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경영평가 첫 'B등급'…노조 "정치적 평가, 직원에 책임 전가" 반발

김소연 기자 / 기사승인 : 2025-07-30 06: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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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노조 29일 성명서 통해 "이번 경영평가는 여론 재판, 정치적 결정"이라고 주장
▲ 서울 중구에 위치한 IBK기업은행 본사 전경. <사진=김소연 기자>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IBK기업은행이 국책은행 경영실적 평가에서 처음으로 B등급을 받으면서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번 평가를 '정치적 결정'이라 규정하며 평가 기준의 불투명성과 결과 책임의 전가 문제를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2024년 국책은행 경영실적 평가’에서 IBK기업은행에 기존 A등급보다 한 단계 낮은 B등급을 부여했다. 평가제도가 도입된 2007년 이후 기업은행이 A등급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지난 2012년과 2021년에는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은 바 있어 충격이 크다는 평가다.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29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지난해 기업은행 순이익은 2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B등급 평가가 내려졌다”며 “시중은행보다 30%가량 낮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한 직원들에게 이번 평가는 억울함이 아닌 분노로 다가왔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특히 지난 3월 적발된 부당대출 사건이 경영평가에 영향을 미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해당 사건은 퇴직 직원이 배우자 및 친분이 있는 현직 임직원을 통해 총 882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7년에 걸쳐 받아낸 것으로 금융감독원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노조는 이 사건이 올해 발생한 사안임에도 지난해 평가에 반영된 것은 “여론 재판이고 정치적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금융위는 평가 전부터 부당대출 사태가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시사했지만 소수 경영진의 잘못이 수많은 직원의 평가에 반영된 것은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어 “개량지표는 만점을 받았고 내부통제 항목 감점이 있었다 해도 최고 등급은 아니더라도 A등급 유지는 가능했어야 한다”며 “비개량 지표에서 추가 감점이 없었다면 B등급은 설명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번 평가로 인한 후폭풍도 적지 않다. 국책은행 경영실적 평가는 다음 해 예산과 정원 승인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각 기관은 매년 등급에 사활을 걸어왔다. 또한 등급에 따라 성과급이 차등 지급되는데 S등급은 기본급의 200%, A등급은 180%, B등급은 150%, C등급은 110% 수준이다.

기업은행 노조에 따르면 이번 B등급 평가로 인해 전 직원의 업적 성과급이 일괄 삭감됐다. 한 직원은 “직급에 따라 다르지만 저만 해도 150만원 가까이 줄었다”며 “전체적으로 수백억원에 달하는 손실”이라고 밝혔다. 기대했던 성과급이 크게 깎이자 직원들의 실망감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번 논란이 단순히 평가결과에 대한 불만이 아닌 국책은행 경영평가 제도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강조한다. 

 

성명서에서는 “금융위는 경영평가 점수의 경위나 근거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며 “점수는 나왔는데 채점표가 없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결과 예측이 불가능한 평가가 이어진다면 직원들은 일보다는 정치에 집중하게 될 것이며 이는 국책은행의 본래 목적을 훼손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궁극적으로 경영평가 제도의 전면 개선 또는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은 “관치 수단으로 전락한 국책은행 경영평가는 더 이상 유지될 이유가 없다”며 “공정성과 객관성을 갖춘 제도로 개편하지 않으면 폐지가 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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