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대한민국] "눈물로 헤어진 종업원과 다시 모여 일하고파"

김병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5 0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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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인터뷰 낙지전문점 22년 운영해 온 임수진 대표
"코로나로 매출 반토막 아래로, 단골손님 격려에 혼자라도 운영"
홀로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인 임수진 사장. 사진 김병윤 대기자
홀로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인 임수진 사장. 사진 김병윤 대기자

[토요경제 = 김병윤 대기자] “매출이 반 토막 났어요. 아니죠. 반 토막도 안 돼요. 반 토막이나 됐으면 좋겠어요”


강남에서 낙지 전문점을 운영하는 임수진 사장의 한탄이다. 임 사장은 요식업 경력 22년의 베테랑이다. 2000년에 가게 문을 열었다. 한 자리에서 계속 장사를 하고 있다.


전남 고흥이 고향이다. 요식업에 뛰어들 때 어린 시절 낙지가 떠올랐다. 고향과 가까운 무안 낙지 맛. 어릴 적 먹었던 추억이 있었다. 입에 딱 달라붙는 낙지의 쫄깃함. 담백한 맛을 잊을 수 없었다.


무안에서 낙지를 공급해 주겠다는 지인이 있었다. 두려움 없이 가게를 열었다. 30대의 패기도 있었다. 무식해서 용감했다. 가게를 열자 손님이 줄을 이었다. 무안 뻘낙지의 맛에 빠져들었다.


점심 저녁은 손님이 흘러넘쳤다. 예약을 안 하면 자리를 잡을 수 없었다. 개업부터 순풍가도를 달렸다. 무서울 것이 없었다. 종업원도 4명을 채용했다. 그래도 손이 모자랐다. 돈 버는 재미에 피곤함도 몰랐다. 통장에는 돈이 차곡차곡 쌓였다.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이런 행복이 계속 가리라 생각했다. 실제로 한동안 그랬다. 임 사장의 이런 행복은 어느 날 걸음을 멈췄다. 코로나라는 괴물의 탄생과 함께 사라졌다. 지나온 시간이 신기루로 변했다. 그 많던 예약전화는 순식간에 끊겼다. 전화기가 고장 난 것으로 착각했다. 어쩌다 받은 예약도 취소가 됐다. 예약취소 전화를 받을 때는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북적이던 식당은 적막만이 흘렀다. 코로나의 위력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곧 코로나가 종식될 것이라 믿었다. 이런 기대는 착각이었다. 코로나의 기세는 멈출 줄 몰랐다. 시간이 흐를수록 위력을 더했다. 월 7천만 원씩 올리던 매출이 줄기 시작했다. 반 토막도 안 되는 2천만 원까지 떨어졌다. 종업원 월급을 주기도 어려웠다. 월세를 내기도 부족했다.


결단을 내렸다. 종업원 없이 가게를 꾸리기로 했다. 주방 쉐프만 두기로 마음먹었다. 종업원에게 양해를 구했다. 종업원들도 임 사장의 사정을 이해해줬다.


임 사장은 영업 기간 2번의 불황을 겪었다. 메르스 출현과 세월호 사고 때였다. 그때도 매출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세월호 사고 때 사회적 분위가 어두웠다. 당시 일주일 정도 손님이 뜸했을 뿐이다.


코로나 사태는 상황이 다르다. 기간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거리두기에 따라 손님을 받기 어려웠다. 인원과 시간제한의 벽이 정말 높았다. 1년 반 정도 이어진 거리두기에 손님 받을 방법이 없었다.


적자가 계속 쌓였다. 대출을 받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임 사장은 적자가 쌓여도 가게 문을 닫을 마음이 없다. 지난 20년간 찾아준 손님들을 위해서다. 임 사장 가게에는 단골손님이 많다. 이제는 주인과 손님의 관계가 아니다. 가족 같은 사이다. 손님들이 오히려 임 사장 걱정을 해준다. 이런 손님들의 정에 보답하고 싶어서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4월 들어 조금씩 매출이 늘고 있다. 이제 거리두기 제한이 풀렸다. 시간제한도 없어졌다. 위드 코로나가 되면 경기 활성화가 되리라 기대한다. 물론 예전 같지는 않을 거라 말한다. 많은 사람이 방역 조치에 익숙해져 생활방식이 바뀌어서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다. 상황에 맞춰 만족하려고 한다. 임 사장은 소박한 꿈이 있다. 눈물로 헤어졌던 종업원들을 다시 만나 일하는 것이다. 예전 종업원들이 지금도 찾아온다. 언제쯤 다시 일 할 수 있겠느냐고. 임 사장은 희망의 말을 던져 준다. 이제 조금씩 매출이 오르니 조금만 참아 달라고. 임 사장의 꿈은 언제쯤 이뤄질까. 그 꿈이 하루 빨리 다가오길 기원한다.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임수진 사장은 주방일도 스스로 하고 있다. 사진 김병윤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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