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쏘아 올린 ‘먹튀 공’

김자혜 / 기사승인 : 2022-01-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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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지난달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각이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카카오페이증권 직원들이 단체로 타 증권사로 단체 이직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특히나 이번 단체 이직은 이례적인데 법인영업본부 직원, 애널리스트 등 총 20여 명이 한꺼번에 DS투자증권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의 전체 직원이 200여 명 가량 되니 10%가 빠져나간 셈이다.


이들이 보유해온 우리사주를 단체처분하면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어치의 카카오페이 주식이 매도돼 주식 가치가 떨어지게 됐다.


이번 사건이 더욱 충격적인 것은 지난 12월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자사주를 대거 처분한 지 한 달여 만의 일이라서다.


카카오페이는 12월 10일 류영준 대표를 포함해 경영진들이 보유지분 44만993주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류영준 대표가 보유한 23만 주는 스톡옵션에서 30%를 차지한다. 류 대표는 지분 매각으로 469억239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류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경영진들도 각자 보유해온 지분을 매각해 총 9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후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그냥 하락세라고만 표현하기엔 각도가 꽤나 가파르다.


경영진의 매각 당일 주가는 전일 대비 6% 하락한 19만6000원이었는데 어제 일자로 직원들의 집단이탈 보도된 이후 19일 현재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종가기준 12만8000원으로 전일 대비 4.48%(6000원) 하락했다.


경영진의 자사주 단체매각 41일 만에 주가가 34% 빠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카카오페이 경영진은 낯이 두꺼운 행보를 이어갔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의 공동대표 내정자가 됐고 공석이 된 대표이사 자리는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최고책임자가 맡게 됐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신임 대표이사는 자사주 대거 매도 경영진 8인에 속한다. 신 대표는 당시 3만 주를 매도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공동대표 내정자는 지분 대량매도에 대한 도의적 책임론 등을 이유로 결국 이달 초 내정자에서 자진해서 사퇴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 여부가 결정되는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는 “주주와 크루(직원) 등 이해관계자 분들께 사과드린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하면서 대표이사 자리는 앉아있을 예정이다.


갓 상장해 신뢰를 본격적으로 쌓아나가는 상황에서 주주들에게 충격은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단체매각은 카카오까지 영향을 지속해서 미치는 중이다. 카카오의 주가는 주식 대량 매도 당일 12만5000원에서 류 내정자가 사퇴한 이달 10일 9만6600원까지 하락했다.


스톡옵션을 보유한 직원들은 자사주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제좀 사안이 일단락 되는 것인가 싶었으나 끝이 아니었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까지 스톡옵션을 일부를 행사한 사실이 알려져서다.


윤 대표는 지난 4분기 스톡옵션 25만 주 가운데 일부를 차액 보상형 방식으로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카카오페이 경영진과는 달리 차액 보상형은 신주를 발행하지 않아 주가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윤 대표에 보상액이 지급돼 회사의 자산은 줄어들 수 있다.


카카오페이 직원의 ‘먹튀’ 논란까지 불거지는 중 공교롭게도 카카오뱅크는 사회책임 활동에 200억원을 지원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카카오뱅크는 19일 이사회를 통해 사회책임 활동 안건으로 ‘모바일금융 안전망 강화’를 정했다. 금융사기를 예방하는데 5년간 총 200억원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즈음에서 카카오뱅크의 사회공헌 계획은 썩 흔쾌히 볼 수가 없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먹튀, 카카오페이 직원들의 집단 이직, 그리고 윤호영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까지 알려진 후의 결정이라 그럴까.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업 이미지를 어떻게든 ‘사회공헌’의 이름으로 덮어보려는 몸부림처럼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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