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시총 12조로 K뷰티1위 올랐지만…‘기술·R&D 경쟁력’ 과제

김은선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4 16: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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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큐브 앞세워 글로벌 시장 확대…2025년 매출 1조5273억원·영업이익률 23%
마케팅 중심 비용 구조 속 R&D 투자…전통 화장품 기업과 격차 제기
광고비 매출 30%·R&D 0.49%…사업 구조 두고 업계 평가 엇갈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메디큐브 브랜드로 급성장한 에이피알(APR)이 K뷰티 시가총액 부문에서 전통 화장품 강자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제치고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 미국 타임스퀘어 내 메디큐브 뷰티 디바이스 옥외 광고 진행/사진=에이피알

 

메디큐브(medicube) 화장품과 홈케어 뷰티기기를 앞세운 글로벌 판매 확대가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높은 수익성이 마케팅 중심 사업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과 함께 연구개발 투자와 기술 기반 경쟁력 측면에서는 전통 화장품 기업과 격차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에이피알의 실적 성장세는 가파르다. APR의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7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2025년 전체 매출은(잠정 기준) 1조5273억원, 영업이익은 3654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 약 23%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세상에 보여줬다.
 

◆ APR 공격적 마케팅 택해 ‘마케팅 중심 비용 구조…인건비 비중 낮아

 

APR의 수익 구조를 이해하려면 비용 구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화장품 산업은 제품 제조보다 브랜드와 마케팅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주요 화장품 기업들도 광고와 유통 비용 비중이 적지 않다. 

 

다만 APR은 이러한 특징이 특히 두드러지는 편이다. 2024년 기준 전체 매출액 7200억원 중 매출원가는 약 1800억원 수준인 반면 판매비와관리비는 4200억원 규모를 차지해 전체 매출액의 58%를 차지했다.

 

▲ 에이피알 매출액, 매출원가, 판매비와관리비 2024/표=DART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마케팅비용과 판매 수수료가 매출의 약 30% 이상을 차지한다.

 

2024년 광고선전비(1418억원)·판매 수수료(938억원) 비용은 약 2350억원으로 매출원가보다 높은 수준이다. 제품 생산보다 마케팅과 판매 채널 확대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 에이피알 2024년 광고선전비와 판매수수료 /표=DART

 

업계에서는 이러한 비용 구조 차이가 양사의 영업이익률 차이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의 광고선전비와 판촉비 비중은 매출의 약 24% 수준인 반면 APR은 30%를 넘는다. 시장 추격자 입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택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 아모레퍼시픽과 구조 차이…R&D 투자 격차


뷰티 업계에서는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장기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꼽힌다. 브랜드 이미지와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제품 자체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유지돼야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건비 구조도 기존 화장품 기업과 차이가 있다. 

 

APR의 종업원 급여는 약 429억원으로 매출 대비 5.9% 수준이다. 생산 공정과 제조 인력을 대부분 외부에 맡기면서 회사 내부 인력은 상품 기획과 마케팅, 판매 관리 중심으로 구성된 구조다. 제조나 품질관리 관련 인건비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3조8851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종업원 급여는 7985억원으로 집계돼 매출 대비 급여 비중은 20.55%로 나타났다.

 

▲에이피알의 종업원 급여/표=DART


전통 화장품 기업들은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축적해 왔다.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의 약 3% 수준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연구개발비는 약 1360억원이다. 1000억원대의 돈을 기업의 내재가치에 꾸준히 투자해오고 있는 셈이다.

반면 APR의 연구개발비 지출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2024년 전자공시에 게재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APR의 연구개발비는 약 35억원으로 매출 7227억원 대비 약 0.49%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투자 규모 차이가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과 브랜드 신뢰도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APR의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제품 경쟁력 축적이 기업 가치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뷰티업계 마케팅 경쟁 과열…APR 광고 논란도


최근 마케팅 경쟁이 과열되는 분위기 속에서 논란도 발생했다. 

 

▲ ‘원데이 엑소좀 모공 앰플 2000’/사진=메디큐브 홈페이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APR의 메디큐브 ‘원데이 엑소좀 모공 앰플 2000’과 ‘원데이 엑소좀 샷 모공 앰플 7500’은 화장품법 위반으로 오는 6월8일까지 광고가 정지됐다.

 

해당 광고가 화장품의 범위를 넘어 의학적 효능·효과가 있는 것처럼 표현돼 소비자가 의약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뷰티 업계에서는 엑소좀과 PDRN 등 고기능성 성분을 앞세운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모공 개선이나 피부 재생 등 가시적인 효과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화장품을 의약품처럼 표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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