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전기車 시장, 현대차그룹-테슬라 양강 체제 무너지나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5 18: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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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EQ시리즈' 내세워 급부상...BMW 등 후발업체 맹추격 치열한 '각축장' 예고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테슬라의 양강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전기차가 국내에서도 대세로 떠오르면서 후발 수입 전기차업체들의 반격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글로벌 전기차 톱5로 급성장한 토종 현대차그룹과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선두주자 테슬라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인 것은 여전히 분명하다. 특히 AS 등 강력한 홈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현대차그룹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올들어 전체적인 경쟁 상황에 이상기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벤츠를 필두로 BMW, 포르쉐 등 후발 수입차 업체들이 전기차 부문에 대한 라인업을 강화, 맹추격에 나서면서 현대차-테슬라 양강체제에 균열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파동으로 현대와 기아의 전기차는 출고까지 1년 안팍의 긴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며, 테슬라는 계속 가격을 인상한 여파로 소비자들이 점차 다른 브랜드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 전기차 시장의 양강 구도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국내 수입 전기차시장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벤츠의 전기자동차.
국내 수입 전기차시장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벤츠의 전기자동차.

테슬라 독주시대 마감되나
지난 1분기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2만7853대 중 현대차그룹과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 합계는 조사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80%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대차그룹과 테슬라를 제외한 나머지 수입차 업체들의 점유율이 20% 가까이 추격해왔다는 방증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동차산업 동향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등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5278대이며 이 가운데 테슬라의 점유율이 51.2%(2천676대)이고 나머지업체들의 점유율은 48.8%에 달한다.


이제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독주시대가 끝났다는 것이 데이터로 입증된 셈이다. 테슬라의 시장점유율 하락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테슬라의 시장점유율은 작년 1분기엔 전체 수입전기차의 80%(79.7%)에 육박했었다.


1년 사이에 무려 28.5%포인트나 빠진 셈이다. 반면 테슬라 외의 다른 수입차 브랜드 전기차의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20.3%에서 올해 1분기 48.8%(2천576대)로 반등했다. 업계에선 한때 전기차의 상징이었던 테슬라의 '희소가치'가 사라진데다가 잇따른 가격인상이 테슬라의 시장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풀이한다.


'전통의 강호' 벤츠-BMW 약진
테슬라의 빈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것은 한국시장에서 유달리 유저 충성도가 높은 벤츠다. 벤츠는 1분기 EQA, EQS, EQC 등 EQ시리즈를 내세워 두각을 나타내며 수입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13.8%까지 끌어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7배 늘어난 대약진에 성공하며 테슬라의 강력한 라이벌로 급부상했다.


벤츠와 함께 전체 수입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전통의 강호 BMW도 ix3 등을 앞세워 8.5%의 점유율을 나타내며 선두권 추격에 나섰다.


여기에 타이칸을 통해 수입전기차 점유율을 7.7%로 끌어올리며 선전하고 있는 포르쉐를 필두로 아우디, 미니 등 독일계 브랜드와 푸조, 볼보, 폴스타, 폭스바겐 등이 본격적으로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며 국내 수입전기차 경쟁구도를 복잡한 양상으로 바꾸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수성 전략도 만만치 않다. 테슬라만 견제하면 되던 상황에서 많은 후발업체들까지 상대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탁월한 시장지배력과 토종기업으로서의 여러가지 잇점을 바탕으로 자리매김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참에 아예 수입 전기차업체들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추격권에서 완전히 멀어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선두 굳히기' 주목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 1위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아오이닉5'에 이은 '아이오닉6'와 2위인 기아차의 'EV6'의 후속모델에 기대를 걸고 있다. 두 모델은 세계적으로도 인기 있는 전기차 브랜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토대로 2위 테슬라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한편 후발업체들의 추격을 원천봉쇄한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전기차사장에서도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아이오닉시리즈, EV시리즈 원투펀치의 파괴력을 더욱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입지가 많이 흔들리고 있지만, 테슬라 역시 후발업체들의 추격을 눈뜨고 바라보기만 할리는 만무하다. 국내에서 2017년 303대로 시작해 2020년에는 전기차 1만대판매시대(1만1829대)를 처음 연 테슬라 특유의 저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단점은 있다. 그러나, 테슬라만의 혁신적이며 세련된 디자인과 이미지, 그리고 1회 충전 주행거리, 독자 전기차 충전 인프라인 ‘수퍼차저’ 등 차별화된 무기를 내세워 선두 현대를 따라잡고 후발업체의 추격을 차단한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업계 전문가들은 "사실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경쟁의 흐름은 글로벌시장에서까지 맹위를 떨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선두굳히기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라고 전제하며, "다만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는 테슬라와 벤츠, BMW 등 후발 전기차업체들의 반격으로 2위권 다툼이 보다 흥미롭게 전개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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