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1분기 어닝 쇼크에 대해 증권업계는 ‘그럴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데 따른 위기감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4~6월) 62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2163억원으로 전년대비 7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잇달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쌓이기 시작했다.
한편 유럽발 재정위기로 이미 거래량 급감을 경험한 증권업계는 정부가 파생상품거래세를 3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오는 2016년부터 도입키로 하면서 파생상품시장뿐 아니라 현물시장 위축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증권업계, 1분기 '우울'
최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이엠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꾼 솔로몬투자증권이 매물로 나왔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23일 아이엠투자증권 보통주 2191만5277주(49.81%) 매각을 주간하는 주간사 입찰공고문을 내고 오는 12일까지 제안서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증권ㆍ동양증권ㆍ애플투자증권ㆍ한맥투자증권ㆍ코리아RB증권 등의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점 통폐합과 희망퇴직 등으로 고정비 부담을 줄이거나 부동산 임대수익으로 버텨오던 몇몇 중소형사가 경영난 심화로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회복을 기다릴 여력조차 사라진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도 “소형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중심으로 물밑에서 이뤄졌던 매각 작업이 하반기 들어 중형급으로 확산되는 조짐”이라고 귀띔했다.
올해 1분기(4~6월) 62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2163억원으로 전년대비 73%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적자를 낸 곳만 21곳이다. 3곳 중 1곳이 손실을 입은 셈이다.
대신증권은 2012회계연도 연결기준 1분기(4~6월) 영업손실이 59억26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531억900만원으로 28.88%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6억7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대증권의 경우 영업손실이 114억1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998억5500만원으로 2.5%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94억77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반면 NH농협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이 175억37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163억7800만원으로 29%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23억6500만원으로 175% 늘어났다.
2분기 이후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된 탓에 한계기업은 계속 늘어날 공산이 크다. 매물로 나올 기업도 늘어날 수 있다는 가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M&A에 대한 회의론이 거세다. 경기가 나빠 매물이 나오더라도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적을 것이란 해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H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자금을 집행하기엔 경기 불확실성이 너무 큰데다 섣불리 매물을 샀다가 인수회사까지 타격을 입는 '승자의 저주'가 재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산업실장도 "증시 타격이 있고 해외 대형 이벤트가 있을 때 구조조정 해 온 히스토리가 있었다"면서도 "현재 분위기상 매물이 나와도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A를 통해 증권사 수를 줄이되 몸집을 키우는 업계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너무 앞서갔다고 주장했다. 이 실장은 "M&A 타이밍이 지금이라는 시각에는 유보적"이라고 말했다.
◇ 대형 증권사, 중소형 증권사 폐쇄 지점 노려
최근 지점폐쇄가 결정된 메리츠종금증권 제주지점에 대해 대형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외에 통폐합을 결정한 중소형 증권사의 지방지점에 대한 대형 증권사들의 인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리테일 영업망이 갖춰진 대형 증권사의 경우 타 증권사의 지점 인수가 적은 비용으로 지점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가 구조조정 바람으로 몇몇 중소형사의 지점 통폐합이 맞물리면서 대형 증권사들 간에 전략적 요충지를 선점한다는 취지로 타 증권사의 폐쇄지점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HMC투자증권은 51번째 영업점인 울산중앙지점을 개설했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증시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금융투자업계가 고정비용 절감을 위해 지점 통ㆍ폐합 등 구조조정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HMC투자증권 영업지점은 지난해 8월 말 46개에서 1년만에 51개로 10.9% 증가했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울산중앙점 개설로 전국의 지점 수가 51개로 늘었다”며 “불황을 기회 삼아 신규지점 및 인재 확보, 마케팅 활성화 등 자산관리부문을 꾸준히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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