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외산 담배 '빅3' 누르나

이준혁 / 기사승인 : 2012-02-27 13: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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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은 안으로 굽어'…서민경제 고려 '가격 동결'

[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 국내 담배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해 4월에 글로벌 담배회사 BATK와 JTIK가 8%씩 인상한데 이어 최근 수입담배 업체 필립모리스(PMK)의 가격 인상으로 담배 가격을 동결한 KT&G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담배값을 인상한 필립모리스가 판매량 감소와 여론 악화의 후폭풍을 맞고 있다. 국내 물가안정에는 ‘나 몰라라’ 하는 외국계 담배회사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외국계 담배회사들은 국내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겨가고도 재투자나 기부에는 극히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뭇매를 맞는 배경이다.


이 같은 상황을 계기로 KT&G가 담배 시장점유율 상승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업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필립모리스 담배값 200원 인상…애연가 뿔났다
필립모리스(필립모리스 코리아·PMK)는 지난 10일부터 이 회사가 출시하는 말보로, 버지니아 슬림, 팔리아먼트, 라크 등을 2500원에서 2700원으로 200원씩 인상했다. 인상률은 8%나 달했다.


이에 대해 애연가들은 담배처럼 중독성이 강한 기호품을 충분한 설명도 없이 대폭 값을 올리는 행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외국 담배회사들의 가격 인상에 분노하는 네티즌들과 소비자들은 양담뱃값 인상에 항의하는 1만 명 서명운동을 시작했고, 국회와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1인 시위도 진행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가격 인상을 비난하고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담배 소비에도 영향을 미쳐 시장점유율에도 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한국담배판매인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필립모리스 담배를 피우는 소비자들 중 56.6%는 값을 올리면 제품을 바꾸겠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해 대전권 대학동아리 총연합회가 경제부담을 가중시키는 다국적 담배회사들의 담뱃값 인상에 대해 반대하고 나섰다.


대전권 대학동아리 총연합회 일동 30여 명은 지난 15일 배재대학교 동아리 사무실에 집결, 다국적 담배회사들의 막대한 영업이익 해외 유출과 특히 지난 10일 기습적 담뱃값 인상을 단행한 PMK사에 대한 반대 규탄대회를 열었다.


대전권 대학동아리 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매년 등록금 인상으로 힘들어하는 대학생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는 다국적 기업의 비윤리적 기업 활동에 분노한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최근 서울시립대를 시작으로 등록금을 인하하는 추세와는 반대로 지난해 4월 BATK·JTK의 기습적 담뱃값 인상과 지난 2월10일 PMK의 명분 없는 담뱃값 인상은 수많은 학우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파렴치한 기업행태”라고 꼬집었다.


동아리 총연합는 “다국적 담배회사들이 매년 수천억원의 이익이 남아 국부유출을 하고 있는데 조세인상 없이 담배가격을 200원 올린 것은 대한민국 국민을 우습게 생각하고 무시하는 처사”라면서 “이익금의 사회환원에는 인색하다”고 분노했다.


또 동아리 연합회는 다국적 담배회사의 인상된 담뱃값 200원 즉각 인하와 이익금을 대한민국 국민에게 즉각 환원할 것과 그리고 담뱃값 인상의 진실을 밝히고 즉각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동아리 연합회는 다국적 담배회사들의 부도덕한 가격인상이 또다시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학우들의 현명한 소비로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되찾자고 호소했다.


▲ 대전권 대학동아리 총연합회 일동 30여명은 지난 15일 배재대학교 동아리 사무실에 집결, 다국적 담배회사들의 막대한 영업이익 해외 유출과 특히 지난 10일 기습적 담뱃값 인상을 단행한 PM사에 대한 반대 규탄대회를 열었다. (사진=KT&G충남본부 제공)


◇지난해 4월 BATKㆍ JTIK 8%씩 인상
한국의 담배 시장은 1988년 개방됐다. 필립모리스가 외국 담배회사 중에서는 국내 시장에 들어온 선두주자였다. 당시에는 ‘양담배’로 불렸던 외국산 담배가 품질에서 국산보다 우수했지만 가격 차이로 인해서가 아니라 애국심에서 국산담배를 사 피웠다. 양담배를 피우면 매국노처럼 인식하던 분위기도 한몫을 했다.


외국 담배회사들은 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하는데도 상당히 애를 먹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의 양담배에 대한 반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외국 담배회사들은 각종 자선 사업이나 공익사업 등에 협찬도 꾸준히 많이 했고 공익광고도 열심히 했다.


담배시장 개방 25년이 지난 지금, 필립모리스를 비롯해 던힐, 켄트 등을 판매하는 BATK, 마일드세븐 등을 판매하는 JTIK(일본계) 등 외국 담배회사 빅3는 시장 점유율 40% 안팎을 달성했다.


이 정도 점유율이면 공급자 주도의 시장이 됐다고 판단한 것인지 외국 담배 브랜드 빅3는 지난해 4월에 BATK와 JTIK가 8%씩 인상한테 이어 올 들어 PMK도 인상을 단행했다. 인상 이유는 원자재값 상승과 인건비 부담 증가인 것으로 밝혔다.


담뱃값에는 로열티 지출도 만만치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2008년 PMK의 배당금은 525억원이며 로열티는 301억원이다. 2009년에는 배당금 729억원에 로열티 368억원, 2010년에는 배당금 942억원 로열티 418억원이었다.


이들의 기부금을 따지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PMK는 2011년 매출액이 4895억원인데 기부금은 제로였다. BATK는 매출액 5870억 원 중에서 3억727만원을 기부해 기부금 비율이 0.053%에 불과했다. JTIK 기부금은 1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반면 KT&G가 지난해 294억원의 기부금을 내는 등 매년 수백억원을 사회환원에 쓰는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담배를 마약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담배회사들은 페암 환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해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주는 경우도 자주 언론에 등장한다.


외국 담배 회사들이 한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한국에 재투자하거나, 적절한 비율을 소비자들에게 환원하지 않고 거의 전부를 가져가는 것은 비판 받아야 할 부분이다.


더구나 외국 담배회사는 국산보다 값이 2분의 1 수준인 값싼 외산 잎담배를 원료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KT&G 시장 회복 초읽기
교보증권이 분석한 시장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 필립모리스의 가격인상(평균 6.8%)으로 KT&G의 편의점 판매기준 점유율은 1월4주차(1월28일~2월3일) 46.5%에서 2월2주차(2월11일~17일) 50%로 3.5%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KT&G관계자는 “편의점 판매라는 실질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보도이기 때문에 가격을 인상한 필립모리스는 (점유율이) 줄었고 (점유율의) 상당 부분이 KT&G 쪽으로 옮긴 것 같다”며 “편의점은 젊은층이 많이 찾는 장소다. 국산담배를 많이 피우는 장년층의 구매까지 합치면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KT&G 올해 경영목표는 매출액 2조6508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2조4908억원으로 1600억원 상향 조정했다.


지난 14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필립모리스의 가격인상 직후인 지난 주말(11~12일) 매출비중이 28.7%로, 지난달 같은기간(1월 둘째주 주말) 31.4%에 비해 2.7%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에쎄, 더원 등을 판매하는 KT&G의 세븐일레븐 매출비중은 1월 둘째주 주말 42.5%에서 지난 주말 43.8%로 1.3%포인트 늘어났다.


박종록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도 “KT&G를 제외한 모든회사가 담배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KT&G의 시장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계기로 KT&G가 시장점유율 회복의 발판을 마련할 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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