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버린 안랩, 주가 '내리막' 걷나…

이준혁 / 기사승인 : 2012-02-20 18: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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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안철수 횡령·증여세 포탈 혐의로 고발

[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 지난해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설이 흘러나오면서 덩달아 안철수연구소는 정치테마주로 분류됐고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올해 초 주가는 52주 최고가인 16만7,200원을 기록했다. 안 원장의 정치 행보에 따라 주가도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였다.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최근 안철수연구소가 다시 주식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강용석 의원(무소속)이 지난 13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에 대해 배임·횡령 및 증여세 포탈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안철수연구소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인수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증권 전문가들에 따르면 1999년 BW 발행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데 이견이 없는 상태다.


한편 안철수연구소의 사명이 창업자인 안 원장의 이름을 뺀 '안랩'(AnLab)'으로 변경된다. 일각에서는 안 원장의 정치 행보가 본격화되면서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용석, 'BW헐값매입' 혐의로 안철수 검찰고발
강용석 의원은 지난 13일 안 원장이 안철수연구소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에 매입해 수백억원의 재산상 이득을 취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강 의원은 "안 교수가 재단에 기부키로 한 주식 186만주는 2000년 10월12일에 1주당 1710원에 인수했다"며 "그러나 당시 안랩 주식의 장외거래가는 3만원에서 5만원이었고, 결국 안 교수는 25분의 1 가격에 안랩 주식을 취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BW를 통한 비상장주식 저가인수는 99년 '삼성SDS BW저가인수 사건'에 대해 참여연대가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하고,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 등을 통해 삼성특검이 이건희 회장을 기소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추징금 1100억원을 부과한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삼성사건에서 SDS 주식은 장외거래가 1만4000원대였는데 주당 7150원에 인수한 것이 배임·횡령으로 처벌된 것에 비해 안 교수는 장외가 주당 4만원에 거래되던 안랩 주식을 불과 1710원에 인수했다"며 "삼성SDS 사건보다 죄질이 훨씬 나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안 교수는 BW저가인수로 주식 146만주를 취득하던 2000년 10월12일 직원 125명에게 안랩 주식 총 8만주를 증여했고, 직원들이나 안교수는 증여세를 전혀 납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안 교수는 이러한 주식저가인수를 통해 인수 당시 최소 400억원에서 최대 700억원의 이득액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안철수연구소 "BW 헐값 인수 사실무근"
안철수연구소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은 지난 14일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인수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강용석 의원의 검찰고발에 안철수연구소는 "당시 BW 발행 가격은 주당 5만원으로 당시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받은 주식 평가액인 3만1,976원보다 오히려 높은 가격이다"며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주식 평가를 받았던 이유는 주주의 총수가 법인 포함 6명으로 장외거래가가 없었기 때문이다"고 반박했다.


또 BW 행사 가격이 1,710원이 된 배경에 대해서는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1999년 10월7일 BW 발행 가격은 주당 5만원(총 주식수 13만주)이었다. 1999년 10월27일 안철수연구소는 자본준비금 12억5000만원을 자본에 전입했다.


모든 주주에게 보유 지분율만큼 25만주를 무상증자해 총 주식 수가 38만주가 되면서 약 3배 증가함에 따라 BW 행사 가격이 5만원에서 1만7,105원으로 조정됐다.


이후 2000년 1월7일, 상장을 앞두고 안철수연구소는 총 주식 수를 늘리기 위해 10배수 액면분할을 했고, 총 주식 수는 380만주로 10배 증가했다. BW 행사 가격 역시 주식 증가에 따라 10분의 1로 나누면서 1만705원에서 1710원으로 조정됐다고 안철수연구소는 설명했다.


안철수연구소는 "13만주에서 25만주 무상증자를 통해 주식 수를 38만주로 늘리고, 다시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수를 380만주로 늘린 것은 상장을 앞두고 공모주식 수를 늘려서 적정 유통주식 수를 확보하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보도에는 '배임'을 운운했는데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배임은 이사회가 주주나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결정을 했을 때 성립된다"며 "그러나 안철수연구소의 BW 발행은 다른 경우와 달리 이사회가 아닌 주주총회에서 의결했고, 주주는 물론 회사에도 손해를 끼친 일이 없기 때문에 배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BW 발행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이사회에서 주주들의 동의 없이 이뤄지거나 ▲평가 금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발행했을 때 등이다.


◇롤러코스트 주가
안철수연구소는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 영향으로 정치테마주로 분류돼 지난 1월3일 장중 16만7,200원을 고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곧 하향추세를 나타내며 지난 15일 종가는 11만800원으로 마무리됐다.


안 원장은 지난 7일 안철수재단(가칭)에 출연할 주식 총 186만주 중 86만 주는 다음 주부터 매각을 진행해 재단 출범 전에 매각을 완료한 후 현금으로 기부하고, 나머지 100만주는 현물로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매각으로 안 원장이 계속 보유하게 될 안철수연구소 지분은 37.2%에서 18.6%로 줄어들게 된다.


또 안원장은 기부 후 남게 되는 나머지 18.6%의 지분에 대해서 안철수연구소의 창업정신을 지킬 수 있도록 계속 유지할 생각임을 밝혔다.


한편 안철수재단(가칭)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단명 공모가 끝난 후 공식적인 설립 절차를 밟게 된다.


한편 86만주를 장내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8일 주가는 전일대비 8.94% 급락했다.


이어 안 연구소의 주가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 TF(테스크포스)조직과 팬클럽 등장 등의 소식이 이어지자 반등했다. 안 연구소의 주가는 9일 전날보다 0.25% 오른 11만9500원에 마감했다.


안 연구소의 주가는 대규모 장내매각 소식이 알려진 뒤 급락했지만 안철수 원장이 정치참여를 위한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는 소식에 매수자가 몰렸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안 연구소의 주가의 움직임이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후 4거래일 동안 오름세는 없었다.


◇안철수연구소 사명 '안랩'으로 변경
안철수연구소의 사명이 창업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이름을 뺀 '안랩'(AnLab)'으로 변경된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어 사명을 '안랩'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 결의했으며,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정식 사명으로 확정하기로 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안랩은 이번 사명과 CI 변경을 국내를 비롯해 미국, 중국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안철수 원장의 정치 행보가 본격화되면서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사명 변경은 안 원장의 정치적 행보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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