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형조선사들의 올해 수주 실적이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까지 만해도 극심한 수주 가뭄에 허덕이며 존립 위기를 걱정해야 했던 중형 조선사들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조선사들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내실을 다져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중형 조선업계는 올 들어 '체급'에 맞는 중형 컨테이너선을 필두로 아프라막스급 탱커, 특수선 등 틈새 시장을 공략해 짧은 시간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업계에선 오히려 중형 조선업계의 위기가 아니라, 제2의 도약기에 접어들었다는 다소 섣부른 전망도 나온다. 토요경제가 부활하는 국내 중형 조선사들을 살펴봤다.
조선 강국 'K조선'의 제2의 축 자리매김?
최근 조선사 현황을 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메이저 빅3의 그늘에 가려있던 중형 조선사들이 K조선의 또 다른 축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것 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중형 조선사들은 대기업인 '빅3사'와 비교하면 자본, 맨파워,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취약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자본력 면에서는 아예 명함을 꺼낼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이들 중형 조선업체들이 LNG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가, 고부가 선박 수주을 수주하는 데는 적잖은 한계점이 있다. 이같은 현실적 문제를 고려해 국내 중형 조선사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위기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주요 중형조선사들의 최근 수주 상황이 매우 양호하다. 불황을 걱정하던 작년과는 판이하다. 빅3와 중국, 일본 업체들 등 고래들 사이에서 틈새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결과다.
우선 한진중공업은 올 들어 '경항공모함 설계·건조' 프로젝트에 참여한 데 이어 '국가어업지도선' 3척에 이어 5500TEU급 중형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하는 등 호조를 띠고 있다. 한진은 특히 일반상선(컨테이너선 4척)을 6년 만에 수주하는 쾌거를 달성하며 중형 조선업계의 흥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틈새시장 파고들며 수주 실적 양호한 흐름
지난 7월 8년 만에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벗어나 'STX조선해양'에서 사명을 바꾼 '케이조선'도 중형 탱커 위주로 총 20척이 넘는 수주 실적을 올려 정상 궤도에 재 진입했다. 이런 실적은 이미 전년 대비 4배 가까운 수주 실적이다.
대선조선도 구조조정 완료한 후 공격적인 수주전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고 있다. 업체는 22만7000CGT(표준선 환산톤수)를 수주, 직전 2년 간의 수주실적(22만5000CGT)을 초과 달성했다. 대한조선도 지난해 46만4000CGT를 수주, 전년 대비 144% 증가를 기록했다. 올해 4월엔 7200TEU급 중형컨테이너선 4척 건조 계약을 맺었다.
이런 중형조선사들의 호조에 정부도 화답하는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중·소형 '조선산업의 발전방향 논의를 위한 업계 간담회'를 개최해 향후 이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부, 중소형 조선업 잘전 전폭 지원 약속
산업부에 따르면 '대한조선·대선조선·케이조선·한진중공업' 등 중형 조선 4사가 모두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중형 조선업계 전체로는 지난해 대비 수주 실적이 약 3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상황 직전인 2019년보다 약 2배에 해당하는 수주 실적이다. 비약적인 성장이란 표현이 걸맞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형조선사뿐만 아니라 소형조선사, 기자재업체에 설계·엔지니어링을 지원하는 후속 사업을 준비 중”이라며 “중·소형 조선소와 기자재 업계를 아우르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날 발전방향 논의와 함께 ‘중형선박설계 경쟁력강화 사업’(2018∼2021) 성과보고회도 열었다. 이 사업은 구조조정에 따른 기술 인력 부재로 어려움을 겪던 중형 조선사들의 경쟁력 유지·강화를 위해 정부가 2018년부터 올해까지 추진해온 사업이다.
정부는 중소형 조선사 및 설계·엔지니어링 기업 등과의 협력을 강화해 중형선박 설계기술 개발을 지원했으며, 중대형 조선소 퇴직 전문 기술인력을 고용해 중소조선소 설계·엔지니어링을 도왔다. 이에 따라 지난 4년간 해당 사업으로 5개 기업, 7개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이 이뤄졌고 이는 총 17척의 건조 계약과 수주액 4020억원의 성과로 이어졌다는 게 산업부 측의 설명이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제는 중형조선사들이 자체적으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친환경 저탄소 선박 시장을 겨냥해 대형사와의 상생협력을 추진하는 작업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동현 기자 coji11@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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