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특히 5G 시장을 석권한 대한민국의 국가 대표기업이다. 그럼에도 이웃나라 일본에서 만큼은 늘 고전을 면치 못하며 삼류(?)로 밀려나 자존심을 구겨왔지만 최근 심상치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5G 시장 개막에 맞춰 전략적으로 내놓은 제품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불러모으며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 IT시장은 대단히 폐쇄적이다. 유달리 미국산 제품 선호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은 더욱 폐쇄적이다. 천하를 호령하는 삼성이라해도 맥을 추지 못했다. 그야말로 '애플천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여년간 지속되고 있는 애플의 독무대를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그런 시장이 일본이었다.
이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다.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맞아 5G 상용서비스에 나선 시점에 맞춰 삼성전자는 '갤럭시21시리즈'로 일본 5G시장에 선제타격을 가했다. 전략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반등에 성공했다. 절대 강자 애플이 5G폰 출시가 늦어진 틈을 파고 든 공격적인 마케팅이 적중했다.

▲ 삼성전자의 5G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리즈 갤럭시S22가 일본시장에서 잔잔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올들어선 이같은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전작(S21시리즈)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능으로 중무장,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풍을 몰고 있는 S22시리즈가 일본시장에서 본격 시판에 돌입, 적지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내 5G시장 입지 공고해져
삼성에 따르면 '갤럭시22'는 이달 7일부터 20일까지 2주간 진행한 사전 판매 결과 전작보다 무려 50% 가량 판매량이 증가했다. KDDI, NTT도코모 등 일본 주요 이동통신사를 통해 지난 21일 출시한 S22시리즈의 장밋빛 전망을 예고하기에 충분한 결과치다.
S22시리즈 중 특히 울트라 모델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난 점도 주목할만한 하다. 기존 갤럭시노트의 장점만을 이식한 울트라 모델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인기가 높은데, 일본도 예외가 아닌 셈이다.
물론 사전 판매의 호조가 향후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본 유저들의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인 것만은 분명하다. 21시리즈로 일본 프리미엄 5G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장세를 이끌어낸 삼성으로선 그 입지를 더욱 공고히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전문기관의 예상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전작에 이어 S22의 흥행 추세가 그대로 이어져 삼성이 일본 시장에서 애플에 이어 2위에 올라설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가 많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일본 스마트폰 시장 3위였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선 애플(60%)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삼성(9.7%)은 샤프(10%)에 근소한 차이로 밀려 3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MM종합연구소(MMRI) 조사에선 삼성이 애플, 소니, 샤프에 밀려 4위였다.
이런 상황에 2위로 올라선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애플과의 격차는 워낙 커서 당분간 따라잡기는 무리지만 S22시리즈의 강세가 현실화할 경우 샤프와 소니의 추월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고객밀착형 마케팅 주효
'애플 천하'이자 '한국폰의 무덤'으로까지 불릴 만큼 시장공략에 애를 먹었던 일본에서 삼성이 의미있는 반등에 성공한 원인은 여러가지로 해석된다. 우선 가격보다는 기능을 중시하는 일본 유저들의 성향과 삼성의 프미미엄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은 숙적 애플과 경쟁하며 갤럭시 시리즈를 전면에 내세워 오랜기간 세계 최고 수준의 기능을 탑재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줄곧 이끌어왔다. 5G 제품을 출시하면서부터는 기능과 안정성면에서 후발업체들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는 평가다. 품질과 기능으로 승부를 본 삼성의 프리미엄 전략이 고급형을 선호하는 일본 유저들을 서서히 흡입하고 있는 것이다.
반한 감정이 여전히 만연한 현실 속에서 '삼성'이란 CI보다는 '갤럭시'란 BI를 전면에 부각시켜 한국제품이란 선입견을 원천 차단하려는 노력을 보인 것도 어느정도는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의 후면에 새긴 '삼성'(SAMSUNG) 로고를 '갤럭시'(Galaxy) 로고로 대체한 것이다.
현지 밀착 마케팅을 더욱 강화한 것도 주효했다. 실제 삼성은 5G제품으로 일본시장을 전략적으로 파고들기 위해 2019년 3월 지상 7층, 지하 1층 규모인 갤럭시 쇼케이스 '갤럭시 하라주쿠'를 열었다. 고객과의 접점을 보다 늘리겠다는 포석이다. 이달 1일부터는 미디어 아트 그룹 '팀랩(teamLab)'과 함께 S22시리즈로 숲 속 환경과 동물을 미디어 아트로 색다르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획전을 열며 차별화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일본시장 2위 안착 가능성
현재로선 전후 배경을 감안할 때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 높다.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일본 5G인프라를 대폭 강화하면서 5G시장 전망이 밝아져 5G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이 반대급부를 볼 개연성이 크다.
이에 따라 애플과의 격차는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선 삼성이 S22시리즈만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샤프, 소니 등 일본기업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안정적인 2위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한미일 공조를 특별히 강조하는 윤석열정부가 내달 출범하는 것도 호재라면 호재다. 문재인 정부 5년간 깊었던 한일간의 갈등이 다소나마 풀린다면 그만큼 반한 감정이 누그러질 것이고, 결국 한국제품, 특히 삼성 스마트폰 판매에 도움이 될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삼성이 글로벌 스마트폰 간판기업으로서 반드시 공략에 성공해야할 매우 중요한 시장 중의 하나다. 일본은 특히 삼성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유난히 높고 미국, 중국, 유럽 등에 이어 세계 4위권의 큰 시장이어서 보다 전략적인 접근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며 "당장의 작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마켓셰어를 늘리는데 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은 앞으로 1위 수성을 위한 애플의 반격과 오포, 비보,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저가공세, 홈어드벤티지를 안고 있는 일본기업 등과 물고물리는 치열한 경쟁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며 "여기서 살아남고 성장해야 진정한 '극일'을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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