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국민연금 태클 걸린 포스코...최정우 회장 3연임에 '암초'

조봉환 기자 / 기사승인 : 2023-12-29 18: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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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포스코 차기회장 선임절차 '공정성' 문제 제기
사외이사 중심 '후추위' 겨냥...사실상 최 회장 3연임 제동
포스코측 "갈길 갈것" 강행 예고...재계 "KT와 사정 달라"

재계 5위이자 세계적인 철강기업 포스코그룹 차기 수장 선임을 앞두고 국민연금과 포스코가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CEO(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의 선임 절차에 국민연금이 태클을 걸고 나선 때문이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8일 언론인터부에서 포스코가 KT 대표 선임 절차 때보다 더 공정성이 모자란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이사장이 겉으론 공정성이 없다는 이유로 포스코 대표 선임 절차와 과정을 문제 삼았지만, 사실상 최정우 회장의 3연임에 제동을 건 것으로 읽힌다.


재계 일각에선 포스코가 KT의 전철을 밟는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KT는 지난 3월 이사회에서 최종 낙점한 대표 후보가 국민연금의 반대와 정치권에 압박에 밀려 주총 직전에 중도하차하며 오랜 리더십 공백기를 겪어야했다.

 

▲포스코그룹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인선 과정과 절차에 제동을 걸고나섰다. 사진은 포스코 사옥. <사진=연합뉴스제공>

 

◇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 최대주주 국민연금 반기

포스코그룹 차기 대표 선임 절차의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것은 전날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촉발됐다.


김 이사장은 이날 "포스코 대표 선임은 내외 인사의 차별이 없는 공평한 기회가 부여돼야 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민연금공단은 현재 포스코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지분 6.7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따라서 최대주주가 대표 선임 과정에 이의를 제기했다면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자칫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 대해 최대주주가 직접 반기를 든 만큼 향후 후추위를 중심으로 한 인선 기능마저 흔들릴 수 있다. 포스코 차기 CEO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이사장이 포스코그룹 거버넌스에 직접 반기를 든 가장 큰 이유는 후추위의 구성인사들이 기존 사외이사 위주로 구성됐다는 부분이다.


한마디로 3연임 도전에 나선 최정우 현 회장에게 유리한 구조로 후추위가 짜여져 시작부터 공정성을 잃었다는 얘기다.


김 이사장은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포스코 후추위가 과연 공정하고 주주이익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 지 주주, 투자자, 시장에서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포스코는 대주주가 없는 소유 분산 기업으로서 차기 대표 선임 건은 주주 이익 극대화를 고려해 내외부인 차별없이 기회가 공평하게 부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지난 10월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후추위 "편향없이 엄중하게 심사...절차강행" 

현재 포스코홀딩스의 이사진 구성을 보면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사외이사 7명 중 6명이 최 회장 재임 기간 중 선임됐다. 또 태생적으로 사외이사와 대표이사의 관계가 긴밀할 수 밖에 없다.


후추위는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군을 추리고 심사 및 선발하는 전 과정에서 절대적인 권한을 쥐고 있다. 포스코측이 안팎의 논란을 의식, 종전의 '셀프 연임제'를 폐지했으나 내용면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포스코와 후추위측은 일단 "대표 선임절차 등 모든 과정을 수시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발끈하면서도 내심 난감한 상황이다.


최근 이사회에서 회장 선출 절차 개선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후추위를 구성하며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데, 국민연금이란 뜻밖의 암초를 만났기 때문이다.


박희재 후추위원장은 이례적으로 29일 새벽 자료를 내고 "현 회장의 지원 여부에 전혀 관계없이 오직 포스코의 미래와 주주 이익을 위해 누구에게도 편향없이 냉정하고 엄중하게 심사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대주주 수장의 '공정성' 문제제기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동시에 설령 국민연금이 내년 3월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흔들림없이 갈길을 가겠다는 '마이웨이' 전략인 셈이다.


후추위는 이에 따라 내달 8일까지 내외부를 가리지 않고 20~30명 정도의 1차 롱리스트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외부 인사들로부터 인선자문단의 자문을 받아 3~4명의 2차 숏리스트를 압축, 최종후보를 선출해 3월 정기 주총 주요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포스코 수장 3연임 꿈을 키우고 있는 최정우회장이 지난 5일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주관 '혁신기술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제공>

 

◇ "국민연금과 현정권과의 교감 가능성이 부담"

포스코 후추위가 이처럼 강공 전략으로 나오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게 중론이다. 우선 포스코는 KT의 지배구조가 다르다.


KT는 당시 국민연금(10.4%)과 현대자동차(7.7%), 신한은행(5.6%) 등 주요 대주주 지분이 25%에 육박했지만, 포스코의 유일한 기관 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은 단 6.7%에 불과하다.


반면 소액주주 지분은 무려 75.5%에 달한다. 국민연금의 입김이 센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대세를 바꿀만한 수준이 아니란 얘기다.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설령 반대표를 던져도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하다.


게다가 포스코는 건설, 자동차 등 전방 산업의 수요 위축에도 불구, 실적이 비교적 양호하다. 배터리 소재와 원료 부문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것이 지난해부터 빛을 보면서 선방하고 있어 소액주주들이 '최정우 체제'에 반기를 들만한 명분도 약하다.


4분기 이후 전망도 나쁘지 않다. 철강 업황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고 배터리소재 판가 하락 등으로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엔 다소 못미칠 것으로 보이나, 20조원에 가까운 매출에 1조원 안팍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한가지 부담스러운 부분은 포스코 차기대표 선임과정에 국민연금이 딴지를 걸고 나선 것과 현 정부의 교감이 이뤄졌냐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KT의 사례를 봐도 국민연금측의 강한 메시지는 정권과의 연관성이 있음을 쉽게 유추 가능하다"며 "윤 대통령의 '세일즈외교단'에 재계5위인 포스코의 최 회장 이름을 찾기 어려운 것을 보면 최 회장에 대한 현 정권의 시각이 곱지않은 것같다"고 분석했다.


차기 대표 선출 과정의 공정성 논란과 국민연금의 태클로 포스코 차기 CEO 선임 과정에 난항이 예고되는 가운데, 3연임의 꿈을 키우고 있는 최정우 회장의 향후 거취에 재계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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