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 3사 ‘후계 경영’ 본격화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08-31 11: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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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오너' 체제 전환…해외 시장 눈독

한국ㆍ금호ㆍ넥센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후계체제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이로써 30~40대 오너 2세들의 정면대결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3개사는 한국타이어 조현식(42)ㆍ조현범(40) 사장, 금호타이어 박세창(37) 부사장, 넥센타이어 강호찬(41) 사장 등으로 후계 구도가 강화되고 있다. 이처럼 후계 구도가 강화되자, 품질 경쟁 못지않게 젊은 오너들의 경쟁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전문경영인에서 오너 2세로
조현식ㆍ조현범 사장은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장남과 차남으로, 조현범 사장은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로도 유명하다. 박세창 부사장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이며, 강호찬 사장은 넥센타이어 강병중 회장의 아들이다.


그동안 타이어 회사들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1985년 효성그룹에서 분리된 후 조양래 회장이 그룹을 이끌어왔지만 일선 경영은 계속 전문경영인이 맡아왔고, 금호타이어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2000년 넥센타이어를 창업한 강병중 회장도 전문경영인을 두고 경영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다 보니 보수적인 색채를 띠어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젊은 오너들이 전면에 부상하면서 분위기는 점차 바뀌어가고 있다. 우선 한국타이어는 조현식ㆍ조현범 사장 형제가 역할을 분담해가며 세계 시장을 향한 도약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내달 1일 지주회사 출범을 앞두고 조양래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했으며, 조현식 사장은 한국타이어의 지주사격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를, 조현범 사장은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의 사실상 대표로 역할을 분담했다. 회사 관계자는 “조현식 사장은 전체를 총괄하며 미래사업 개발과 글로벌 투자 사업을 맡고 조현범 사장은 주력인 타이어 사업을 책임지며 초고성능 및 친환경 타이어개발 등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그룹의 모든 매출이 한국타이어에 집결된 만큼 두 형제의 역할분담을 통한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당장은 조현식 사장이 지주사를 맡아 주도권을 갖게 됐지만 동생 조현범 사장도 사실상 그룹의 전부라 할 수 있는 회사를 이끄는 중책을 맡아 불리할 게 없다는 평가다.


다만 재계에서는 누가 최종 후계자로 정해질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현 지분구도가 △조양래 회장 15.99% △조현범 사장 7.10% △조현식 사장 5.79% 등으로 되어 있어, 최종 후계자를 확정하기 어려운 상태라, 당분간 후계경쟁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한국타이어는 매출의 97.8%에 달하는 타이어사업을 신설 자회사로 이관하고 지주회사는 투자사업 등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경영권의 그룹 전체의 경영권에 대한 주도권은 지주회사 대표를 맡은 장남인 조현식 사장이 가져가고, 주력사업인 타이어 자회사는 차남인 조현범 사장으로 역할분담이 이뤄지게 됐다.


한국타이어는 초고성능 타이어, 친환경 타이어 등 미래형 기술 투자와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톱 5에 진입하는 계획이다. 한국타이어의 올 상반기 매출은 3조551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7.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2.1% 증가한 4489억원을 기록했다.


금호타이어는 이미 박세창 부사장 중심체제로 전환됐다. 금호타이어 지분 3.22%를 보유하고 있는 박 부사장은 지난 6월 경영권 회복 후 첫 공식행사였던 신상품 발표회에서 자사의 ‘에코윙S’가 장착된 승용차를 타고 등장해 제품 프리젠테이션을 직접 진행하기도 했다.


금호타이어는 박 부사장이 영업총괄 임원으로서 선보인 첫 신상품 ‘에코윙S’를 시작으로 향후 친환경·고성능 제품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넥센타이어는 올 초 지주회사인 넥센을 설립하면서 강호찬 사장으로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지었다. 강 사장은 넥센 지분의 50.5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넥센은 강 사장의 취임 후 첫 반기 실적에서 전년 동기대비 각각 26.8%와 59.1% 늘어난 8,396억원의 매출, 1,0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타이어업계가 내수 경쟁에만 비중을 두었는데, 젊은 오너 체제로 전환하면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포화상태의 내수보다는 해외시장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2세들의 경영 실적은…
경영 바통을 이어받은 타이어 업계 2세들의 실적을 따져보면, 각자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한국타이어 조현범 사장과 강호찬 넥센타이어는 조로운 출발을 보인 반면, 금호타이어 박세창 부사장은 노사분규로 몸살을 앓으며 홍역을 치루고 있다.


일단 실적면에서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영업이익률은 13.7%와 12.5%를 기록해 7.1%에 그친 금호타이어에 비해 수익구조에서 한 걸음 앞서갔다. 2분기 들어서도 한국타이어는 매출 1조8천436억원, 영업이익 2천155억원의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도 11.6%로 여전히 높다.


넥센타이어는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시장의 위축 속에서도 실적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396억원과 1028억원으로 전년대비 26.8%와 59.1% 증가했다.


넥센타이어는 5500억원을 투자한 창녕공장이 지난 3월부터 가동에 들어가 생산능력도 늘렸다. 최근에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오토살롱 전시회에 신제품 포함해 총 40개 제품을 처음으로 출품하며 글로벌 타이어 딜러를 대상으로 수주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에 반해 금호타이어는 노조파업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이달 초 시작된 파업과 노사협상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부분파업으로 타이어 81만개에 달하는 생산 차질을 빚은 상태이고, 현재 8월5일까지 휴가에 돌입한 상황이라 노사갈등은 8월까지 이어지게 됐다. 워크아웃 중인 기업에서 2년 연속 파업이 발생하기는 금호타이어가 처음이다. 금호타이어는 노조 파업으로 66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는 당초 타이어 3사 가운데 가장 가파른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지만 파업으로 울상 짓게 됐다.


의욕적인 출발을 다짐했던 박 부사장은 파업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다들 한번 해보자고 기를 쓰며 노력하고 있는 와중에 사람 기운 빠지게 만드네”라고 하소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업계 2세 경영인의 한판 승부가 하반기 이후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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