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계열사 사상 최대 실적… 그룹 핵심 ‘캐시카우’ 자리매김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4-01-24 17: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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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작년 영업익 1조시대 활짝…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
에피스, 창립 12년만에 매출 1조 돌파… 영업익 2천억 호조
▲이재용 회장이 지난해 7월 11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박수 치고 있다. (왼쪽부터)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이재용 회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사진=삼성전자>

 

삼성그룹의 바이오 계열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를 비롯, 그룹의 핵심사업인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이 대체로 부진했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바이오 부문은 인공지능(AI), 5G통신, 반도체, 로봇 등과 함께 삼성의 5대 미래 성장산업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바이오계열사의 실적 개선으로 삼성이 투자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2010년대 이후 삼성그룹이 바이오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것이 이제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며, 삼성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내린다.


◆삼바, 설립 12년 만에 영업익 1조 클럽… 이익률 30%


24일 금융감독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바이오부문의 간판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와 삼성바이오에피스(바이오에피스)가 지난해 나란히 역대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삼바는 24일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에 영업이익이 1조1137억원으로 전년보다 13.2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설립 12년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셈이다.


매출은 3조69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 급증했다. 순이익은 8577억원으로 7.47% 늘었다.매출, 영업이익 모두 종전 연간 최대였던 2022년 기록을 갈아치웠다.


삼바는 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을 통털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첫번째 기업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업계에서 삼바 다음으로 영업이익을 낸 곳은 셀트리온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6472억원을 냈다.


삼바는 세계 1위의 압도적인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기업이란 위상과 독보적인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대형 고객을 계속 늘려가며 매년 실적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제공>

 

그룹의 간판인 삼성전자와 비교해도 삼바의 실적이 돋보인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잠정 매출은 258조원, 영업익 6조5000억원이다. 매출이 삼성전자의 7분의 1에 불과한 것을 비교하면 알토란같은 성적표다.


더 주목받고 있는 것은 30%가 넘는 영업이익률이다. 저수익 구조가 고착화된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삼바의 이익률은 독보적이다. 삼성 내부적으로도 반도체 전성기의 이익률을 능가하는 엄청난 수익구조다.


업계에서는 삼바의 비약적인 성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보통 제약·바이오산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삼바는 2016년과 비교해 7년 만에 12배에 달하는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삼성 계열사 중에서도 2018년 삼성물산·삼성전기, 2021년 삼성SDI·삼성증권 등에 이어 상장사 중 9번째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코스피 상장기업 전체로도 삼바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 중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기업은 단 15곳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영업이익 1조원 돌파에도 삼바(12년) 보다 평균 2배 이상인 25년이 소요됐다.


삼바는 올해 또하나의 기록에 도전한다. 사상 첫 매출 4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전망은 밝다. 삼바의 누적 수주액은 120억달러를 넘어선 데다,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 중 70%인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삼바는 이를 위해 올해 대형 헬스케어기업, 즉 빅파마 중심의 대규모·장기 계약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선점을 위해 제2바이오캠퍼스에 오픈이노베이션센터 구축과 인천 송도 내 ADC 생산시설 건설 등 미래 준비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바이오에피스, 사상 첫 1조 매출… 바이머시밀러 호조


삼성그룹의 또다른 바이오 계열사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창립 12년 만에 매출 1조원의 벽을 깼다. 바이오에피스는 24일 지난해 연간 매출 1조203억원, 영업이익 2054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바이오에피스가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2년 2월 창립 이후 사상 처음이다. 2019년 흑자로 전환한 이후 4년 만에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20% 달하며 우량 바이오기업으로의 입지를 다졌다.


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일회성 마일스톤(연구개발 수수료) 감소에도 불구하고 제품 판매 증가로 의미 있는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시장에서 1위에 오른 휴미라 등 바이오시밀러 7종이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본사 전경.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특히 개발사에서 판매사로의 입지를 공고화하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를 미국 시장에 출시한게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혈액질환 치료제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를 유럽 시장에 출시하며 다양한 시장과 질환에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하드리마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하드리마는 앞서 출시된 암젠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암제비타’를 제치고 미국 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9개 제품 중 시장 점유율 1위(지난해 12월 기준)에 올랐다.


바이오에피스는 올해도 다양한 약물 치료 분야에 진출, 글로벌 시장에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함께 우수한 인재와 고도화된 바이오의약품 R&D 플랫폼, 오픈 이노베이션 등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발굴할 방침이다.


삼바와 바이오에피스 두 바이오 계열사가 나란히 우량한 실적을 내며 승승장구하면서 삼성그룹의 바이오 투자에도 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 2021년 바이오부문에 무려 240조원을 투자, 반도체를 잇는 차세대 중점사업으로 키운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재용 회장이 지난해 5월 미국 출장에서 존슨앤드존슨(J&J),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바이오젠 등 글로벌 바이오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협업을 모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바이오 투자에 대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글로벌 대형 바이오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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