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략 수정’, 응원‧협력 등 패러다임 변화
업계 “경쟁과 동시 협업 상대로 거듭나”
▲ (왼쪽부터)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진=각사 제공>삼성과 LG가 과거 산업 전시회 때마다 벌였던 상호 공방전이 이번 ‘CES 2022’에서는 완전히 사라진 모습이다.
7일 IT업계에 따르면 이번 CES 2022에서 삼성과 LG는 과거 악연을 뒤로 하고 서로를 응원하거나 사업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등 달라진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과거의 해묵은 경쟁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전략 수정으로 풀이된다.
오랜 ‘앙숙’→‘적과의 동침’ 기대감 쑥
삼성전자는 올해 OLED 기반 QD(퀀텀닷·양자점) 디스플레이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LG가 주도하는 OLED 시장에 재진입하는 셈이다.
과거 분위기에선 ‘삼성이 잘할지 모르겠다’는 식의 반응이 나왔겠지만, LG전자는 “굉장히 환영할 만한 일”이라는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환영 발언의 당사자는 IFA 2019에서 삼성을 저격했던 박형세 본부장이다.
반(反) OLED 주의였던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번 CES 2022 간담회에서 “LG로부터 OLED 패널을 구매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사용자 경험·연결을 강화하기 위해 동종, 이종을 막론하고 외부와 협력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국내 언론에 QD-OLED 디스플레이를 공개한 시연회에서 자사 제품이 기존 OLED보다 기술적으로 우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경쟁사와 완전히 다르다”고만 언급했을 뿐 LG 관련 직접적인 언급 등은 자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LG가 경쟁과 동시에 협업 상대로 거듭나고 있다”며 “경쟁 분야도 TV나 가전 등 전통적인 제품에 더해 디지털 기술·플랫폼 등 새로운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복하던 저격전, 올해는 ‘해빙 모드’
과거 삼성과 LG가 미국 CES, 독일 IFA를 비롯한 각종 장외 무대에서 벌여온 ‘저격전’은 너무도 유명하다.
TV 디스플레이와 화질 공방이 가장 대표적이다. 수년간 삼성은 LG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대해 ‘번인’(화면 잔상) 문제를 파고들었다. 이에 맞서 LG는 “삼성의 QLED TV가 자발광 TV인 양 행세한다”고 평가절하하는 등 양측 간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2년 전인 CES 2020 당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 사장이었던 한종희 부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OLED는 영원히 안 한다”는 말로 자사의 TV 전략을 강조했다. 2019년 9월 독일 IFA에선 LG전자 박형세 부사장이 삼성의 QLED 8K TV에 대해 “진짜 8K가 아니”라고 선공해 한동안 양측 간 8K 공방이 벌어졌다.
당시 양사는 같은 날 일제히 상대사를 깎아내리는 언론 행사를 열 정도였다.
CES 2018, CES 2017 등 이전 행사에서도 양사의 노골적인 발언은 이어졌다.
구체적으로 LG가 공개한 세계 최초의 롤러블(말리는) TV 디스플레이를 두고 삼성 측은 “진작 개발했지만 필요성을 못 느껴 우린 출시 안 한 것”이라고 저격한 가운데, 한상범 당시 LG디스플레이 부회장도 “삼성의 ‘마이크로 LED TV’는 기술적 장애물이 있어 상용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날을 세운 바 있다.
‘세탁기 전쟁’도 지속 회자되는 사건이다. IFA 2014 당시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베를린의 한 가전제품 매장에서 삼성 세탁기를 파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후 장기간의 법적 공방으로까지 번졌다.
이외에도 냉장고, 에어컨, 상표권, 광고 등을 둘러싼 여러 논쟁과 소송·고발전이 지난 10여년 간 끊이지 않았다.
다만, 2020년 6월 삼성과 LG가 TV 광고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상호 취하하며 양사는 달라진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이번 CES 2022에서는 양사가 사업 협력 가능성 등을 모색하는 모습으로까지 발전했다.
토요경제 / 김동현 기자 coji11@sateconomy.co.kr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