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본점 서 500억대 초대형 횡령사고...무너진 금융 신뢰

조봉환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9 10: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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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직원 27일 자수, 28일 금감원 감사착수
문책 인사 은행권 전반에 확산될 수도


서울 중구 회현동에 있는 우리은행 본점
서울 중구 회현동에 있는 우리은행 본점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4대 시중은행인 우리은행 본점에서 500억원대의 대형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횡령규모도 규모이지만 후발인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 은행의 거센 도전으로 변신을 요구받으며 전환기에 선 은행산업 전반의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금융감독원도 사건 경위 파악을 위한 수시 감사에 돌입했다.


”2012년~2018년 세 차례 500억원 횡령“...은행 본점 발생, 규모 이례적
우리은행은 27일 내부 감사를 통해 직원의 수 백억원대 횡령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수사를 의뢰했다.


해당 직원은 10년 넘게 우리은행에서 재직했으며 구조 개선이 필요한 기업을 관리하는 기업개선부에서 일하면서 2012~2018년까지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500억원을 개인 계좌로 인출했다.


횡령금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려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으로부터 몰수한 계약금의 일부로 추정된다. 우리은행은 2010~2011년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을 주관했었다.


개인 계좌는 2018년 마지막으로 인출이 있은 직후 해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원은 27일 저녁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직접 자수했으며, 경찰은 현재 수사중이다.


이번 사건의 구체적 방법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충격을 줬던 오스템임플란드 횡령사건과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 이모씨는 지난해 3월부터 8차례에 걸쳐 2000억원대를 횡령, 일부 금액을 주식과 호화생활에 탕진하다가 덜미가 잡혔다.


오스템임플란트 뿐 아니라 지난해 말 이후 강동구청(115억원), 계양양전기(246억원) 최근 크고 작은 횡령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번 횡령사건이 자금 관련 통제가 가장 엄격해야 하는, 고객의 돈을 맡아 관리하는 제1금융권 은행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안 본질이나 충격파가 다르다. 특히 본점의 경우 이중 삼중의 통제 이뤄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음에도 이같은 금융스캔들급의 사건이 발생해 업계 자체를 발칵 뒤집어 놓은 형국이다.


횡령액인 500억원도 은행 금융 사고로서는 매우 드물 만큼 큰 액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지점도 아니고 본점 내부에서 수백억원대의 횡령 사고가 났다는 얘기는 내가 알기론 처음이다"고 말했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금전사고는 단일 건이나 합계로나 많아야 수 십억원 정도다. 지난해 사기 사건이 가장 많은 은행은 KB국민은행(4건 4억7000만원)이었고, 배임과 횡령 사고는 NH농협은행(1건 41억9천만원)과 하나은행(3건 35억9000만원)이었다.


당국, 은행권 내부통제 강화 요구...전정부 금융인사 전반 재검증 할 수도
업계 뿐 아니라 금융당국도 이번 횡령사고의 규모나 방식 등이 예사롭지 않은 것으로 보고,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에 바로 착수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28일 중으로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수시검사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결과에 따라 당국은 1차적으로 인터넷 은행 등을 포함해 은행권 전반에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당국은 사건책임에 따른 문책성 인사요구와 나아가 금융권 전반의 인사 검토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여기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현 정부 당시 있었던 금융권 인사 전반에 대한 검증작업과 맞물릴 경우 사건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단하기가 현재로선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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