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중동전쟁' 확전 우려 고조...유가 급등, 금융 불안
|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미사일이 폭발하고 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대적 공세를 가한 뒤 발생한 이번 충돌로 지금까지 양측에서 1천100명 이상이 숨졌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중동의 화약고에 다시 불이 붙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적인 공격에 막대한 타격을 입은 이스라엘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며 이스라엘-팔레이스타인 전쟁이 날로 격화되는 분위기다.
미국은 즉각 최고 우방인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세계 최대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를 전진 배치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등에 대해 대대적인 보복공격이 나섰다. 이어 48시간내 지상군 파견을 검토하며 전면전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번 하마스의 전격적인 기습경 배후가 이란이란 보도가 쏟아지는 가운데, 일부 아랍국이 참전할 경우 1993년 이후 50년만의 제5차 중동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과 관련해 배후라는 의심을 받는 이란 정부가 공식적으로 "우리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으나, 미국이 개입을 본격화하며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팔 전쟁의 확전 우려감으로 글로벌 경제 전반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중동전쟁의 돌발 변수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된 탓이다.
국제유가가 약 4%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8일 밤 9시(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11월 인도분)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5.3%(4.39달러) 상승한 배럴당 87.18달러까지 올랐다.
같은 시각 런던 선물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 원유 선물(12월 인도분) 가격도 전 거래일보다 5.1%(4.37달러) 오른 배럴당 88.95달러에 거래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원유 생산지가 아니어서 양측의 충돌이 원유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번 전쟁이 제5차 중동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치숫은 것이다.
블룸버그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배후가 이란이란 보도가 나온 뒤 원유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충돌 확대 우려가 커지며 국제유가를 밀어올렸다고 분석했다.
현실적으로 이-팔 전쟁이 중동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아보이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으로 확대될 경우 전세계 석유 수송의 20%를 커버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어지면 세계 원유 공급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WTI와 브렌트유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수요 위축 우려가 커진데다, 미국과 관계개선에 나선 이란의 원유 수출 확대가 맞물리며 이달에만 10달러 이상 하락했으나 이-팔 전쟁으로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다.
|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 내 건물이 붕괴한 모습. <사진=연합뉴스제공>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 중인 가운데, 중동의 화약고마저 터지는 등 국제정세의 불안감이 가중되자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과 달러는 초강세를 보였다.
이날 현물 금은 온스당 1,852.63달러로 1.1% 상승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엔화도 강세를 보여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0.2% 상승했고 엔화 가치도 0.1% 올랐다.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우며 지난 5일 4.80%까지 치솟은 10년물 미국 국체 수익률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달리 상대적으로 불안전 자산인 주식은 약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 주식시장이 각각 한글날 연휴와 체육의 날로 휴장한 가운데, 이날 주요국 증시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미국 S&P500 선물과 나스닥100 선물은 각각 0.8% 하락세고, 주말을 포함한 열흘간의 국경절 연휴를 마치고 거래가 재개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0.7% 떨어졌다. 중국 증시는 황금연휴 기간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였으나 중동 전쟁이라는 돌발 변수 속에 투자자들에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한국 증시도 10일 개장을 앞두고 블안감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팔 전쟁 여파로 진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급등세로 전환한데다, 달러강세 등 온갖 악재가 몰려 10일 증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9월 위기설을 무사히 넘긴 한국 금융시장이 10월에도 여전히 불확실성에 휩싸인 가운데 중동 전쟁까지 겹치면서 외부 변수에 따라 국내 주가와 환율이 출렁거리는 등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한국은행·금융당국은 이날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와 관련해 관계기관 합동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높은 경계심을 갖고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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