야 한다'가 71%로 나타났다. 파업을 지지하는 응답자가 고작 20%에 불과한 것이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신3고 현상으로 대내외 경제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물류 마비 등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는 총파업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데 실패한 셈이다.

 

연대파업 실패와 야당의 정부안 수용이 결정적 계기


여론의 악화는 믿었던 야당이 등을 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등 강경책에 줄곧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며 화물연대 편에 섰던 더블어민주당측이 지난 7일 '안전운임제 일몰제 3년 연장'이란 정부안을 전격 수용하자 분위기 급반전한 것이다.


동반 총파업을 추진했던 철도노조와 의료노조가 돌연 파업 대신 사측과의 협상으로 돌아서면서 화물연대의 파업 동력이 크게 상실된 것도 결국 파업철회의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다. 

 

설상가상 민주노총 주도하에 화물연대와 연대파업을 추진했던 계획이 핵심 대형사업장 노조의 이탈로 수포로 돌아가면서 화물연대측의 파업의 동력을 얻지 못한 채 내부 분위기만 차갑게 식고 말았다.


이유가 어디에 있든 화물연대 총파업은 16일만에 마무리됐고, 파업으로 업무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던 산업현장은 완전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시멘트, 레미콘기사들의 업무거부로 공사가 중단된 건설 현장들도 모두 정상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주일이 넘게 계속된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워낙 커서 파업이 끝이 났지만, 후폭풍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특히 정부가 법과 원칙에 따라 피해 보상에 대한 민사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게 입장을 천명, 화물연대와 파업참여 기사들을 대상으로한 법적공방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특히 파업철회의 조건으로 파업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묻지않는 관행에서 벗어나 파업중단을 전제로한 어떤 타협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힌 바 있어 향후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화물연대 파업철회를 선언한 9일 오전 인천 아파트 건설 현장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원 장관은 이날 인천시 서구 원당동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산업 현장을 일방적으로 중단시켜 수많은 손해와 나라의 마비를 가져오는 관행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단호한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총파업 피해규모 워낙 커 후유증 클듯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정부가 추산하는 피해규모는 지난 7일 기준으로 3조5천억원에 달한다. 정확한 집계까지는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대략 4조원대에 육박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산출이 어려운 피해까지 감안하면 16일간의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정확히 추산이 어려울 정도로 크다는 게 중론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정부의 입장이 워낙 단호해서 향후 사태수습 과정에 피해보상과 책임을 놓고 화물연대측과 지리한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어쨋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첫번째 대규모 파업사태인 이번 화물연대 총파업은 거센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이례적인 초강경 대응이 제대로 먹혀듦에 따라 향후 노사정 관계에 미묘한 변화가 바람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과거정부와 달리 윤석열정부가 이번 화물연대 파업 과정에서 불법 및 명분없는 파업에 일절 타협의 여지마저 주지않는 단호한 원칙을 명확이 보여줬다"면서 "이같은 정부의 변화된 방침에 따라 노동계 역시 기본적인 전략 전술상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을 골자로한 법 개정안은 민주당 주도하에 국회 국토위를 통과하는 등 예상보다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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