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 하이트 진로 등 대형 식품업체들은 지난달 27일 올림픽이 시작하자마자 기다렸다는듯 일부 품목의 가격을 기습 인상했다. 국민의 관심이 런던 올림픽으로 향해있던 사이 기업들이 발빠르게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그러나 물가당국의 매서운 눈초리를 피해가긴 어려울 전망이다.

◇ 업계 “원가상승으로 인상 불가피”
농심은 새우깡, 칩포테토, 수미칩 등 3개 제품의 가격을 11.1% 인상했다. 새우깡은 900원에서 1000원으로 100원(11.1%) 인상했고 칩포테토와 수미칩은 출고가 기준으로 각각 50원, 100원씩 올렸다.
삼양식품은 삼양라면 등 6개 라면 제품의 가격을 4년 4개월만에 50~60원 인상했다. 삼양라면 봉지면은 760원으로 60원 인상, 수타면과 대관령 김치라면은 750원과 730원으로, 컵 삼양라면과 큰컵 삼양라면은 850원과 1050원으로 각각 50원씩 인상했다. 삼양라면 클래식은 40원 오른 720원이다.
삼양라면은 “그동안 주요 원부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원가 부담이 가중되어 가격인상이 불가피해졌다”며 “이번 가격인상은 최소한의 범위에서 원가 상승분의 일부만을 반영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3년만에 하이트 진로에서 생산하는 맥주 제품의 공장출고가격을 5.93%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병맥주, 캔맥주, 페트(PET) 맥주 등 모든 제품군이 평균 80원씩 인상됐다. 하이트 500㎖ 병맥주 1병을 기준으로 보면 1019.17원에서 1079.62원으로 60원 오른셈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맥주 가격 인상 배경을 “지난 3년 동안 맥아 등 원부자재 가격 및 유가, 물류비 등 거의 전 부문에서 원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국제 곡물시장에서 맥주의 주요 원료인 맥아와 보리는 3년간 20.2%, 102.1%씩 각각 상승했다. 맥주캔을 만드는 데 쓰는 알루미늄의 가격도 3년간 11% 올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하이트맥주가 진로를 인수한 2005년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로 물가상승률 이상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며 “맥주 500㎖ 1병 기준으로 2005년(1005.15원)과 비교하면 7년간 7.4% 인상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이트진로는 소주 가격은 올해 한 해동안에는 동결키로 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최근 주정 가격이 인상됐지만, 소주의 경우 서민경제와 밀접한 만큼 올해 안에는 인상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7월 초부터 가격 인상 계획을 검토해왔던 동원 F&B도 참치캔 가격 인상 계획을 확정했다. 델뷰브참치(160g), 고추참치(100g), 동원참치 라이트 스탠더드(150g) 등 9개 품목으로 평균 7.6% 수준으로 인상이 예정돼 있다. 동원 F&B는 참치캔에 들어가는 가다랑어의 국제 가격이 치솟으면서 최근 몇 달간 참치캔 부문에서 적자를 걱정할 정도로 위기감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재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한 기업은 물론 인상을 시도했다가 철회한 다른 식품기업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서둘러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12월에 두부와 콩나물 등 10개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한 풀무원이나 흰우유 1ℓ의 가격을 2300원에서 2350원으로 인상했다가 여론에 떠밀려 50원 할인 판매 중인 서울우유도 또다시 가격 인상 계획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 당국 “부정이익 환수” 발끈
기업들이 잇따라 가격인상을 단행하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기업의 편법 인상과 담합에 대해서는 엄정히 법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 14일 서울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7월말 이후 폭염에 따른 농산물 가격인상과 일부 가공식품 가격 조정 등으로 식탁물가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며 “기업의 편법 인상과 담합에 대해서는 경쟁당국을 통해 엄정히 법을 집행하고 부정이익은 적극적으로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부정이익 환수’는 말 그대로 올림픽을 전후로 단행된 가격 인상이 부정이익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물가당국의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용어다. 박 장관은 “특히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가공식품 등 가격 인상은 소비를 더욱 위축시켜 기업의 매출감소로 이어진다”며 “가격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염 이후의 농축수산물 수급안정과 할당관세, 금융지원 확대 등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대응한 기업의 부담완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재차 강조하며 “소비자와 생산자는 농축수산물 가격의 일시적인 변화에 따른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합리적인 소비, 생산과 출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