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게임업계 1분기 실적 '희비교차' 왜?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2-05-03 21: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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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카카오 깜짝 실적, 넥슨 넷마블 부진한 성적표...신작 흥행이 실적 좌우

이중배 산업에디터

 

게임업계의 1분기 성적표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를 시작으로 업계 실적 발표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야외보다는 실내 활동이 늘어나면서 대표적인 비대면 수혜 업종으로 분류돼온 게임계는 지난해까지는 주요업체들이 대체로 우량한 실적을 올리며 '나홀로 호황'을 구가했다.

 

올해는 작년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2년여간의 팬데믹이 서서히 막을 내리고 포스트 코로나, 소위 '앤데믹' 시대로 접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진 것. 이에따라 메이저업체들의 실적도 다소 주춤하는 양상이다. 증시에서도 게임주의 고공비행 행렬이 막을 내리고 조정을 받은지 오래다.

 

신작의 흥행 여하에 따라 실적 편차가 큰 게 게임업계의 특성이다. 주요 게임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엇갈리는 이유다. 신작의 성적표에 따라 희비가 교차한 가운데, 대체로 비용이 상승해 매출은 늘어났어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모바일 퍼블리싱 위주에서 자체 개발과 PC온라인 플랫폼 쪽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카카오게임즈는 비교적 우량한 실적을 내놨다.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에 매출 2663억원, 영업이익 42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3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은 104.69%, 영업이익은 169.68% 증가한 우량한 성적표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기에 게임업계에서 가장 먼저 1분기 실적을 내놨다. 카카오 측은 기존 모바일 및 PC온라인 게임 매출이 안정화된데다가 자체적으로 개발을 소화하는 개발의 내제화 효가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카카오의 호성적은 골프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카카오VX의 성장과 무선 통신 기업 세나테크놀로지 등 자회사 선방에 따른 연결 실적이 플러스 효과로 작용한 것이어서 그 의미가 반감된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카카오는 다만 모바일 MMORPG ‘오딘: 발할라라이징’이 국내 흥행에 이어 대만 시장의 성공적인 진입으로 전년대비 194.6% 증가한 것이 실적 향성에 큰 보탬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오딘은 3월말 대만출시 이후 1달간 무려 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 2분기 이후 카카오게임 실적 향상에 적지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신작의 흥행 부진으로 경쟁업체들과 달리 주춤한 행보를 보여줬던 엔씨소프트 역시 지난 1분기에 호성적을 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는게 대체적인 증권가의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는 지난 1분기 매출 7326억원, 영업이익 189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42.9%, 영업이익 233.6% 증가한 수치다. 회사 측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리니지W'가 흥행에 성공한 것이 실적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이 게임은 출시 7개월차로 접어든 현재도 한국과 대만에서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며 엔씨 실적반등의 최대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리니지W'의 일 매출은 무려 30~40억원 대로 추정될 정도로 현재 엔씨의 강력한 캐시카우 중 하나다.  지난해 매출이 급감하던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작년 초 불거진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누그러지면서 빠르게 안정세를 찾고 있는 셈이다.

 

엔씨는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3분기엔 '리니지W'를 북미유럽시장에 론칭할 계획인데다가 PC·콘솔 신작 'TL'이 첫선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는 별개로 리니지IP 중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준비중인 프로젝트E, 프로젝트R, 프로젝트M 등이 윤곽을 드러내는 등 엔씨는 최근 내부적으로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카카오, 엔씨와 달리 넷마블과 넥슨은 다소 우울한 분위기다. 우선 넷마블의 경우 1분기에 매출 6930억원, 영업이익 333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49%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38.56% 하락한 수치다. 

 

덩치만 커졌을뿐 실속이 없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기존 주력 게임들이 자연적으로 매출이 감소해 영업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거금을 들여 인수한 스핀엑스의 실적이 반영돼 매출이 증가한 것이 착시효과를 가져왔을뿐 스핀엑스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매출도 감소했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넷마블은 그만큼 올들어 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작의 부재, 기존 게임 매출 감소, 인건비 증가 등으로 매출 부진과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로 주춤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넷마블이 지난해 의욕적으로 내놓은 신작 '제2의나라' '마블 퓨처 레볼루션' 등 신작이 흥행에 실패한데서 비롯된 결과로 풀이한다.

 

창업주이자 실질적인 오너인 김정주 회장의 갑작스런 작고로 가뜩이나 분위기가 위축된 넥슨은 지난 1분기에 매출 800억엔서 900억엔대 초반에 그치고 영업이익도 300억엔대 중반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다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그러나 간판 IP '던전앤파이티'의 온라인 버전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지난달 출시했는데, 예상대로 빅히트에 성공하며 2분기 부터는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 '던파모바일'은 현재 앱스토어 플레이스토어 등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달성하며 흥행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이 외에 모바일업계 선두 주자인 컴투스홀딩스가 매출,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들어 대기업군으로 진입한 크래프톤 역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간판작 '배틀그라운드'의 성장세에 특기할만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며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크래프톤은 특히 주가가 공모가 대비 급락, 주주들의 불만이 가중되는 등 회사 분위기에도 먹구름이 끼어있는 상태다.

 

업계 전문가들은 "위드코로나 시대의 개막과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야외 활동이 많아지고 있고, 최대 시장인 중국 주요도시의 봉쇄 등 게임업계 입장에서 보면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은게 현실"이라며 "확실한 신작 흥행에 성공한 업체 외에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지난해에 비해 부진한 행보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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