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 겹친 물가,금리에 기업실적악화로 '레벨링 다운'
6월에만 5조7000억 판 외국인매도세가 하락 부채질
증권사 2000선까지 하반기 전망..."연내에 반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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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피와 코스닥이 이틀 연속 연저점으로 추락한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국내 증시가 연일 급하락하고 있음에도 바닥권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엮인 물가와 금리 인상, 경기 침체 우려에 이에 따른 기업의 실적 둔화까지 겹쳐 투자자들의 주식평가 기준 자체가 한 단계 ‘레벨링 다운’ 하는 추세다.
이같은 하락장의 분위기를 더욱 가속화하는 것이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공세다.
원/달러 환율은 23일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5원 오른 달러당 1301.8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마감한 것은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12년 11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환율의 상승기조는 한국 증시에 대한 매력이 갈수록 떨어진다는 의미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8.49포인트(1.22%) 내린 2314.32에 장을 마쳤다. 종가는 2020년 11월 2일의 2300.16 이후 1년 7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2.58포인트(4.36%) 급락한 714.38에 마감하며 이틀 연속 4%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종가는 2020년 6월 15일의 693.15 이후 최저치이자 연저점이다.
코스피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2250까지 고점을 높였다가 1400대로 주저앉고서 반등해 작년에 3300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장중 저점(2306.48)은 작년 6월 25일 장중 고점(3316.08) 대비 30.45%(1009.6포인트) 하락했다.
문제는 이같은 약세장이 반전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물가와 경기침체 우려에 시장 내부 수급까지 악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코스피 전망치 하단을 잇달아 내리고 있다.
바닥에서 지하까지 이어지고 있는 증권 투자자들 사이의 얘기를 빗대자면 “지하 몇층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라는 것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의 동반 하락의 가장 큰 직접적인 요인은 외국인의 ‘셀 코리아’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현재까지 5조7000억원이 넘는다.
장화탁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물가와 경기 침체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환율 불안과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져 낙폭을 더 키우고 있다"며 "환율과 원자재 가격 안정이 시장 바닥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의 차액결제 거래(CFD) 반대매매 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중소형주 주가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1배를 밑돌아 과매도 국면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경제가 나빠지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벤처나 코스닥 기업부터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들은 코스피 하반기 전망치 하단을 최저 2000까지 낮췄다.
유진투자증권은 "기업이익 감소 폭이 10∼20% 정도라면 코스피는 2050∼2300대에서 하락을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경기둔화 우려를 반영한 증시 저점은 주가수익비율(PER) 8배 초반에 밀집돼 있다"며 "코스피 이익 수준을 고려한 지수 하단은 PER 8.1배인 2200 수준이 적절해 코스피 하반기 전망치를 2200∼2700으로 하향한다"고 전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침체와 정책 변수 등으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더 높게 나오면 단기 급락(언더슈팅)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피 저점을 2550∼2600에서 2200대 초중반으로 낮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닥지수는 700이 깨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변동성 장세에선 코스닥이 성장성 성격이 강한데다 평가가치(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키움증권도 코스피 하반기 변동 폭으로 2280∼2800을 제시했다.
증권사들은 이번 약세장에선 한미의 통화정책이 변화하기 전까지는 주가 상승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일차적으로 다음달 13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같은달 27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까지가 큰 고비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간적으로 다음 달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전까지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팀장은 "증시는 다음 달 FOMC 때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으나 변동성이 큰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적어도 3분기에 이어 연말까지 약세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 미국 연준이 추세적으로 금리 인상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이같은 관측의 근거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ysce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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