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금융당국이 제1금융권의 불합리한 거액 연봉 논란으로 모든 금융지주와 은행의 임원 연봉 제도 점검에 돌입한 것과 관련, 전수 조사가 보험사와 증권사 등 ‘제2금융권’으로까지 확대돼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권의 수익성 악화로 순익이 줄고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CEO들의 연봉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어 조사를 착수하는 것.
이와 함께 금융감독원(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 전반에 대한 ‘성과보상체계’를 일제 점검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들의 성과보수 체계에 대한 여론의 눈총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수현 금감원장이 지난 16일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회사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고객 수수료를 올린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근본적인 수익 구조 및 금융권 CEO와 직원들의 연봉 체계에 먼저 변화를 두지 않고 고객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면서 금융권 ‘성과보상체계’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증권사 CEO 거액연봉, 성과체계 왜곡 논란
지난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보험·증권사 등 ‘제2금융권’의 임원 연봉을 책정할 때 ‘성과보상체계 모범기준’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전수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보험·증권사의 수익성은 하락하는데 CEO들이 실적과 관계없이 거액의 연봉을 받아 성과체계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임원보수가 회사 수익과 제대로 연동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실시된다.
금감원은 지난 2011년 일부 보험사의 성과 체계를 점검한 적은 있으나 이같이 대규모로 전수 조사에 착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임원모범기준 적용 대상에서 제2금융권이 제외될 수는 없다”며 “성과에 따른 보상은 임금체계의 기본원칙인 만큼 CEO가 솔선수범하고 있는지 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보험업계를 살펴보면 최근 저금리와 증시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CEO 평균 연봉이 10억원 이상인 보험사는 상당수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 기준 메리츠화재 등기이사의 평균 연봉은 32억2000만원, 삼성생명이 13억4400만원, 삼성화재가 11억8500만원, 현대해상이 11억7000만원이다.
일각에서는 10억원이 훌쩍 넘는 등기이사 평균 연봉 수준을 참고해볼 때, CEO의 평균 연봉은 이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기업공개를 하지 않는 교보생명 등 나머지 대형 보험사와 외국계 보험사를 포함해 10억원 이상 고액연봉 CEO가 1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CEO 연봉은 본인 외에는 모를 정도로 기밀 사항”이라며 “대형 보험사의 경우 성과급 등을 포함하면 20여억원 정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스톡옵션과 퇴직금까지 포함하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현재 보험사는 낮은 금리로 인해 자산운용 수익은 줄고, 업체 간 경쟁은 심화되는 등 수익성 악화로 순익이 감소하고 있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0회계연도에 6조원을 웃돌던 보험사 순익이 2011회계연도 5조8300억원, 2012회계연도 5조6200억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2012회계연도에서는 삼성화재, 한화생명,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이 전년보다 순익이 줄었다. 영업이익률에서도 생명·손해 보험사 모두 2%대로 떨어졌고, 운용자산이익률 역시 2012회계연도 3분기에 처음으로 4%대로 하락했다.
이 같은 수익감소에도 끝없이 오르기만 하는 보험사 CEO 연봉 논란에 금감원은 보험사 직원 연봉도 함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회계연도에 따르면 보험업계 최고 연봉은 현대해상이 86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삼성화재 8547만원, LIG손해보험 8221만원, 한화생명 7700만원, 삼성생명 7400만원 순이다. 이는 연봉이 가장 낮은 창구 직원까지 포함한 결과이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창구 직원을 뺀 일반 직원은 평균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권업계 경우도 마찬가지다.
증권사의 2012회계연도 순익은 1조2300억원으로 전년(2조2100억원) 대비 절반이 줄었다. 주식거래 거래수수료가 감소하고, 증권사 간 수수료 인하 출혈 경쟁이 수익성을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증권사 직원 평균 연봉은 아이엠투자증권이 1억46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KB투자증권이 9600만원, NH농협증권이 9300망원, 케이티비투자증권이 9200만원,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 9000만원으로 보통 9000만원대를 웃돌고 있는 수준이다.
◇금감원, ‘성과보상체계’ 전면 점검
이와 관련, 최수현 금감원장이 금융권 ‘성과보상체계’를 손볼 것이라고 말해 금융권 전반의 불합리한 CEO 거액 연봉 논란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 금감원장은 지난 16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전반에 걸쳐 성과보상체계를 재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회사 경영 실적에 따라 보상체계를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이날 ‘성과보상체계’에 대해 “경영 실적이 안 좋으면 보상도 내려가야 한다”며 “많이 벌면 더 받고 못 벌면 적게 받는 실적연계 성과 보상이 확립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외이사 같은 경우 은행별로 차이가 난다고 해봐야 몇 천만원 차인데 임원들은 몇 억원씩 차이가 난다”고 지적하면서 금융권 수익성 악화에도 여전히 임원들은 과거 수익성이 좋을 때와 마찬가지로 거액의 연봉을 받고 있는 것을 비판했다.
이에 관련업계에서는 향후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금융회사의 경우 수익성과 연계해 임원들의 연봉을 줄이고, 회사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CEO의 연봉이 계속해서 오른 금융사는 금감원의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 원장이 이와 함께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의 수익기반 확대를 돕기 위해 각종 수수료를 현실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수익 구조나 연봉체계에 대한 금융권의 자체적인 노력 없이 수수료만 올리는 것은 금융회사의 수익 악화 책임을 금융 소비자에게만 전가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입장이 전해지면서 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경비를 줄여야 한다”면서 “지주사 회장 연봉이라는 화두를 던진 것은 경비 측면의 문제”라고 말했지만 관련업계 및 금융 소비자들의 반발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감원은 일부 은행을 대상으로 성과보상체계 모범기준 현황을 조사해본 결과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돼 은행 임원의 거액 연봉에 대해 처음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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