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텃밭 지키기 '꼼수정치'…모락모락

이준혁 / 기사승인 : 2012-02-20 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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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텃밭 지키려 합의점 못찾아…본회의 무산

[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공천신청 업무를 마무리하고 '옥석 고르기'에 돌입하는 등 총선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4ㆍ11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는 공천신청이 마무리 됐지만 선거구획정 합의가 미뤄지면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여야는 경기 파주와 강원 원주를 나누고, 세종시를 단독 선거구로 신설해 총 3개를 늘리는 데는 합의했다. 대신 3석을 줄이는 데는 이견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영호남 1석씩과 비례 1석을 줄이는 안을 원하는 반면 민주통합당은 영남에 2석, 호남에 1석을 줄이자는 입장을 보여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자신의 텃밭에서 의석이 줄지 않도록 자기밥그릇 챙기기에 몰두하고 있다. 게다가 당내 경선에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는 문제도 선거법 개정 작업의 걸림돌이다. 민주당은 이들 문제가 합의도지 않으면 남은 국회 일정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야가 한 치의 양보 없이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사상 초유의 선거구 획정 단독 처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거구 획정은 전통적으로 여야 합의가 관례였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으면서 국회의장 직권상정 및 여당 단독 처리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임시국회는 2월말까지 소집된 상태로 2월 중 언제든지 본회의가 열릴 수 있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도 당의 전략공천으로 예비후보자들이 좌불안석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천방식과 심사 등 공천을 둘러싼 이해관계들이 하나 둘 붉어져 나오고 있어 공천심사가 완료되는 날까지 정치권에 공천 칼바람이 휘몰아칠 전망이다.


▲ 여야가 19대 총선에 적용키로 했던 선거구 획정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처리해야할 법안이 산적해있는데 자신의 텃밭에서 의석이 줄지 않도록 자기밥그릇 챙기기에 몰두하고 있다.


◇담양·곡성·구례 결국 사라지나…‘정치폭력’반발
여야가 지난 8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협의를 통해 19대 총선에 적용키로 했던 선거구획정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담양·곡성·구례 선거구를 분할해 인근 지역구와 통합하는 방안이 또다시 수면위로 부상해 해당지역 예비후보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민주통합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기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남 2석과 호남 1석을 줄이는 대신, 경기 파주와 강원 원주, 세종시에서 지역구를 1개씩 늘리는 이른바 ‘3+3’안을 새누리당에 수정 제안했다.


이 제안은 인구가 가장 적은 경남 남해ㆍ하동을 인근 경남 사천에 통합하고, 경북 영천과 경북 상주를 합치며, 전남 담양ㆍ곡성ㆍ구례를 인근 지역구와 합하는 방안이다.


민주당의 이 같은 제안은 새누리당이 그동안 주장했던 세종시 선거구를 신설하고, 원주와 파주는 분구하되 영·호남에서 각각 2곳씩 총 4곳을 통합하고 비례대표를 1석 늘리는 안에 대한 수정안으로 여야가 절충점을 찾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제는 현재 여야가 논의하고 있는 방안 중 어느 쪽이 선택되더라도 지역구 의석 중 인구가 가장 적은 남해·하동과 담양·곡성·구례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와 관련 지난달 전남 담양·곡성·구례 선거구 분할에 반대하며 국회에서 보름 동안 단식투쟁을 벌였던 민주당 김재두 예비후보는 이날 "민주당이 새누리당의 횡포로 교착상태에 빠진 선거법 개정을 위해 당론을 변경해 영남 2군데 선거구와 호남 1군데 선거구를 통폐합하자는 제안은 십분 이해할 수 있지만, 이는 원칙과 기준, 선거법 체계나 법 논리에 전혀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인구수를 기준으로 선거구를 통폐합해야한다면 그 원칙과 기준에 따라야 하고 법체계와 법 논리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국회가 원칙과 기준을 무시하고 법체계와 법 논리를 위반해 선거구를 획정한다면 이것은 게리맨더링을 뛰어넘은 국민에 대한 정치폭력이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고현석 예비후보측도 “농업과 농촌을 대변할 수 있는 국회의원 수를 줄인다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농업·농촌을 무시하는 행위다”고 반발했다.


또 다른 예비후보측은 “선거구가 사라지면 국회의원이 없는 듯 한 선거구가 돼 그렇지 않아도 지역 예산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담양·곡성·구례 분리 편입은 지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면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결정한 원안을 수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경남 남해·하동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여상규 의원은 지난 15일 4·11 총선 선거구획정과 관련한 당내 협상안에 대해 “농어촌 선거구 폐지는 명백한 위헌”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남권에서 지역구를 줄인다면 인구 하한선에 미달한 부산 남구나 대구 달서구를 합구해야 한다”며 “인구하한선을 초과하고 있는 남해·하동을 합구하려는 것은 명백한 불의이자 강자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국회 선거구획정위원회가 헌법상의 선거구 인구편차허용기준(3대1)에 따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안에 따르면 합구 대상 선거구의 인구 하한선은 1개 선거구의 경우 10만3469명, 2개 선거구 31만407명, 3개 선거구 62만814명이다.


이에 따라 선거구획정위는 8개 선거구를 분구하고 인구 하한선에 미달하는 ▲서울 성동구 갑·을 ▲부산 남구 갑·을 ▲전남 여수시 갑·을 ▲서울 노원구 갑·을·병 ▲대구 달서구 갑·을·병 등 5개 선거구의 합구를 정개특위에 권고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세종시 선거구를 신설하고 원주와 파주는 분구하는 대신 영·호남에서 2곳씩 총 4곳을 통합하고 비례대표를 1석 늘리는 안을 주장하고 있다.


합구 대상은 인구가 적은 선거구로 영남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남해·하동(10만4342명)과 영천(10만4669명) 등이 통폐합 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주성영, 민주당 선거구획정 ‘3+3’ 수정안 ‘수용불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주성영 의원은 지난 16일 민주통합당이 제안한 선거구획정 수정안에 대해 “상거래에도 상도의가 있듯이 정치에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민주통합당이 영남 2석과 호남 1석을 줄이고, 경기 파주와 강원 원주 그리고 세종시의 지역구를 1석씩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주 의원은 “(민주통합당의 안을)그대로 받아 들일 수 없다”며 “처음에 논의됐던 안들 중 민주통합당이 하나라도 받아들이면 우리도 받아들이겠다”고 재제안했다.


그는 “민주통합당이 한석을 줄이자는 곳은 같은 당 의원이 떠난 곳”이라며 “영남에서는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의원들이 즐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별 인구편차가 있는 영남에서 2석을 줄이고 호남에서 1석 줄이자는 (민주통합당의 제안은)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모바일 투표 도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를 해보자고 민주통합당 박기춘 간사랑 이야기했다"면서도 ”여러 가지 헌법적 가치에 침해될 요소가 너무 많아서 입법화하자는 것은 문제가 많을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앞서 새누리당은 그동안 세종시 선거구를 신설하고, 원주와 파주는 분구하되 영·호남에서 각각 2곳씩 총 4곳을 통합하고 비례대표를 1석 늘리는 안을 민주통합당에 요구했지만, 민주통합당 박기춘 의원은 "인구수를 고려하지 않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분명한 것은 299석 이상의 증석은 안 된다는 것이 국민적 정서”라며 “이 같은 정치불신 상태에서 (새누리당 주장대로)의석을 늘리는 것은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그는 비례대표를 줄이자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여성, 청년,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정치입문의 등용문"이라며 "늘리는 것은 반대 안 하지만 줄이는 것은 반대”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공천신청 지역정치권 ‘반발’
경북 포항 남·울릉 박명재 예비후보의 새누리당 공천 신청과 관련 지역정치권이 반발하고 있다.


4·11총선 새누리당 공천신청과 관련 포항 남·울릉 지역구에 출마한 이상천, 정장식, 김순견, 김형태, 김병구 등 예비후보 5명은 지난 6일 무소속 박명재 예비후보가 새누리당 입당과 함께 전략공천을 신청한 데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 예비후보 5명은 지난 9일 중앙당과 경북도당에 박 예비후보의 새누리당 입당과 공천신청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항의서를 전달했다.


노선희, 김덕수 예비후보는 서명문 제출시간이 촉박해 합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박 예비후보가 과거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전력이 있는 데다 지난 정권시절 핵심요직인 행자부장관까지 역임한 인물로 새누리당의 정체성과 부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당에 대한 기여도도 전혀 없어 전략공천을 신청한 자체가 기존 새누리당 당원들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자존심을 건드리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8일 오후 시내 모처에서 만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명문을 중앙당과 경북도당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새누리당 한 당원은 “박명재 예비후보는 출마 기자회견 당시 자신의 정체성과 부합하다며 새누리당에 공천을 희망한다고 천명했으나 그동안 선거운동을 전개하면서 다른 후보와 달리 새누리당 로고나 당적을 표기한 적이 없이 줄곧 무소속 후보로 자신을 소개해 왔다”며 “이는 공천에서 탈락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는 길을 열어 놓기 위한 꼼수로 밖에 인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천을 신청하려면 자신의 처신부터 새누리당에 맞게 처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천 선거캠프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 텃밭에서 당선을 위해 공천을 신청하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한 생각은 없다”며 “하지만 당에 대한 기여는 물론 최근 선거운동까지 새누리당 당적을 표기하지 않던 인물이 공천을 신청한 것은 지역 새누리당 당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피력했다.


박명재 예비후보 선거캠프 한 관계자는 “이들 예비후보 5명이 박 예비후보의 새누리당 입당 및 공천 신청에 집단 반발하는 서명문을 경북도당에 전달한 것은 당의 쇄신과 변화를 깨닫지 못하는 소아적 행동이자 위기감의 집단 표출”이라며 “이는 당과 유권자가 판단해야 할 일로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소아적 꼼수정치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박성효, ‘대전총선 구원투수’ 되나
새누리당 총선후보 공모 마지막 날인 지난 15일 오후 비공개로 대전 대덕구 국회의원 후보 신청을 한 것이 알려졌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지난 15일 박 전 시장과 직접 전화 통화에서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의반 타의반, 사실상 새누리당 ‘대전총선’의 구원투수 역할을 맡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시장의 공천 절차는 형식적 경선 등의 과정보다 전략공천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전 대덕구는 지난 15일 새누리당 후모공모 신청을 마감한 결과, 비공개 신청한 박 전 시장 외 김근식 전 CBS 경인센터장, 박찬우 박사모 대전본부장, 이무형 복지TV 대전충청방송 상무 등 3명이 응모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박 전시장을 대전 선거를 이끌고, 대선까지 연계해 지지도를 유도해 나갈 상징점으로 보고 있다.




◇民 광주 서구 갑 '여성 전략공천' 논란 가열
민주통합당 광주 서구갑 지역구의 여성 전략공천 여부가 지역정가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당 대표가 “여성 전략공천은 없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지난 14일 민주통합당 조영택 의원 측에 따르면 한명숙 대표가 지난 13일 전화통화에서 “광주 서구갑 지역구에는 여성 전략공천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또 “예비후보들간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는 전략공천이 없다”고 말했다고 조 의원측은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은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 장관의 뒤늦은 출마를 둘러싸고 전략공천 논란이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해당 지역구 예비후보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송갑석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구갑 지역구가 여성 전략공천 지역구로 거론되고 있다는 풍문이 유령처럼 떠돌고 있는데, 서구갑은 더 이상 여성정치의 실험장소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송 예비후보는 “서구지역은 구청장 선거에서 여성 후보가 두 번 모두 패배한 곳으로 당 지도부가 자기원칙에 매몰돼 민심과 단절됐던 지난 경험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며 “광주는 더이상 낙하산 퇴직관료의 안식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혜자 예비후보는 “지역에서 전혀 활동하지 않았던 중앙인사가 전략공천을 노리고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정치적으로나 도의적으로 적절치 않다”며 “공정한 경쟁을 통해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장하진 예비후보는 “전략공천이 됐든, 경선이 됐든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중앙에서 19대 총선 출마를 권유한 이들은 많았지만 지역구는 제 개인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이 4·11총선 후보자 공천방식을 ‘선거인단 모집을 통한 모바일투표와 현장 투표’로 결정함에 따라 동원선거와 돈 선거, 모바일투표 한계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여성후보 15% 전략공천을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어 민주통합당이 어떤 대안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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