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까지 50억 미만의 소규모펀드 644개가 정리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 반발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자산운용회사, 펀드 판매회사와 함께 이 같은 소규모 펀드 정리 계획을 마련해 연말까지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자산운용업계는 펀드 정리과정에서 생기는 환매수수료 고객부담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제도 보완작업을 통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이러한 노력에도 업계와 투자자들의 반발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펀드상품을 무분별하게 내놓은 운용사에게 가장 큰 잘못이 있으나 이를 제재할 특별한 규제가 없어 금융당국이 수수방관했다는 시각에서다.
이에 지난해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자투리펀드를 강제청산 할 수 있게 되어 6월 소규모 펀드 정리를 추진했으나 눈에 띄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 법률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나 원금손실을 본 투자자 반발에 증권업계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번 추진되는 방안은 펀드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투자자 신뢰 회복에 일조하게 될 것이라며 자투리펀드 정리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소규모펀드, 절반 정리한다”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자산운용회사, 펀드 판매회사와 함께 이 같은 소규모 펀드 정리 계획을 마련해 연말까지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리대상은 설정 후 1년이 지났지만 설정원본액이 50억원 미만이거나 설정된 지 1년이 지난 후에도 한 달 이상 계속 50억원 미만인 공모·추가형펀드다.
국내 펀드 시장은 공모·사모펀드를 합해 8687개로 전 세계 1위이다. 프랑스 7751개, 미국 7581개를 넘어서는 수치다. 그러나 운용규모는 미국의 2%에 불과하다.
이 중 공모·추가형펀드는 지난 5월말 기준 3318개로 이중 설정액 50억 미만의 펀드는 882개(56.7%)다. 정리대상 소규모펀드는 1386개로 금투협은 이 중 절반에 가까운 644개(46.5%)를 해소할 예정이다.

◇운용사·금융당국, 둘다 책임있어
이처럼 부실한 펀드 수가 많은 이유는 운용사에게 첫 번째 책임이 있다.
운용사들은 특정 펀드가 잘 팔린다고 하면 비슷한 펀드를 무분별하게 내놓는다. 잘 되면 좋고 아니면 말자는 식이다. 이렇다 보니 설정액 50억 미만인 소규모 펀드가 마구잡이로 생겨나게 되고, 이 설정액으로는 펀드를 제대로 운영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다보니 결과적으로는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돌아오게 된다.
금융당국도 책임을 면하기는 힘든 입장이다.
국내 펀드시장이 10년이 넘게 지났음에도 운용사의 펀드개설에 제재할만한 특별한 규제가 없어 이 같은 상황을 초래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6월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해 소규모펀드에 대한 임의해지 절차를 보완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펀드를 유지·운용토록 모자형펀드 전환 특례를 도입했다. 또 소규모펀드 여부를 수시공시 대상에 추가하고, 대형펀드와 수익률을 비교 공시토록 하는 등 정보 공개를 강화했다.
아울러 투자 목적과 전략 등이 유사한 소규모펀드간 합병의 경우 수익자 총회 면제 등 합병 절차를 간수화해 대형화를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이는 소규모펀드 운용에 힘을 싣어주기도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시 강제정리를 하더라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시행령 개정에도 불구하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운용사들은 투자자 반발 등을 이유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후폭풍 우려…“그래도 해야한다”
금융당국이 소규모펀드를 정리하려는 이유는 투자에 대한 불안정 때문이다.
그 동안 소규모펀드는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서 누릴 수 있는 분산투자 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한 번 투자자 유치가 어려워지면 상대적으로 판매 및 운용 과정에서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또 잦은 매매에 따른 거래비용 상승과 펀드 규모에 관계없이 발생하는 고정비용, 높은 현금 비중 등으로 인해 수익률이 낮아지고, 펀드 운영비용이 투자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러나 시행령 개정 후에도 펀드 정리실적이 미미하자 금투협은 자산운용회사와 판매회사가 제출한 소규모펀드 정리 계획을 연말까지 점검한 뒤 1차적으로 소규모펀드 정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금융당국의 의지가 실효성을 거둘지는 아직 의문이다.
자산운용업계는 펀드 정리과정에서 생기는 환매수수료 고객부담이나 투자자들이 펀드청산 후 새로운 펀드 가입시 드는 가입비용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제도 보완작업을 통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즉 펀드를 정리하는데 있어 투자자들과의 마찰을 최소한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감독 내놓은 보완방안이 강제성을 갖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돼, 결국 투자자 반발에 대해 운용사가 얼만큼의 행동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펀드의 설정액을 떠나 수익률이 좋은 투자자는 강제청산을 원치 않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수치상 나타나지 않는 손해액에 따라 새로운 문제점에 봉착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런 부작용을 감수해서라도 소규모펀드를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철배 금투협 집합투자서비스본부장은 “소규모펀드 정리는 오랫동안 추진해온 자산운용업계의 숙원 사업”이라며 “이번에 추진되는 정리 방안이 펀드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투자자 신뢰 회복에 일조하게 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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