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못말리는 배터리株 광풍에 증시 불확실성 커졌다

장연정 기자 / 기사승인 : 2023-07-26 16: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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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서 촐발된 배터리주 열기 포스코·SK 등으로 확대일로
증시전문가들 "배터리주 '쏠림현상'에 증시변동성 커져" 경고
실적 뒷받침 없는 종목 급락 가능성 있어 신중한 접근 필요
▲ 배터리(2차전지)열풍이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투자자들의 배터리 종목에 집중되면서 지수와 상관없이 배터리주 전체가 연일 초강세다. <그래픽=연합뉴스>

 

배터리(2차전지)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과열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금융당국이 배터리 종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소용이 없다. 그야말로 못말리는 배터리 광풍이다.

 

기관, 개인 할 것 없이 투자자들이 배터리 종목에 집중되면서 한 때 증시를 주도했던 반도체, IT, 게임, 바이오 등은 졸지에 소외 종목으로 전락했다.


특히 '바닥 탈출'이 가시화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식마저 맥을 못추고 있다. '이제 증시에 반도체의 시간이 왔다'는 애널리스트들의 증시 전망을 무색케 하고 있다.


배터리와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가 주도하던 배터리주 열풍은 점차 리튬, 코발트 등 주요 광물을 비롯해 원료 및 소재, 부품, 장비 등 배터리 전후방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 SKIE 이틀 연속 급등....포스코 이어 SK 관련주 강세

최근엔 포스코그룹의 배터리 관련 3총사(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데 이어 SK그룹 관련주도 동반 상승하는 양상이다.


배터리주 열풍에 SKTE(SK아이이테크놀로지), SKC 등 SK 관련주들은 26일 급등세로 장을 마쳤다. SKIET는 전 거래일 대비 13.24% 상승한 10만8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0% 넘게 폭등하며 12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SKC도 강세로 돌아서며 전일 대비 5.86% 오른 10만3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또 배터리를 생산하는 SK온을 거느린 SK이노베이션 주가도 이날 장중 급등했다가 장후반 매도세가 몰리며 하락 마감했다.


SKTE는 배터리 4대 핵심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을 생산하는 업채로, 계열 배터리 업체인 SK온에 장기 공급계약 체결 공시가 나오며 주가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이 회사는 이날 SK온과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에 대해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 동안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SKC 역시 배터라 소재 사업의 미래 성장성이 부각되며 강세를 보였다. SKC는 지난 4일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배터리 소재 사업과 관련해 주력 제품인 동박 생산 능력을 연간 25만 톤까지 증설하고 북미 지역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실리콘 음극재에 대한 초기 투자를 추진하고 다른 회사와 조인트벤처도 세운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련 주식도 강세 흐름이다.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이 이날 코스피지수의 급락 여파와 전일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로 쏟아지며 하락 마감했지만,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날도 강세를 이어갔다. 코스피 시총 순위도 HD현대중공업, LG, 삼성생명을 밀어내고 21위까지 약진했다.

 

▲배터리 열풍에 힘입어 포스코 상장 배터리3총사 시총 합계이 급증하며, 현대차 3사 합산 시총을 넘어섰다. 지난달 21일 캐나다 퀘벡주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 건설 현장에 포스코 임직원들과 현지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제공>

 

◇ 포스코 3총사 합산 시총, 현대차 3사 시총 추월

포스코 배터리 관련주 3총사는 최근의 주가 급등세에 힘입어 합산 시총 100조 원을 돌파했다. 특히 포스코홀딩스는 25일 주가가 무려 16.52% 급등하며 시총 기준으로 현대차, 삼성SDI,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을 제치고 코스피 4위에 등극했다.


전날 2분기 깜짝 실적을 내놓으며 상한가를 기록했던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6일 급락 장에서도 대형주로는 보기 드믈게 전일 대비 15% 가까이 치솟는 저력을 발휘했었다. 

 

배터리 열풍에 편승, 이제 포스코 3사의 시총은 재계 랭킹 2위인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3총사(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합산 시총까지 넘어섰다.


배터리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계속되자 과열, 거품 논란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배터리 종목들은 주당순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평가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나치게 높아 내재가치 대비 밸류에이션이 과대평가돼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실제로 배터리 광풍을 주도해온 일부 배터리 소재 전문업체들의 경우 관련 실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는데도 주가가 폭등, 향후 주가 경착륙에 의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투자업계 내부에서도 배터리주 광풍을 경고하는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26일 최근 이차전지 쏠림현상으로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밸류체인 강세가 다시 부각되면서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재발하고 있다"며 최근 포스코와 에코프로 그룹주 급등 현상을 직접 언급했다.


강 연구원은 "코스피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변동성지수(VKOSPI)가 이달 들어 11.8% 상승했다"면서 "통상 지수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변동성이 낮아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현재 지수 상승을 시장 참여자들이 마냥 반가워할 만한 일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증권 전문가들이 배터리 광풍을 경고하는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 "시장상승 제한 상황에 특정팩터의 과열 몹시 우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자산 가격 움직임에서 특징적인 부분은 강력한 쏠림현상인데, 이는 유동성이 풍부하던 2020∼2021년 강세장에서 거의 모든 자산이 상승한 것과는 다른 흐름"이라며 "현 거래량 비중이 지난 4월의 고점을 넘어선 과열 국면에서의 투자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증시가 쉬게 되면 일단 일부 종목으로 쏠림이 강화하지만, 괴리가 더욱 지속하는 상황에서 시장이 약세로 전환하면 쏠림 현상도 버티기 어렵고 과열 국면에서 투자한 종목이 부담을 주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모멘텀이나 시가총액 대비 거래량의 쏠림이 과도한 상황"이라며 "시장상승은 제한된 상황에서 특정 팩터의 과열만 나타나고 있어 몹시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시장이 오르지 못하면 신규 자금 유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존 투자자들은 조바심에 패자 종목들을 매도하고 주도주를 매수하기 때문에 주도주는 오르지만, 지수는 오르지 못한다"며 2015년 바이오 쏠림 현상 때도 상황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를 필두로 모빌리티산업 전반으로 응용분야가 확대되고 있는 배터리산업이 향후 반도체를 능가할 만큼 유망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하며 "그러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종목은 언제든 상황이 반전될 수 개연성이 있는 만큼 유행만을 좇지 말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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