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11 총선을 앞두고 본격 움직임에 나섰다.
박 위원장은 지난 24일 부산을 방문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 문성근 상임고문,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 일명 ‘문성길’ 트리오가 부산지역 출마를 선언한 만큼 직접 부산을 방문해 표심을 다지겠다는 의지다. 그 동안 부산은 한나라당 시절부터 새누리당의 전통적 텃밭이었지만, MB 정부 들어 민심 이반이 두드러진 지역이다. 이를 틈타 민주통합당에서는 지명도 높은 후보들이 전진배치 되며 상황이 급변하자 박 위원장이 나선 것으로 보인다.
또 민주통합당 등 야권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에 나서며 칼 끝을 겨눴다. 야권의 ‘정권심판론’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 주체로 보지 않는다”며 전면 응수했다. 또 3월 15일 발표예정인 한·미 FTA와 관련, 야권이 폐기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여당일때와 야당일 때 하는 말이 다르다”며 일침을 가했다.
◇박근혜 부산 방문…‘문재인 견제 들어가나’
4·11 총선거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첫 총선지원 지역으로 최대 격전지인 부산을 선택했다.
이번 박 위원장이 부산행보에 가장 주목할 부분은 지역경제 붕괴와 관련된 부산 민심 달래기다. 부산의 반(反) MB 및 반 여당 정서는 동남권신공항 백지화로 뚜렸해졌으며,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정점을 찍었다.
이에 박 위원장은 KBS 등 6개 방송사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한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신공항 문제는 반드시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신공항 문제는 반드시 추진하겠다”며 “(PK지역 민심이 흔들리는 것은) 저축은행, 신공항 문제 등이 그동안 쌓였기 때문이다.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해 생긴 문제이고, 삶의 문제에 집중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공항은 현 정부에서 폐기한 정책이지만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앞으로 필요한 인프라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다시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공항 입지와 관련해서는 “(신공항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넓히는 것이 우선이지 입지문제로 주장을 달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입지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전문가에게 결정을 맡기면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부산내 여론은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이미 자체적으로 김해공항의 가덕도 이전을 추진중인데 입지경쟁을 전제로 한 신공항 공약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신공항 입지에 대해 “입지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전문가에게 결정을 맡기면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TK(대구·경북)가 적극 추진하는 밀양과 부산의 가덕도가 또 한번 입지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뜻으로 부산으로서는 반가울리 없다.
또 저축은행 피해자구제를 위한 특별법 처리와 관련한 박 위원장의 입장도 눈 여겨볼 대목이다. 부산에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의 상당수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박 위원장은 저축은행 특별법 처리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를 고려해 법사위에서 논의 중”이라며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부산의 민주당 바람이 거센 상황에서 현지 민심을 도외시할 수는 없는 만큼 지역 민심을 되돌릴 만한 카드를 이번 방문에서 내밀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친박계 한 의원은 “부산 민심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에 (지역민들에 대한) 배려나 어떤 대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신공항, 저축은행 사태 등 부산 민심을 등돌리게 한 복합적인 문제에 대해 박 위원장의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 주체 아니다’
박 위원장은 민주통합당 등 야권의 정권심판론에 대해 “현재의 야당이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 주체라고 보지 않는다”며 전면 대응했다.
박 위원장은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그 사람들은 스스로 폐족(廢族)이라고 부를 정도로 국민의 심판을 받은 사람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와 관련, “그들이 다시 모여 지난 정권에서 추진했던 정책에 대해 계속 말을 바꾸는 것이야 말로 오히려 심판의 대상이 되는 것 아닌가”라며 “심판을 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을 고치고 바로잡자는 것인데 여당할 때 말이 다르고 야당할 때 말이 다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들이 추진했던 정책에 대해 말을 바꾸는 이런 행태는 바로 잡아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드린 약속은 지킬 것이고 추진한 정책은 끝까지 책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약속이든 쉽게 할 수 있지만 진정성을 갖고 실천하느냐는 다른 이야기”라며 “정치인들이 약속을 안 지키고 뒤집어 정치 갈등과 분열, 불신이 생긴 것인데 (총선에서) 어떤 당이 진정성을 갖고 약속을 지켜낼 지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이것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미 FTA는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경제 영토가 넓어지면 수출과 고용이 늘어나고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이는 경제·사회 시스템 전반에 선진화가 이뤄져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한·미 FTA에 조심스런 대응을 해왔다. 그러나 민주당이 ‘재협상’을 넘어서 ‘폐기’까지 주장하며 한·미 FTA를 야권결집의 명분으로 부각시키려하자 이에 정면으로 받아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민주당의 폐기주장 후 보수층의 반발 기류를 결집하는 효과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칙과 기준에 따라 공천 할 것
박 위원장은 공천과 관련해 “원칙과 기준에 따라 해야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위원장은 “공천이 끝나고 공천 이탈자가 다른 보수세력으로 넘어가면 보수 분열이 가속화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무리한 공천, 잘못된 공천이면 모르지만 원칙과 기준에 따라 국민 눈높이에 맞춘 공천을 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많은 지역에서 (공천을 위한) 경선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당은 도덕성과 경쟁력이 있으며 쇄신방향과 맞는 사람들을 공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겠다”는 자신의 과거 발언과 관련, “현 정부 들어 경제지표는 좋아졌지만 국민의 삶은 그렇지 않았다”면서도 “(현 정부와) 인위적 결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통부재와 양극화가 심화됐고, 그런 부분을 과감히 고쳐나가야 한다는 차원에서 당의 정강정책도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향으로 바꿨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위원장은 대통령 탈당 문제와 관련, “역대 정권 말기마다 대통령 탈당이 반복돼왔는데 제 생각에는 국민들이 삶을 힘들어하는 부분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 우선”이라며 “탈당이 과연 해답이 됐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 공천 과정에서 친이(이명박) 세력에 대한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는 질문에는 “공직후보자추천심사위원회(공천위)에서 정해진 원칙과 기준에 따라서 할 것”이라며 “친이 측근이라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런 기준에 따라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를 주재한 자리에서 “새누리당에서는 공천과 관련해 어떤 불법도 있어서는 안된다”며 “만약 이런 일이 발생하면 즉각 후보 자격을 박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명하게 강조하지만 새누리당 목표는 총선 승리만이 아니다. 국민들에게 정치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이고 따라서 클린공천은 그것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전제조건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이야 말로 저는 정치쇄신 첫 단추라고 생각한다”며 “첫단추 잘못 꿰면 옷 제대로 입을 수 없다. 그래서 앞으로 클린공천지원단중심으로 철저하게 점검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서 말로만 그치지 않고 뭐든 행동으로 실천해서 보여 드리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지금 공천위에서 지역구 후보 중심으로 본격적 심사를 진행중인데 비례대표 후보자의 경우는 아직 심사 시작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에서 마치 몇몇 분이 비례로 결정된 것처럼 보도함으로써 당내는 물론이고 국민께 혼란 주고 있어 이것은 공천 당사자로 거론된 분들에게 커다란 누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심사하게 될 공천위에도 예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박세일, 7년만 회동 ‘눈길’
한편 박근혜 캠프 핵심 실무자들이 전진배치 돼 정치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2일 여의도연구소 측에 따르면 신동철 새누리당(전 한나라당) 전 부대변인이 지난 16일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비상근 부소장으로 임명됐다.
신 전 부대변인은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창당한 통일민주당 전문위원으로 정치권에 입문해 박근혜캠프 공보특보로 활약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앞서 새누리당은 지난해 12월 비서실 부실장에 조인근 기획조정실장을 임명했다. 조 부실장은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캠프’ 정책메시지총괄부단장으로 일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임명된 서용교 당 수석부대변인도 ‘박근혜 캠프’에서 특보 직함을 갖고 활동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더 많은 실무진들이 새누리당에 전진 배치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박 위원장과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와의 회동도 눈길을 끌고 있다.
박 위원장은 최근 창당 인사차 국회 비대위원장실을 찾은 박 대표에게 “국민생각이 표방하는 선진화와 통일 등 국가적 과제를 잘 해결하려면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국민과 국익을 위해 같이 협력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가 기본으로 돌아가려면 국민의 삶에 집중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국민생각도 같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런 면에서 앞으로 협력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 박세일 대표는 “더 이상 국민이 갈등하고 분열되지 않도록 국가가 나아갈 선진과 통일의 미래에 대해 무언가 기여하려고 새로운 정당을 만들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상식적으로나 국제관행상으로나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박 위원장이 이에 대해 입장을 확실하게 한 것은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또 정치권의 포퓰리즘 논란과 관련해 “요즘 복지 포퓰리즘적인 과도한 주장들이 나오고 있는데 박 위원장이 중심을 잡아주길 바란다”며 “새누리당의 아침급식 공약은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아침 무상급식은 당이 채택한 정책도 아니고 의원들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안한 것”이라며 “당에서 채택할 때는 국가재정 등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당론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회동은 2005년 박 대표가 당시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을 지내다 사퇴한 이후 7년만에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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