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신문=전은정 기자] 서울시내 제과점에서 식빵을 구입한 40대 여성. 결제 금액 1500원을 카드로 결제했다. 연 매출 2억원 이하인 영세 가맹점인 이 제과점은 신용카드 매출액의 1.5%(23원)를 수수료로 부담해야 한다.
경기도 의정부시 산부인과를 찾은 30대 여성 환자. 재진 환자인 그는 재진 진찰료 1만원 중 30%인 3000원을 지불하면 되는데 카드 결제를 선택해 병원은 카드 수수료 2.5%(75원)를 내놔야 한다.
소액결제가 확대되면서 카드업계와 카드 가맹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용·체크카드 승인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났지만 승인건수 증가율이 이를 상회하면서 카드 결제 금액의 소액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회당 카드 평균 결제금액은 지난해와 비교해 신용카드가 0.7%, 체크카드가 6.9% 감소, 소액결제 경향이 강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소액결제가 많아지면서 전체 카드의 평균 결제금액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3분기 카드 평균 결제금액은 4만6049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신용카드 평균 결제금액은 5만8959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으며 체크카드의 경우 같은 기간 2만4993원으로 6.9% 떨어졌다.
2일 정훈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예전에는 4%대에 불과했던 1만원 미만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최근 40%까지 확대됐다”며 “만원 미만의 소액 결제는 현금으로 내던 소비자들이 최근에는 1000원을 결제하면서도 신용카드를 쓴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카드업계는 ‘실적 부진’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상반기 체크카드 사용 확대로 카드 이용실적은 전년대비 6.7% 늘어난 반면 카드사의 자산 잔액은 2.5% 감소했다. 소액다건 형태의 카드사용이 정착된 데다 신용판매 자산이 줄었기 때문.
카드사들 역시 소액결제 확대로 카드 수수료의 수익성이 줄어든 것을 3분기 실적 부진의 주원인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중소가맹점에서 5000원 카드 결제가 발생하면 카드사는 가맹점으로부터 1.5%, 약 75원 정도의 수수료를 받지만 전표매입 등 업무를 대행해주는 밴(VAN)사에 건당 117원 정도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카드사는 결제금액과 상관없이 밴사에 건당 117원 정도를 수수료로 내는데 소액결제가 계속 늘고 5만원 미만 결제가 80%에 달해 수수료 역마진 상황을 맞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과 동시에 밴사와의 수수료 업무 조율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며 “소액 결제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반대로 카드사가 지불할 비용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드 가맹점들 역시 울상이다. 제과점주 김 모씨는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으려고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지 않고 있는데 이젠 카드수수료 때문에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카드수수료만 한 달에 50~60만원이 나가고 있다”며 “500~1000원짜리 빵을 주로 팔고 있는데 이마저 소액결제를 하면 남는 것이 없으니 소액결제만은 현금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제과점은 계산대 앞에 ‘합리적인 가격 책정을 위해 현금결제를 바랍니다’라는 문구를 붙여 놓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3000원 내외의 금액을 카드로 결제하고 있었다.
다만 가맹점주들은 내년 적용될 카드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에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적용될 것으로 판단,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있다. 반면 카드업계는 영세·중소가맹점의 주장처럼 수수료율이 1.0%로 0.5% 인하된다면 연간 수익이 5000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손실을 메꾸기 위한 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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