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비중 한국 20%…일본·미국 대비 크게 상회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 대도약을 위한 핵심전략’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코스피 6000선은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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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 대도약을 위한 핵심전략’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김소연 기자 |
정 이사장은 이날 거래시간 연장, 코스피 지수 전망, 중복상장 규제 방향 등 자본시장 핵심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며 국내 자본시장 회복과 경쟁력 제고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 거래시간 연장 “글로벌 경쟁 확대…불가피한 선택”
정 이사장은 거래시간 연장 추진 배경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거래소 간 경쟁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거래시간 연장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이미 투자자들의 해외 시장 참여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 시장 야간 거래 통계를 보면 해외 투자자 10명 중 4명이 한국인일 정도로 미국 시장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시차를 고려한 거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국내 시장도 이러한 흐름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오는 6월부터 오전 7~8시 프리마켓과 오후 4~8시 애프터마켓을 도입해 하루 총 12시간 거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내년 말까지는 24시간 거래 체계로의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최종적인 24시간 거래 전환 여부는 글로벌 주요 거래소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며 “우선은 12시간 거래 체계 확대가 현실적인 첫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거래시간 연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전산 안정성”이라며 “중소형 증권사가 부담을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는 거래소 차원의 지원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시간 연장과 관련해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노동시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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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거래소 인근에 주식 거래시간 연장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사진=김소연 기자 |
◆ 코스피 지수 “6000선 여력 충분…7000선은 프리미엄 신호”
코스피 지수 전망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구조적 관점에서의 평가를 내놨다.
정 이사장은 “거래소 입장에서 특정 지수 수준을 예단하거나 전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해외 주요 시장과 비교할 때 코스피는 현재 수준보다 훨씬 높은 밸류에이션을 소화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상장기업들의 이익 체력, 글로벌 대비 낮은 PER(주가수익비율),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코스피 6000선은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6000선 돌파는 단순한 숫자 상승이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이 양적 성장 단계를 넘어 질적 전환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거래시간 연장, 시장 접근성 개선, 제도 신뢰도 제고 등이 맞물릴 경우 글로벌 자금 유입 여건도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특히 “코스피가 7000선을 넘어설 경우 글로벌 투자자 관점에서도 한국 주식시장은 프리미엄 시장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단기 랠리가 아니라 시장 구조와 제도가 함께 업그레이드됐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거래소는 정부의 ‘좀비기업’ 퇴출 기조에 맞춰 부실기업 조기 퇴출과 상장폐지 심사 강화를 통해 시장 신뢰도 제고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 중복상장 “원칙적 억제…핵심은 소액 투자자 보호”
최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중복상장 이슈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중복상장은 상장된 모회사가 수익성이 높은 자회사를 분할해 다시 상장하는 방식으로, 모회사 주주 가치 훼손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LS그룹 사례를 계기로 논쟁이 재점화된 상황이다.
정 이사장은 “국내 시장의 중복상장 비중은 통계적으로 약 20% 수준으로 일본은 3~4%, 미국은 1% 인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가능하다면 중복상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복상장 논의의 핵심은 결국 소액 투자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있다”며 “불가피하게 중복상장이 이뤄지는 경우에도 소액주주 보호와 충분한 정보 제공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이어 “제도를 과도하게 강화할 경우 국내 기업들이 해외 상장을 선택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며 “자회사 국내 상장이든 해외 상장이든 소액주주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제도를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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