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엑소더스’, 해외 자본과 기업 탈출 행렬

김태관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2 17: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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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문의하는 중국 부유층, 하루 200여 명 넘어"

[토요경제=김태관 기자] 최근 탈중국 바람이 거세다. 심지어 중국은 이미 끝났다며 '차이나 엑소더스'라는 말까지 나온다. 연일 해외 유력 언론들은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미 중국을 탈출하고 있다'는 다양한 기사를 쏟아내며 '탈중국 현상'을 시대정신처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지난 17일 블룸버그는 “중국의 독단행정, 러시아와의 밀월 등 중국시장 리스크로 해외투자자들이 대거 발을 빼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중국이 미국 사모펀드로부터 조달한 투자액은 지난 1~3월 14억달러에 그쳤다”며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주식을 비롯해 채권, 뮤추얼펀드 등 금융 전반에서 자본 유출이 가속화했다”며 “자산규모가 1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중국의 인권유린문제로 중국스포츠 브랜드 투자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또 “370억달러를 운용하는 영국투자회사 아르테미스 자산운용도 중국 최대 자동차 공유업체인 디디추싱과 알리바바의 앤트파이낸셜 지분을 전부 매각했다”며 “이는 중국 정부가 앤트그룹과 디디그룹에 지나치게 개입해 주주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 주된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사이먼 아르테미니스 자산운용 에델스텐 매니저는 “중국 정부가 홍콩에 관한 발언 수위를 높이거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하는 것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곁들였다.


블룸버그는 중국 대외 변수가 가장 문제라고도 했다. 매체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됐다”면서 “이는 서방국가의 러시아 제재가 중국과 결부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에델스텐은 “중국이 러시아 편을 들게 되면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가 중국을 겨냥해 제재 정책을 펼 수 있다”며 “이런 리스크로 중국이 투자자금을 끌어올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에선 해외 헤지펀드의 자금 유출이 잇따르며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 중국 CSI300 지수는 올해 들어 15% 떨어졌다. 이는 세계 경제 추세를 반영하는 MSCI 월드 지수와 비교했을 때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큰 리스크에 반해 수익은 적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샤프 비율(위험 자산 투자 대비 수익률 지표)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2.1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디폴트를 선언한 스리랑카의 콜롬보 지수와 비슷한 수치다.


글로벌 제조업체들도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 이미 중국을 탈출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기업은 대만의 전자기기 생산업체 '폭스콘'이다. 폭스콘이 그동안 중국 내 공장에 100만명을 고용해 왔고 중국 전체 수출액의 4.1%를 담당했던 그 타격은 실로 적지않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2019년부터 스마트폰, LCD, 컴퓨터 제조공장 등을 폐쇄했다. 지난해엔 삼성중공업도 같은 길을 걸었다. 이 외에 폭스바겐, 캐논, 브리지스톤 등 해외 기업도 현지공장을 폐쇄하거나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중국 부유층조차 자국을 탈국하는 조짐을 보인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7일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하자 부유층을 중심으로 중국인들의 이민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하루에만 200건이 넘는 상담요청이 빗발치고 있다”며 이민 컨설팅업체 12곳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차이나 엑소더스라 불리는 탈중국 행렬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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