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노조만들기 '대작전'

장우진-전성운 / 기사승인 : 2011-07-11 1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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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 제도 시행...삼성 '무노조 신화' 무너지나

삼성의 ‘무노조 신화’가 무너질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일 복수노조 제도가 인정되면서 무노조 원칙을 고수해온 삼성에도 노조의 바람이 불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이미 삼성의 노조 설립을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고, 진보신당은 삼성 내 노조설립을 위해 ‘삼성노조설립 지원센터’라는 상담창구까지 마련했다.
삼성은 그 동안 故이병철 회장의 ‘무노조 경영철학’을 고수하면서 복수노조 금지 조항을 통해 노조결성을 막아왔다.
그러나 이번 복수노조가 인정되면서 노조설립을 위한 움직임이 안팎에서 나타나자 삼성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움직임은 없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최근 단행된 인사이동 및 직원들과 소통을 늘려 회사에 대한 불만을 사전 차단함으로써 노조의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분위기다.


◇“삼성노조 설립, 이번이 기회다”


지난 1일부터 복수노조-교섭단체단일화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삼성에도 노조가 생길 것인가’에 대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그 동안 삼성은 故이병철 회장의 ‘무노조 경영철학’을 고수하면서 복수노조 금지 조항을 통해 노조결성을 막아와 ‘무노조 신화’로 불렸지만, 복수노조가 인정되면서 노동계와 정치권에서는 이번 기회에 삼성 노조설립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삼성은 78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이중 7개 계열사에만 노조가 있다. 이 중 호텔신라와와 삼성에스원, 삼성중공업은 노조원이 30명 미만인 페이퍼노조(서류상 노조)로 모양만 노조이다.
이 외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정밀화학, 삼성메디슨 등 4곳은 노조가 있지만 이들은 삼성이 인수한 계열사로 삼성 인수전 이미 노조가 만들어진 곳이다. 즉 사실상 삼성에는 노조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현재 노동계를 양분하고 있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각각 삼성의 노조 설립을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삼성노동자 조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창설하고 노조설립을 위한 본격 움직임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 등 현재 삼성노조가 없는 계열사에 노조설립을 추진 중에 있으며 조만간 구체적 방안을 내세울 예정이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빠른 시일내에 삼성에 민주노조를 건설하겠다”며 “삼성 내부의 노동자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무노조 사업장 지원 테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삼성전자 등 계열사 직원을 개별 접촉하며 노조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과거 삼성에서 노조 결성을 시도했던 사라들을 중심으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진보신당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진보신당은 지난 4월 ‘삼성노조설립 지원센터’를 창설해 삼성의 노조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는 김정진 변호사(진보신당 부대표)가 센터장을 맡고 있어 법률을 토대로 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삼성노조 설립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 노조설립 대응 “정신없네”


노동계와 정치권에서의 분주한 움직임에 삼성은 조금 난처한 입장이다.
표면적으로는 법적으로 정해진 문제인 만큼 노조 설립을 막을 방법도, 입장을 취할 부분도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그 아래를 들여다보면 삼성 내부에서의 기민한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우선 지난 6월 그룹 인사팀장에 정금용 삼성전자 전무를 선임했다. 정 전무는 삼성의 대표적인 인사전문가로 알려져 있어 복수노조 설립 대비를 위한 인사이동이 아니냐는 여론이다.
또 고용노동부 국장급을 영입해 ‘무노조 특별 교육’을 그룹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제노동기구(ILO)에 노조가 아닌 근로자 대표제의 요건에 대해 공식질의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조의 중심인 직원들을 달래야 한다. 이에 삼성은 ‘노사협의회 권한과 직원복지 강화’에 나섰다. 삼성전자 일부 계열사의 노사협의회 대표 선거를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변경하는 등 변화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직원들과의 소통을 늘려 직원들의 불만을 사전 차단·해결함으로써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삼성에 근무하는 L과장은 “직원들이 삼성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급여 및 복지 또한 나쁘지 않아 노조가 생긴다 할지라도 실질적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를 비롯한 인사들이 삼성노조설립지원센터 출범 현판식을 갖고 있다.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왼쪽부터), 심상정 고문, 윤난실, 김정진, 박용진 부대변인


◇노조설립·운영…“변수는 있다”


여기서 삼성노조의 설립에 또 다른 변수도 존재한다. 노동계 내부의 균열이다.
현재 노동계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양분하고 있다. 여기에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단체 역시 삼성 노조 설립에 힘을 싣고 있다. 반올림은 삼성전자 근무 중 백혈병에 걸린 직원들의 산채처리를 위해 움직이는 단체다.
또한 서울도시철도 역시 제 3노조를 추진 중에 있으며, 이 역시 삼성 노조 설립에 적극 지원할 준비를 갖췄다.
이처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에서 삼성 노조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노조 신화’의 대표격인 삼성의 노조설립에 가장 큰 공을 세워 노동계내 주도권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아직까지는 계파별 마찰은 보이지 않고 있으나 자칫 밥그릇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삼성의 ‘무노조 신화’가 끝나 노조가 신설되더라도 실질적인 활동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바로 ‘교섭단체단일화 조항’ 때문이다. 이는 단일 사업장의 여러 노조 가운데 사용자와 교섭할 대표 노조 하나를 정해야 한다는 것으로, 교섭창구 단일화는 노동조합 간 자율로 하되 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모든 노조가 공동대표단을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노조간 계파 갈등이 벌어질 수도 있다. 즉 삼성 등 노조가 신설되더라도 조합원의 수를 일정 수준이상 확보하지 못한다면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노조끼리 자율적으로 교섭단을 꾸리지 못하면 과반수 조합원을 둔 노조에게 교섭 대표권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동교섭대표단을 구성하더라도 전체 조합원 중에서 차지하는 조합원이 100분의 10 이상인 노조만 대표단에 참여할 수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노조 설립을 준비하고 있더라도 무턱대고 설립신고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대한 준비를 갖추고 사측이 탄압하더라도 견딜 수 있을 만큼이 되면 공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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