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팀]이란의 핵개발 문제를 놓고 수년간 갈등을 빚어온 미국과 이란은 최근 들어 더욱 격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은 영국과 프랑스에 원유 수출을 중단했다고 이란 석유부가 지난 19일 밝혔다. 이어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6개국에 원유 수출을 추가로 중단할 것이라고 메흐르 통신이 지난 20일 보도했다.
이란의 이 같은 석유 수출 중단은 유럽연합(EU)의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이날 이란의 핵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대표단이 이란으로 출발했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 등 전세계적 경제불황으로 국제 석유수요는 크게 줄 것으로 예측됐지만 핵개발 의혹을 둘러싼 이란사태로 인해 국제유가가 국내외 기름값 고공행진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란, 영국ㆍ프랑스 등 8개국 원유 수출 중단
이란은 지난 19일 영국과 프랑스에 원유 수출을 중단했다고 밝혔고 이란 석유부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영국과 프랑스 기업에 원유 수출은 중단됐다”며 “새로운 고객에게 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일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6개국에 원유 수출을 추가로 중단할 것이라고 메흐르 통신이 보도했다.
EU는 지난달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산 원유를 7월1일부터 수입하지 않기로 했다. EU 27개국이 이란으로부터 수입하는 규모는 이란 원유 수출량 약 18%를 차지한다.
지난주 이란 언론은 이란이 프랑스 등 EU 6개국에 원유 수출을 중단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며 이란이 대체 고객을 찾는 데 문제가 없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EU 집행위원회는 이란이 원유 수출을 중단해도 120일 동안 사용할 수 있게 원유를 비축해 뒀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내 이란산 원유 수입 기업들은 7월 금수 시행에 앞서 공급량을 크게 줄여왔고 3월에는 3분의 1 이상(하루 30만 배럴)을 줄일 계획이다.
프랑스 토탈은 이미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고 다국적기업 로열더치쉘은 수입 규모를 크게 줄였다.
이란의 원유 수출 중단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국가는 그리스이며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국가에선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EU와 터키 등에 원유를 하루 70만 배럴 이상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초 일부 국가에서 EU 금수를 예측하며 수입을 축소해 하루 수입량이 65만 배럴로 떨어진 바 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공급이 부족할 경우 기존 계약을 보충하거나 이례적인 현물시장 판매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이란은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에 대한 이란의 원유 수출 발표 이후 아시아에서 유가가 9개월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105달러에 육박했다.

◇백악관 안보보좌관, 이스라엘서 이란 핵 논의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9일 이스라엘 정부관리들과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했다.
백악관은 도닐런 보좌관의 이스라엘 방문에 앞서 “도닐런 보좌관이 이란 문제와 시리아 사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도닐런 보좌관이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는 함구했다.
지난달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했다. 다음 달에는 네타냐후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미 정부는 갈수록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효과를 발휘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는 데 이스라엘은 제재를 환영하면서도 시간이 없다면서 군사공격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관리들은 이란이 1년 이내에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뎀프시 합참의장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현시점에서 이란 공격은 달갑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군사공격의 때가 왔다고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이런 공격은 불안정하게 하고 신중치 못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전문가들은 대 이란 공격은 타격을 줄 수 있으나 이란 곳곳에 산재하는 핵 프로그램을 파괴할 수 없다고 보고 있으며 중동 전쟁을 촉발하고 국제유가 상승을 유발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IAEA 대표단 두 번째 이란 방문
이란의 원유 수출 중단과 관련해 이란의 핵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대표단이 지난 19일 이란으로 출발했다.
IAEA측은 이번 방문도 지난달의 1차 방문과 마찬가지로 큰 성과를 기대할 것이 없다고 누차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출발을 앞두고 한 고위 외교관은 AP 기자에게 이란이 핵문제를 두고 서방의 압력에 맞서는 데 전통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전략적 경제적 맹방인 러시아와 중국이 IAEA에 협조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 외교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을 설득하기 위해 ‘상당한 고위 외교’를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타결 전망은 어둡다.
이와 관련해 이날 미국과 영국은 이스라엘에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과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중동 지역에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제재가 효과를 나타낼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뎀프시 합참의장은 이스라엘의 공격은 신중치 못하다고 밝혔고 헤이그 장관은 현명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뎀프시 합참의장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할 능력을 갖고 있지만 일부 목표물은 미치지 않는 곳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은 걸프 또는 아프가니스탄 내 미국 목표물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뎀프시 합참의장은 “바로 이것이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이며 이란을 공격하는 것이 신중치 못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공격에 나서는 것을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해 그는 “이스라엘이 우리의 우려를 이해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현시점에서 공격은 주변을 불안정하게 하고 장기적인 목표 달성도 못 하게 한다”고 말했다.
헤이그 장관도 이날 BBC 인터뷰에서 비슷한 메시지를 밝혔다. 그는 영국은 외교적인 수단을 통해 이란을 압박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헤이그 장관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는 것은 현명치 못하다”며 “이스라엘도 국제사회가 선택한 매우 무거운 경제 제재와 압박, 그리고 협상에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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