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송현섭 기자] 당초 금융당국이 KB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승인이 미뤄져왔던 LIG손해보험 자회사 편입문제가 연말을 앞두고 해결됐다.

특히 LIG손보는 KB금융 계열사로 편입돼 브랜드이미지 제고와 함께 영업기반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민은행에 치중된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KB금융은 비은행 영역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손보업계 4위의 LIG손보의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돼 도약의 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정례회의를 열어 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 자회사 편입안건을 최종 승인해 KB금융의 인수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로 예상됐던 인수계획은 무려 3개월이나 지연된 셈인데, 금융위는 KB금융 내분사태를 계기로 KB금융 지배구조 개선을 우선 요구하며 승인을 미뤄왔다. 일각에선 그동안 금융위 회의안건에 상정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자 LIG손보 인수계획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앞서 11월말부터 개시된 금감원의 현장검사도 KB금융의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 시스템 등을 집중 점검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당초 난항이 예고됐지만 당국의 압박수위가 높아지자 KB금융과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결국 일괄 사퇴의사를 표명했고 상황은 급반전됐다.
KB금융 역시 당국에 지배구조 개선안을 제출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는데, 개선안에는 사외이사 구성직군의 다양화와 함께 지주사의 내부통제 및 감사기능 강화 등이 포함됐다. 특히 지난 11월 취임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강력한 인수의지도 긍정적 결과를 가져온 요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KB금융은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통해 LIG손보를 12번째 자회사로 공식 편입할 예정이다.
◇ LIG손보, 경영 불확실성 해소돼
수개월을 끌어온 금융위 승인문제가 연내 해결되자 LIG손보는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면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매각 승인과정에서 일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경영상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아직 당사자간 최종 조율이 남아 정확한 거래종결 및 사명변경 시점 등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조속히 통합작업이 완료되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IG손보는 KB금융 편입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고, KB금융 계열사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도약의 발판이 마련된다. 실제로 LIG손보는 1100여개 지점을 보유한 국민은행의 영업망만 잘 활용해도 시장점유율을 대거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2008년 중단된 '방카슈랑스 4단계'가 재추진되면 LIG손보는 은행에서 자동차보험과 장기 보장성 보험상품 판매가 가능해져 영업기반을 대거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장기적으로 KB금융 자회사 편입에 따라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며 "장기보험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준비금 적립 등으로 인해 작년 4분기 적자는 불가피하지만 내년부터는 순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6월 LIG손보 지분 19.83%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6개월간 당국의 인수 승인 지연에 부진한 영업실적을 보여왔다. 이를 반증하듯 LIG손보는 현재 업계 4위에도 불구, 최근 2년간 자동차·장기·일반보험 등 각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이 하락한 바 있다. 참고로 LIG손보의 시장점유율은 2012년 14.2%에서 2013년 13.6%, 2014년 3분기말 현재 13.1%를 나타내고 있다.
◇ KB금융, 재도약 위한 전기마련
이에 대해 KB금융은 리딩 금융그룹으로 재도약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고 평가하고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KB금융은 LIG손보 자회사 편입에 따라 자산규모가 기존 400조원에서 23조원이 증가한 423조원으로 늘어나 단숨에 금융그룹 1위를 차지하게 됐다. 또한 비은행 부문의 역량이 강화되면서 국민은행에 편중되어 있는 사업포트폴리오가 다양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B금융 비은행 부문 자산비중은 종전 26%에서 30%로 대거 확대되는데, 영업플랫폼 활용 및 브랜드가치 제고를 통한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LIG손보와 KB캐피탈간 자동차보험 복합상품 개발이 가능해져 자동차관련 금융상품 시리즈가 풍성해지고, KB생명과 LIG손보간 교차판매가 이뤄지면서 판매채널도 다양화될 수 있다.
다만 KB금융은 LIG손보의 미국지점을 보유하게 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미국 금융지주회사(FHC)자격 취득이 필요한 상황이며, KB금융은 현지에서 일련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만간 FHC자격을 획득하면 KB금융은 LIG손보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명 변경과 함께 신규 이사회를 구성하며, 인수대금 지급과 주식 양수도 등을 거쳐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다.
◇ 손보업계 2위 경쟁 촉발 등 판도변화 예고
한편 KB금융은 이번 LIG손보 인수를 통해 국내 금융그룹 1위를 회복하고 손보업계에서 1위인 삼성화재를 제외한 현대해상·동부화재 등과의 2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우선 LIG손보는 3500명의 임직원과 전속 보험설계사가 1만여명에 달하고 있는데 올 10월 기준으로 총자산은 22조원에 누적 당기순이익은 15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LIG그룹 사태로 인한 오너 리스크에 금융위 승인절차 지연으로 인해 최근 2년여 시장점유율이 하락했음에도 불구, 시너지 효과가 창출되면 업계 2위 확보는 수월하다는 것이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 견해다. 국민은행 네트워크를 통한 방카슈랑스 채널 강화와 함께 KB금융 계열사들과의 공동 마케팅이 본격화될 경우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개인사업자·중소상공인 영업도 활성화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IG손보가 앞서 LIG그룹 사태로 인한 심각한 위기에도 불구, 업계 4위를 유지해온 가운데 KB금융 편입이란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다"며 "KB금융 계열사로 새롭게 출발하면 브랜드 이미지 제고로 인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반면 국민은행을 비롯한 KB금융그룹 계열사와 그동안 대기업 오너의 경영체제를 유지해온 LIG손보가 기업문화 차이를 극복하고 인수 후 통합작업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것인지가 관건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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