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현대·기아차 중고차업 진출 어디까지 허용될까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6 16: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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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벤처부 '사업조정안' 조만간 발표...중고차업계 구조재편 불가피할듯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매매시장 진출의  진폭을 결정할 중기벤처부의 조정안 발표를 앞두고 기존 중고차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매매시장 진출의 진폭을 결정할 중기벤처부의 조정안 발표를 앞두고 기존 중고차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의 중고차 시장 진입을 놓고 기존 중고차 업계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주무부처인 중기벤처기업부의 사업조정 결과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관련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현대·기아차의 중고차 매매시장 진출과 관련한 중소기업 사업조정심의회를 28일 개최할 예정이다. 중기벤처부는 특별한 이견이 없는 한 이날 심의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는 통상적으로 조정 신청일로부터 6개월 안에 조정안을 내놓는데. 이번 중고차 매매사업과 관련해선 2개월도 채 안돼 결론을 내겠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선 중기벤처부가 지난달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에서 제외한데 이어 바로 조정안을 발표하는 것인만큼 현대·기아차의 중고차 매매시장 진입을 전면 허용하겠다는 정책의지가 내포된 것으로 보고있다.


물론 중기벤처부의 조정안은 법적 강제성을 띠진 않는다. 생계형 적합업종에서 해제된 만큼 중기부의 이번 조정안 발표가 부정적으로 나오더라도 현대기아차가 관련사업에 뛰어들어도 제재할 방법은 없다. 다만,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도 주무부처의 조정안을 무시하기는 것도 현실적으론 쉽지 않다.


결국 중기벤처부의 사업조정안의 내용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중고차 매매사업의 속도와 범위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중고차 매매사업이 강한 탄력을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중기벤처부는 다소 난감한 입장이다. 대규모 기업진단의 시장진입을 제한하는 장치인 '생계형 적합 업종'에서 중고차매매업을 제외시켜 현대·기아차에 명분을 살려준 장본인이 다름아닌 중기벤처부이다. 그런데 기존 중고차업계의 반발이 예상보다 강해 중소업계의 의견을 어디까지 수용해야할 지 판단이 쉽지않기 때문이다.


기존 중고차업계의 입장은 현대·기아차의 시장 진입을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생계형 적합업종에서 제외된만큼 현대·기아차의 시장 진입을 막을 수는 없게됐지만, 대기업과의 형평성 및 공정한 경쟁을 고려해 기존업체들이 기반을 다지고 새로운 경쟁에 대비할만한 시간적 여유를 좀 달라는 것이다.


완성차업체인 현대·기아차의 시장 진입은 다른 대기업의 진출과는 근본적으로 그 의미가 다르다.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크다는 것. 그런 만큼 시장 진입을 허용하더라도 일정기간 유예를 해달라는 항변이다.


중고차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공룡이다. 이런 상황에 중고차 매매사업까지 진입한다면, 머지않아 중고차시장이 마치 블랙홀처럼 현대·기아차의 시스템과 우산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자본력, 맨파워, 네트워크 등 모든면에서 기존 중고차업체와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존 중고차업계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의 중고차 매매사업 진출에 대한 의지는 단호하다. 전담 조직구성과 직영사업 부지까지 확보한 상태다. 신차와 중고차로 연결되는 선순환의 사이클을 만들어 국내 자동차시장 활성화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물론 기존 중고차업계의 입장을 반영해 거래 대상은 자체 생산 브랜드로 한정했다. 또 자체 브랜드의 모든 중고차가 아니라 일정 기간이 지난 중고차로 거래제품을 제한했다. 그런가하면 단계별로 시장점유율 제한치를 설정, 점차적으로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서비스도 기존 중고차업계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고차 구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고려, 일정 기간 운행 후 최종 구매를 결정하게 하는 방식이다. 철저한 인증을 거쳐 거래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결국 업계에선 전후 사정을 감안할때 현대·기아차의 의도대로 중기벤처부의 조정안이 나온다면 기존 중고차 시장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시장진입의 물꼬가 트임에 따라 경쟁 완성차업체들의 시장진입도 가시화될 것이 분명하다. 기존 중고차업체들에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 대표단체인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중기벤처부의 생계형적합업종 제외 발표 이후 단체 행동에 나서는가 하면, 중소기업중앙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탄원에 나서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 여론도 다소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파동 등으로 신차 출고가 늦어지면서 새로운 유망산사군으로 부상한 중고차 매매시장이 현대·기아차의 진출로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여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긍정론과,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의 시장 장악으로 기존 중소 중고차업체를 고사시키고 가격 인상으로 귀결돼 결국 소비자들의 부담만 가중될 것이란 부정론이 상존한다.


중기벤처부 조정안 핵심은 현대·기아차의 사업개시에 대한 유예기간을 얼마로 할 것이냐는 점이다. 현대·기아차측이 판매량을 일정 범위에서 제한하는 등 기존 중고차업체 입장을 반영한 양보는 가능하지만 사업 연기와 매입 제한은 불가능하다는게 기본 입장이지만, 기존업체들 반발이 거센만큼 절충안이 나올 가능성도 커보인다.


전문가들은 "기존 중고차업체 주장대로 현대차그룹의 사업 개시를 최장 3년 연기하고, 그 이후에도 최장 3년간은 매입·판매를 제한하라는 것은 현실감이 떨어진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강조하는 차기 정부의 정책기조를 반영해 현대차그룹이 좀 더 양보하는 절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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