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다중 인플레, 경제 위기 촉발하나

조봉환 기자 / 기사승인 : 2022-05-09 18: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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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상승-수요견인 겹친 복합형태 물가 불안 경제에 충격
70년대 오일쇼크와 비교하기 힘든 복합적 위기 상황 전개
서비스 물가 큰 폭 올라...정부"당장 둔화할 가능성 낮아"
▲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대부분이 경험하지 못한 전례 없는 물가불안(인플레이션) 위협이 경제전반을 타격하고 있다.


현재의 인플레 위기는 1970년대의 1, 2차 오일 쇼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복합적인 형태를 띄고 있어 우리나라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대 교수가 최근 트위터에 올린 한 마디가 의미심장하다. 1970년생인 그는 "나보다 늦게 태어난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을 이해할 만한 경험이 없다"라고 일갈했다. 그만큼 현재의 인플레 위기가 경제 주체들에게 생소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험이 없으면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채기 어렵다. 현재의 인플레는 통상 경험했던 경제의 폭발적 성장기에서 나타는 수요견인(디멘드 풀)과는 달리 대단히 복합적이다.

크게 보면 코로나19 상황이 끝나감에 따라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의 폭발로 발생한 인플레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서플라이 체인) 문제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비용증가(코스프푸시)인플레 요인이 뒤섞여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여기다 코로나19 이후 자발적, 비자발적으로 노동시장을 떠난 사람들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는 ‘대퇴사(Great Resignation)의 시대’, 즉 노동시장의 구조변화도 인플레 상승에 한 몫 거들고 있다. 노동공급 부족 현상이 임금과 이에 따른 제품의 가격 인상을 견인해 인플레 상승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 

미국시장에서는 이런 '복합물가' 위기가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경제도 이 구조에서 예외일 수 없다.

최근 주말이나 평일 가리지 않는 교통 정체처럼 코로나19로 막혔던 급격한 민간소비 확장이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서비스 물가가 크게 들썩이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4월 개인 서비스 물가는 1년 전보다 4.5% 올랐다. 2009년 1월(4.8%)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4월의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4.78%)에 대한 개인 서비스의 물가 기여도는 1.40%포인트로 집계됐다. 원자재가격이 반영된 공업제품(2.70%포인트) 다음으로 물가 상승 기여도가 높았다.

개인 서비스는 외식과 '외식 외'로 나뉘는데, 외식(6.6%)보다는 외식 제외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률(3.1%)이 낮았다.

품목별로 보면 국내 단체여행비(20.1%), 대리운전 이용료(13.1%), 보험서비스료(10.3%), 국내 항공료(8.8%), 세차료(8.1%), 영화관람료(7.7%), 여객선료(7.2%), 간병도우미료(7.1%), 목욕료(6.8%) 등 외식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서비스가 적지 않았다.

세탁료(5.9%), 택배 이용료(5.4%), 골프장 이용료(5.4%), 호텔 숙박료(5.4%), 가사도우미료(5.1%), 사진 서비스료(5.1%), 찜질방 이용료(4.8%), 주차료(4.7%) 등도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개인 서비스 물가는 통상 수요 쪽 물가 압력을 반영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코로나19 확산 첫해인 2020년 2∼8월에는 1.0∼1.1%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 점차 상승 폭을 키워 지난해 3월 2%대에 진입했고, 작년 11월 3%대로 올라선 뒤 올해 2월에는 4%대로 레벨을 높였다.

이는 코로나19 국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 감에 따라 경제주체들이 점차 소비 수요를 회복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같은 서비스물가의 상승이 이제 초입단계라는 것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3일 "외식품목 (물가 상승) 확산 추이 등을 볼 때 개인 서비스 가격 상승 폭이 크게 둔화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예상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됨에 따라 단체모임, 회식 등이 재개되고 보복 소비도 더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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