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銀, 34억 부당 청구…신한銀, 계열사 부당지원 시정명령
국민銀"부당한 조치,입장 밝힐것"VS 공정위 "명백한 위법행위"
국내 대표은행들이 국민의 이자를 과징 징수한데에 대해 금융권 전반의 윤리성이 의심받고 있다. 지난 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에 대해 총 69억1천600만원의 과징금 등을 부과했다.
이들이 대출 금리와 수수료를 부당하게 운용하거나 징수해 고객들에게 590억원의 손해를 끼친 데에 대한 무거운 징계를 내린 것. 그러나 뒤이을 은행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공정위는 지난 2002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시장금리가 5.24%에서 3.77%로 하락했으나, 국민은행은 변동금리상품인 '웰컴주택자금대출'과 '새론주택자금대출'의 대출 기준금리를 각각 7.70-7.90%, 7.65-7.95%로 고정시켰다. 시장금리가 내렸음에도 대출금리를 고정시켜,고객들에게 부당하게 이자를 챙긴 셈이다.
이 기간 동안 대출을 받은 고객은 36만7000명으로, 고정금리로 인해 1인당 평균 약 13만2000원의 이자를 더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고객 손실액만 488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국민은행은 '가계집단중도금대출금'을 상환하면서 대출약정서에도 없는 조기 상환수수료 67억9천여만원을 부당 징수했다.
또 카드 거래가 정지된 회원 77만여명의 적립 포인트를(91억9000여만원)임의로 삭제하는가 하면 24만여명의 연체고객의 가맹점 포인트를 적립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공정위는 포인트 삭제, 미적립의 경우 원상회복시켜 자진시정했다는 점을 감안해 경고 조치만 했다.
아울러 머니마켓펀드(MMF)의 위탁판매시 계열사인 KB자산운용에 비계열 자산운용사들보다 높은 운용보수율을 설정해 27억3천만원을 부당 지원한 사실도 적발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02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8.30%로 고정시켜 고객들에게 34억원 상당의 부당 청구를 했다. 특히 대출일자, 대출금액별로 차이를 두고 대출금리를 고정시켰다. 100만원 이상은 6.90%, 300백만원 이상은 7.70%로 큰 차이를 보였다.
그리고 신한은행은 서울 중구 태평로 2가의 본점 건물 16-19층에 계열회사인 신한캐피탈과 신한생명보험에게 정상적인 평당 임대료 8만4천원보다 낮은 7만원에 임대하는 방법으로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
이에 공정위는 은행의 이런 영업 행태가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라며 ▲국민은행(불공정거래 4건, 부당지원 1건) 과징금 63억5천300만원, 경고 2건 ▲한국씨티은행(불공정거래 1건, 부당지원 1건) 과징금 5억6천300만원, 시정명령 1건 ▲신한은행(부당지원1건)시정명령을 내렸다. 한편 국민은행에 부과된 63억원의 과징금은 공정위가 단일 은행에 부과한 금액중 역대 최고 액수다.
일각에서 과징금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과징금의 절대 규모만 보고 그런 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공정위가 주관적으로 과징금을 산정한 게 아니라 법 규정대로 부과한 것이며, 적정한 수준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 은행들은 은행측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아직 최종 공식의결서를 받지 않았지만 이의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홍보팀 유기영 과장은 "문제가 된 상품은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시중금리연계상품과 달리 고시금리적 성격이 강하다"며 "금리변동 시행 이전에 나온 것이고, 시장 금리 반영률이 높은 상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시장금리를 기초로 시장 변동 사항에 따라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고시금리 상품이라, 당초 대출금리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위법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유 과장은 이어 "금리를 결정하는 요인이 여러 가지인데 시장금리 하나만 두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며 "특히 공정위가 지적한 기간은 카드 연체율 증가로 은행의 부실이 높아져, 대출금리를 인하할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준금리의 '기준'은 내부 사정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대출약관에 있는 이름을 봐서는 내부고시 기본금리(국민), 은행단기시장금리(한국씨티), 시장금리연동기준금리(외환), 기준금리(신한,하나) 등 고정금리인지, 변동금리인지 알 수 없고, 어떤 경우에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지도 불분명해 소비자의 혼란이 야기시키고 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대출 약정서, 안내장의 안내 문구에 주기별 변동금리를 적용한다고 명시돼 있는 만큼 대출 당사자들도 변동금리 임을 인식했을 것이라는 게 공정위의 입장이다.
공정위 시장조사팀의 한 관계자는 "금리구성 요소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시장금리이고, 때문에 은행이 시장에서 돈을 끌어올 때 역시 시장금리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라며 "법 위반 기간 이전인 2002년에는 시장 금리추세에 따라 재빨리 금리를 인하한 것 자체가 이를 반증하는 사례"라고 역설했다.
한국씨티은행 역시 시중금리와 경쟁 은행의 금리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씨티은행의 경우 이번 적발 이전에 금감원에서 금리를 변동에 관한 공문을 이미 한 차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 김병배 시장감시본부장은 지난 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정위의 제재를 두고 은행권에서 이중규제라고 관련은행이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 한국씨티은행의 불공정행위는 명확한 만큼 반발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금감원이 감독하고 있는 금융분야에서 공정위가 제재를 가한 것을 두고, 관련 은행이 반발 근거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월 금감원 검사를 통해 일부 문제가 있는 사안을 적발해 시정하도록 지도한 바 있다.
그러나 공정위 관계자는 "서로 다른 법을 근거로 위반행위를 적발하는 것이기에 (금감원과) 마찰이나 우려라는 표현은 옳지 않다"며 "법의 고유목적에 맞게 우리는 경쟁 제한, 소비자 피해 여부 등 공정거래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제재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는 "정당한 권리 행사의 오해"라고 표현했다.
이어 국민, 한국씨티은행과 거래하면서 피해를 본 고객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은행 등 금융권의 불공정행위에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기업결합심사 등 중요 현안을 앞두고 감독기관과의 갈등이 부담스러운 국민은행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의 관계자는 "감독당국의 결정을 늘 존중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건의 경우 적절한 시점에 해명을 내놓지 않으면 지점 영업이 불가능할 만큼 고객 항의가 빗발 칠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며 강력하게 반발한 데에 따른 사유를 밝혔다.
덧붙여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된 기업 결합심사는 이번 건과는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최종 공식의결서의 작성은 현재 공정위 심결지원팀에서 맡고 있으나, 의무사항이 없이 최소한 1개월 이내에 완성하도록 하고 있어 적어도 7월 중순에는 발부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공식의결서를 받는 대로 이의신청을 할 계획이다. 반면 한국씨티은행은 아직 이의신청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앞으로도 수수료 담합 등 금융회사의 불공정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금융권과의 마찰이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참여연대 경제개혁팀 최한수 팀장은 "소비자에 비해 시장권이 우월한 은행이 소비자의 권익을 저해시킨 사례" 라고 밝혔다. 그리고 일부 시민들은 신용을 바탕으로 영업활동을 하는 은행이 이윤 창출에 눈이 멀어 이런 사태가 빚어지게 됐다며 씁쓸함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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