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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경제 산업부장 양지욱 기자 |
얼마 전 포털 플랫폼 카카오가 대리운전, 헤어숍, 공유자전거 사업 등 골목시장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해 지역상권 업자들의 원성을 산 적이 있다.
대기업이 시작하면 스타트업이나 영세 소상공인은 맥없이 무너진다. 대기업의 기술력, 마케팅, 자본력에 대적할 만한 능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SPC그룹의 파리바게트가 동네빵집을, BGF리테일의 CU편의점이 구멍가게를 사라지게 한 것처럼 말이다.
이번엔 포스코A&C, 삼성물산, GS건설 등 10대 건설사들이 모듈러주택 사업에 뛰어들었다.
모듈러주택이란 기둥·슬래브·보 등 주택의 주요 구조물 제작과 건축마감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으로 운송해 와 조립하는 방식으로 짓는 주택이다.
과거에는 밭이나 임야 관리용 농막이나 공사장 창고용으로 설치했던 조립식 구조물이 요즘은 비싼 주택건설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체 주거시설로, 또는 전원생활을 위한 '세컨하우스'로 수요가 커지면서 사용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원자재 값과 인건비 상승, 고금리 영향으로 주택 사업 불황이 장기화 하면서, 건설사에게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 방식으로 비용절감이 가능하고 안전 관리 측면에서 현장 시공보다는 효율적인 모듈러 주택사업이 새로운 사업 분야인 것은 틀림없다.
지금은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거나 국내에서는 아파트나 산업 시설 등 대형 단지 중심으로 모듈러 주택사업을 공략하고 있지만 조만간 단독주택까지 확대될 것이다.
이미 GS건설은 모듈러 단독주택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020년 100%출자로 ‘자이가이스트’라는 목조모듈러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충남 당진에 생산 공장을 지었다. 지난달부터 30평형~50평형대의 샘플하우스를 만들어 B2C(기업 대 고객) 영업을 시작했다.
자이가이스트 오픈닝 기자간담회에서 남경호 대표는 "단독주택은 아파트 시장만큼 표준화, 규격화되지 않아 낮은 AS와 불합리한 가격으로 고객의 필요가 충족되지 않았다"라며 "자이가이스트는 균일하고 우수한 품질, 차별화된 디자인과 하자 책임을 통해 고객 신뢰를 확보하고 단독주택 시장을 발전시키겠다"고 사업의지를 밝혔다.
남 대표 지적이 맞다. 대부분 모듈러 주택은 운반·설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설치할 지역에서 가까운 제조업체에 의뢰를 해 시공을 하는 경우가 많아 대기업에 견줄만한 규격화 된 시스템이 없다.
기존 제조업체는 현장 근로자의 숙련도에 따라 품질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아파트 건설처럼 균일한 품질을 확보할 수 없고, 사후 관리도 부실할 수 있다. 오히려 대기업의 진출이 소비자들에겐 합리적 선택 기회가 많아지는 장점도 있다.
다만 모듈러 주택시장은 지금까지 지역 제조업체들이 만들고 성장 시킨 시장이며 생계 터전이다. 대형 건설사가 자사의 고급 브랜드와 함께 기술력과 서비스로 진출한다면 많은 제조업체들이 어려움에 처하거나 도산 하게 될 것이다.
대기업이 밀고 들어가더라도 그들의 숨통까지 끊어선 안 된다. 늦기 전에 '상생'을 고민하라.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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