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안철수 '러브콜'

이준혁 / 기사승인 : 2012-02-27 11: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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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安, 민주당서 함께 경쟁하고 정치 바꿔나가자”

[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 여야의 공천심사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총선레이스가 본 궤도에 오르기 전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여야의 텃밭지키기는 정치판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등 점입가경이다. 4ㆍ11총선에서 주요 변수 중에 하나였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두관 경남지사가 민주통합당에 입당을 완료했다. 야권에서는 박 시장의 합류에 대해 이번 총선이 본격화되면 수도권 선거유세에서 상당한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김 지사를 통해 PK에서 친노 및 야권바람을 증폭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박 시장은 지난 23일 야권의 잠재적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에 대해 안 원장의 민주통합당 입당과 함께 정치를 바꿔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안 원장 측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안철수재단’의 출범과 ‘안랩’으로 사명을 변경하는 등 정치행보가 가시화 되고 있다는 조심스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박 시장의 민주통합당 입당은 안 원장의 대선행보에 속도를 더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통합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박원순 시장 입당 환영식'에서 한명숙 대표가 박 시장에게 환영의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박원순, 민주통합당 입당 “큰 통합·변화 힘 보태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3일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지난해 10월26일 시장 당선 이래 꼭 120일 만이다.


박 시장은 이날 국회 민주통합당 대표실에서 한명숙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입당식을 치렀다.


한 대표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은 박 시장은 만면에 웃음을 띤 채 “2012년은 거대한 전환, 새로운 시작의 해”라며 “작은 힘이나마 더 큰 통합과 진정한 변화를 위해 보태고자 한다”고 입당이유를 밝혔다.


이어 “2012년의 과제 또한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시민이 절대권력을 이기고 참여가 낡은 정치를 변화시킬 것이며 결국 국민이 국회를 바꾸고 국민이 대통령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형식은 입당식이었지만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변화도 함께 촉구했다.


그는 “아직 이기지 않았다”는 말과 함께 “민주통합당이 먼저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섣부른 자만은 우리 모두를 전혀 다른 결과로 몰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 그는 개혁과 쇄신, 혁신과 통합을 민주통합당에 요구했다.


이어 “공천혁명 없이 새로운 정치는 없다”며 “진심의 문을 열어 더 양보하고 야권 연대의 감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누군가를 심판하고 상대를 이기고 권력을 장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구체적으로 민생경제를 살피고 시민들의 삶을 보살피고 희망을 지펴내는 일”이라며 “민주통합당이 그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야권단일화에 대한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는 “평당원으로서 당직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할 수 있는 것은 제한돼 있다”면서도 “총선과 대선에서 어떻게든 야권이 단일한 대오로 임해야 국민의 지지를 받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그동안 마음은 하나였지만 몸은 떨어져있었다”며 “이제 몸과 마음 하나가 됐다”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그는 “박 시장님이 민주통합당에 입당함으로써 시·도지사 등 아홉분을 모시게됐다”며 “이러한 힘을 가지고 새누리당과 이명박 정부가 저지른 총체적 실정을 직시하고, 심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책임정당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함께 모여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생산하고, 국민과 호흡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정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박 시장은 그동안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 시민사회단체 등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도움을 줬던 인사들을 만나 민주통합당 입당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전날 무소속 강용석 의혹이 제기한 아들 주신씨에 대한 병역기피 의혹이 공개 MRI촬영 등을 통해 사실무근으로 확인되자 홀가분한 마음으로 입당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6일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민주통합당에 입당한데 이어 이날 박 시장까지 입당함에 따라 민주통합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있는 지역은 서울과 인천, 광주, 충남·북, 전남·북, 강원, 경남 등 총 9곳으로 늘었다.


◇박원순, “안철수, 함께 정치 바꿔나갔으면…”
박 시장은 지난 23일 야권의 잠재적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에 대해 “안 교수도 민주통합당에 들어와 함께 경쟁하고, 함께 정치를 바꿔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 민주통합당 대표실에서 입당식을 가진 뒤 자신이 안 원장 영입에 대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묻는 의견에 ‘원칙적’이라는 단서를 달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희망제작소와 아름다운 재단에서 활동하던 시절 안 원장과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에는 안 원장이 출마의사를 접고 대신 박원순 후보로의 후보단일화를 선언하는 등 남다른 관계다.


그리고 안철수 교수 관련해서 영입을 주도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오늘 입당했다. 원칙적으로 말하면 안철수 교수도 민주통합당에 들어오셔서 함께 경쟁하고, 함께 정치를 바꿔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도 최근 토론회에서 안 원장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박원순 시장 당선 때 힘을 실어준 사람이므로 감사하다”며 “안 교수가 추구하는 길은 새로운 우리가 추구하는 길과 맞아떨어진다. 그래서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연대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안철수, 재단 출범으로 재도약 계기 마련?
최근 정치권에서 안 원장의 대선행보에 대한 의구심은 나날이 깊어 가고 있다.


안 원장은 지난 6일 ‘안철수재단’ 설립 기자회견에서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은 것인지 고민 중”이라며 “정치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간 정치 문제와 일정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던 안 원장이 자신의 정치 참여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다.


다수의 정치권 인사들은 안 원장을 ‘타이밍의 귀재’로 평가한다. 안 원장은 여야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로 이전투구를 벌이던 지난해 11월 보유 주식 기부 의사를 밝히며 기성 정치인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한반도 정세가 극도로 불안하던 지난해 12월에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잇달아 만나 수업을 받았다. 이 모든 행보가 정치와 전혀 무관치는 않다는 설명이다.


안 원장이 조만간 정치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말과 행동의 일관성을 수차례 강조해 온 안 원장이 스스로 정치 참여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은 어느 정도 결심이 섰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안 원장이 이미 여권과는 선을 그은 만큼 정치권에 발을 내딛는다면 그 통로는 야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이사장의 성패가 총선 결과에 달려 있다면 안 원장은 안철수 재단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기회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많이 가진 분들이 적게 가진 분들에게 시혜로 베푸는 것이 아니라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다시 돌려주는 수평적인 것이 올바른 나눔의 개념이 아닌가 한다”고도 했다.


복지와 경제민주화가 가장 정치권의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양극화 문제에 대한 자신의 현실 인식을 솔직히 표현한 것이다.


안 원장은 기부자가 수혜자를 돕는 일방적 지원 구조가 아니라 기부자와 수혜자가 함께 하는 수평적 형태라는 재단의 비전을 제시했다. 재단이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하는 것도 특징이다.


재단 측은 일자리 창출, 교육 지원, 재능 기부 등의 분야에서 기부자와 수혜자라는 구분을 넘어서 모두 친구가 될 수 있는 재단을 구상하고 있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사회적으로 상당한 파급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모델이다.


안 원장의 정치 행보가 가시화되자 정치인의 외곽 지지모임을 연상케하는 팬클럽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철수(나의 꿈, 철수의 꿈, 수많은 사람들의 꿈)’란 이름으로 출범하는 안 원장의 팬클럽은 지난 9일 창립 대회를 열어 안 원장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야권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앞 다퉈 안 원장 주위로 몰려들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지난 22일 안 원장이 출연한 공익재단의 재단명이 ‘안철수재단’으로 확정됐다.


안철수재단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열흘간 웹사이트를 통해 재단명을 공모한 결과 총 4045건의 응모작이 접수됐다. 이 중 ‘안철수재단’이 다른 후보 응모작의 4배를 웃도는 압도적인 응모율로 최종 선정됐다고 안철수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재단 취지와 방향과 부합하면서 기존 재단명과 중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심사 기준에 따라 접수된 응모작 중 ‘열린재단’, ‘철수와영희재단’ 등이 뒤를 이었다.


응모작 중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철수(717건)였으며, 나눔(706건), 안철수(545건), 희망(419건), 행복(197건) 등의 단어도 많이 접수됐다.


재단 관계자는 “다수의 응모자가 안철수라는 이름 자체가 주는 느낌과 뜻하는 바가 재단의 취지와 잘 맞는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이에 재단 이사진은 응모자들의 뜻과 의견을 모아 '안철수재단'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재단명으로 ‘안철수재단’을 제안한 한 참가자는 “안철수라는 이름은 정직, 성실, 공익, 신뢰, 희망 등의 의미를 담은 하나의 강력한 브랜드로 인식돼 있다”면서 “빌게이츠재단처럼 출연자의 이름을 사용한 외국의 좋은 재단같이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으로 우리 사회에서 나눔이 필요한 곳을 위해 밝혀 달라”고 청했다.


이와 관련해 안 원장은 재단에 출연하기 위해 안철수연구소 보유 주식 86만주(9.07%)를 전량 매각했다.


지난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안철수연구소 최대주주인 안철수 원장은 이 날 41만5483주(4.15%)를 장내 매도했다.


처분 단가는 10만8298원으로, 이를 현금화하면 449억9598만원에 달한다.


앞서 안 원장은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44만4517주(4.92%)를 장내 매도했다.


이로써 안 원장은 당초 약속한 총 86만주 매각을 모두 완료했다. 안 원장은 안철수재단에 출연하기 위해 안철수연구소 보유 주식 186만주 중 86만주를 매각 후 현금으로 기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나머지 100만주는 현물로 기부할 예정이다. 안 원장의 안철수연구소 지분은 286만주(28.56%)로 축소됐다.


◇서울시의회 민주당 “박 시장 입당 환영”
박 시장의 민주통합당 입당을 두고 정치권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서울시의회 민주통합당협의회(대표의원 김명수)는 박시장의 입당에 대해 “박원순 시장의 민주통합당 입당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서울시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진정한 동반자가 되자”고 밝혔다.


협의회는 “박 시장의 입당을 계기로 통합과 소통의 시정을 펼쳐가기를 기대하며 서울시의 시정운영에 있어 시장과 시의회가 견제와 균형의 묘를 살리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생환 시의회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박 시장의 민주통합당 입당은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서울시민의 요청에 대한 적극적인 화답”이라며 “민주통합당은 박 시장과 함께 서울시민의 행복과 복지 향상을 위한 모든 정책에 맡은 소임을 다하는 책임 정당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통합진보당은 “박 시장을 지지해준 서울시민의 대다수의 뜻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천호선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박 시장은)야권과 시민단체의 연대를 통해 당선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천 대변인은 특히 민주통합당과 야권연대 협상을 벌이고 있는 시기임을 환기시키며 “이 시기의 입당이 야권연대와 총선의 승리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판단도 납득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박원순 시장 나름대로의 고민과 고충이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며 “이미 결심한 일이라면 민주당내에서라도 서울 시정에 대한 다른 정당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야권의 연대와 단결을 위해 노력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야권연대 협상에 대해서는 “교착에 빠져 있다”며 “우리가 요구한 20일을 넘긴지 오래고 민주통합당의 공천과 경선 절차는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우리당의 대표단과 시도위원장들이 결의하고 제시한 바 있듯이 양측 모두 비상한 각오를 가지고 25일까지는 협상을 마무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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