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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부 김소연 기자. |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기술 발전으로 보험도 이제 클릭 몇 번이면 가입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특히 매년 갱신이 필요한 자동차보험은 설계사 없이 다이렉트로 가입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비교하고 계약까지 체결하는 ‘디지털 보험’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실제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처럼 구조가 단순하고 반복 갱신이 이뤄지는 상품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됐다. 그러나 금융권 전반의 디지털 흐름과 비교하면, 보험업 전체의 디지털화 속도는 여전히 더딘 속도를 내고 있어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생명보험 분야는 복잡한 상품 구조와 장기 계약 등으로 인해 ‘디지털 전환의 마지막 주자’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왜 보험업만 뒤처졌을까. 지난 19일 보험연구원이 ‘디지털 보험’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그 원인으로 ‘규제’를 한목소리로 지목했다. 현재 디지털 보험사도 기존 대형 보험사와 동일한 자본규제를 적용받는데 자본 여력이 부족한 신생 디지털 보험사에는 과도한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디지털 보험의 핵심 경쟁력인 ‘가격’을 알리는 것도 쉽지 않다. 광고에서 보험료나 보장 금액을 강조하면 심의에 걸려 전통 보험과의 차별화를 드러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험료 수준을 문구에 담았다는 이유로 광고 문구 전체를 수정해야 하는 사례도 빈번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처럼 산업 특성에 맞지 않는 규제가 디지털 보험의 발목을 잡고 있음에도 정부는 한편으로 디지털 금융 혁신을 외치며 인재 영입,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과제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정작 보험업에 적용되는 규제는 여전히 아날로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정책의 ‘엇박자’가 문제로 지적된다.
제도 개선과 함께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상품 설계도 중요한 과제다. 종신보험이나 연금보험처럼 장기 계약을 전제로 하는 생명보험은 구조가 복잡하고 설명도 어렵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진입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보험료가 저렴해도 상품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디지털의 강점인 ‘간편함’은 무의미해진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보험은 단순한 규제 완화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소비자가 상품을 이해하고 필요성을 체감해야 계약으로 이어지고 장기 유지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초고령 사회에서 생명보험은 ‘장수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소비자와 괴리된 상품 구조와 설명 방식으로는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디지털 보험이 진정한 대안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단순히 ‘온라인 창구’를 여는 데 그쳐선 안 된다. 산업 특성에 맞는 유연한 제도 정비와 소비자 중심의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 이름만 ‘디지털’일 뿐 현실이 여전히 아날로그에 머문다면 그 미래 역시 과거에 머물 수밖에 없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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