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증가'..."광공업 생산 감소가 문제"

장학진 기자 / 기사승인 : 2023-03-31 17: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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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산업활동동향', 전산업생산 0.3%↑...소비와 투자 소폭 증가
반도체부진에 아직 낙관 금물...하방요인 많아 향후 추이 불투명
▲ 반도체 부진에도 불구,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 등 주요 산업활동지표가 모두 증가세로 돌아섰다. 사진은 부산항의 컨테이너들. <사진=연합뉴스제공>

 

전 산업 생산을 비롯해 소비, 투자 등이 총체적으로 살아나며 경기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는게 아니냐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작년말부터 이어져 온 생산이 지난 2월에도 증가폭을 키운데다가, 소비와 투자마저 일제히 상승세를 타며 1년 2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생산, 소비, 투자는 매우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산업활동과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소비가 늘면 생산이 늘고, 결국 투자까지 이어진다. 이런 점에서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증가했다는 것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조짐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여전히 반도체다. 전 산업생산이 증가했다고는하지만, 우리 경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반도체 생산이 약 17% 급감했다. 아직 경기 둔화 흐름이 개선됐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 광공업, 높은 재고율에 생산 감소...서비스업이 만회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2월 전(全)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가 109.4(2020년=100)로 전월 대비 0.3% 늘었다.


전산업생산지수는 작년 10월(-1.1%)과 11월(-0.5%) 감소한 뒤 반등을 시작해 12월(0.1%), 1월(0.1%), 2월(0.3%)까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직전 두달에 비해 0.2%포인트 가량 높은 수치로 전산업생산의 호전도가 그만큼 커졌다는 방증이다.


산업생산지수란 전체 경기의 흐름과 거의 유사하게 움직이는 대표적인 동행지표이다. 경기를 진단하고 예측하는 대표적인 경제지표다. 경기동향을 파악할 때 GDP와 더불어 핵심 지표로 사용된다.


전산업생산지수가 석달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광공업 생산이 3.2% 감소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광공업은 우리 산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광공업 생산 위축의 주요인은 반도체다.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17.1%,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1.8% 급감했다. 2월 반도체의 전월 대비 생산 감소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휘몰아친 2008년 12월(-18.1%) 이후 14년 2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반도체가 극도로 부진한 탓에 전체 제조업 생산이 3.1% 줄고 결국 광공업 생산이 3% 이상 쪼그라드는데 일조했다. 여기에 전기·가스업 생산이 8.0% 준 것도 전체 광공업 생산부진을 부추겼다.


제조업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높은 재고율 때문이다. 2월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전월보다는 0.7%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120.1%로 여전히 고공비행중이다.

 

■ 3개월 연속 하락하던 소매판매지수 상승 반전
 

제조업의 부진은 생산능력지수를 봐도 알 수 있다. 2월에 전월 대비 0.2% 줄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제조업생산능력지수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1년 이래 최장기간 감소 기록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전 산업 생산이 지난해 4분기 부진에서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 수출 부진 영향으로 광공업 생산이 크게 감소하는 등 여전히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조업의 부진을 보전한 것은 서비스업이다. 운수·창고(5.4%), 숙박·음식(8.0%)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지난 2월의 서비스업 생산은 0.7% 늘었다.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 코로나19의 사실상 종식 등으로 외부 활동이 늘어나면서 대면 서비스 업종이 호조를 띤 것으로 읽힌다.


생산과 소비는 인과관계가 깊다. 생산이 늘어난다는 것은 소비가 살아난다는 징조다. 2월에 산업생산 증가와 함께 소비가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가 108.4(2020년=100)로 5.3% 증가했다. 소비증가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6.4%)를 비롯해 승용차 등 내구재(4.6%), 의복 등 준내구재(3.5%) 등이 일제히 판매가 늘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작년 11월(-2.3%), 12월(-0.2%), 올해 1월(-1.1%)까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다가 2월들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간 소비가 극도로 위축된데 따른 기저효과와 유통업계의 대규모 할인 행사,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재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중국의 방한 관광객 증가로 면세점 판매가 18.3% 늘어는 것도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2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향후 상·하방 요인 혼재...좀더 추이 지켜봐야

투자 상황도 호전됐다. 설비투자가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전월 대비 0.2% 증가했고 건설기성도 건축과 토목 공사 실적이 늘면서 6.0% 증가했다. 이처럼 전산업 생산과 소매판매액지수, 설비투자가 모두 증가한 것은 2021년 12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보다 0.4포인트(p) 올랐다. 작년 9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반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전월보다 0.3포인트 내렸다. 작년 7월부터 8개월 연속 하락하거나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생산과 소비, 투자가 늘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상승 전환했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하락 흐름이 큰 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소비가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요인이 있지만 우리나라 경제 흐름을 좌우하는 반도체 부문이 호전될 기미가 나타나지 않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추이는 여전히 불투명하며, 주력산업인 반도체가 바닥을 찍고 올라올 때까지 낙관은 금물이란 얘기다.


전문가들은 "작년 하반기 이후 국내외 실물경제 여건이 계속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는 있어 2월 트리플증가에 대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전제하며 "향후 경기 흐름은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상황인만큼 3월 추이를 지켜봐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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