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약제비 합리화방안’을 내놓으며 약제비 절감을 추진하자 제약업계에서는 현실을 무시하는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최근 보건의료미래위원회는 ‘제4차 전체위원회’를 열고 만성질환 예방·관리체계 구축, 약품비 합리화 및 건강보험·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등을 위한 논의를 가졌다.
김한중 미래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미래 의료비용의 합리적 재조정 필요성을 강조하며 장기적 시각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 의결된 ‘제3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ealth Plan 2020)의 주요골자인 ‘10년후 건강수명 75세로 늘리기’의 일환으로 만성질환 예방·관리체계 구축과 관련해 질병 사전예방책이 논의됐으며, 예산지원 등도 거론됐다.
또 약값 결정방식 등의 불합리성 등에 약품비 합리화를 위한 새로운 약가산정 방식도 논의됐다.
그러나 이에 제약업계의 반발이 만만찮다. 정부의 일방적인 약가인하 정책은 제약업계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신약개발의 의자조차 꺾는다는 것이다.
◇정부, “만성질환 예방책 나선다”
정부가 약제비 절감을 위한 본격 움직임에 나섰다.
최근 보건의료미래위원회(위원장 김한중 연세대 총장, 이하 미래위)는 만설질환 예방과 약품비 합리화 등을 위한 논의를 가졌다.

본 회의에 논의된 안건은 5개로 △미래 만성질환 예방·관리체계 개편 △약품비 지출 합리화 및 제약산업 발전 방안 등 2개의 심의안건과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편방향 △보험료 부과체계 개선방향 △의료기관 기능재정립 추진상황 및 향후 계획 등 3개의 보고안건이다. 특히 보험료 부과체계 개선방향과 의료기관 기능재정립 추진상황 및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내달 3일 개최되는 5차 회의에서 재논의 예정이다.
이번 추진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지난달 의결된 ‘제3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ealth Plan 2020)의 주요골자인 ‘10년후 건강수명 75세로 늘리기’ 일환의 정책이며 다른 하나는 ‘약제비 합리화 방안’으로 약품비 합리화를 위한 새로운 약가산정 제도 도입이다.
우선 ‘10년 뒤 건강수명 75세로 늘리기’와 관련하여 미래 만성질환 예방·관리체계 개편방안을 보면 당뇨·동맥경화 등 만성질환에 대해 사전예방을 통해 의료비를 절감한다는 취지다.
20세 이상 남성의 흡연율을 낮추고, 암 검진 수검률을 현재 50%대에서 80%로 올리는 등 사전예방을 위한 정책이 추진 예정이다.
이를 위해 건강증진사업의 예산지원 등을 통해 지자체의 자율성을 주자는 의견도 제기됐으며, 지난 3차 건강증진계획에서도 정부가 2015년까지 약 3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약제비 또 인하? “가만있지 않겠다”
또 하나의 논점은 바로 ‘약품비 지출 합리화 및 제약산업 발전 방안’과 관련된 ‘약제비 합리화 방안’ 추진이다.
이는 현재 약값 결정방식 등의 불합리성 및 불필요한 약품에 대한 과다 지출 등 문제가 거론됨에 따라 약품비 합리화를 위한 새로운 약가산정 방식을 도입하자는 의견이다.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특허가 만료된 신약은 현재 기존판매대비 80%에서 70%로 낮아지고, 복제약은 68%에서 56%로 가격인하 한다는 방침이다. 또, 일 년이 지나면 신약과 복제약 모두 기존 판매가 대비 50.4%로 통일한다는 방향이다.
그러나 이에 제약업계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결국 힘없는 제약업체를 상대로 포퓰리즘 정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제약업계는 리베이트 폭풍으로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많은 업체와 관련자들이 줄소환됐으며 이에 따라 제약업체의 움직임은 크게 위축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약제비 합리화방안’ 내놓는 것은 결국 힘 잃은 제약업계를 상대로 포퓰리즘 정책으로 펼친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약협회에 따르면 제약업계는 2007년 정부가 내놓은 ‘약제비 적정화방안’ 등 그 동안 추진해 온 약가인하 정책으로 약 2조원의 피해를 입었으며, 이번 정책이 도입될 경우 최대 3조원 가량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제약협회는 194개 회원사에 ‘추가 약가 인하는 건강보험과 제약산업을 공멸시킬 것입니다’라는 호소문을 배포했으며, 이에 100여개 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이 호소문에 서명을 마친 상태다. 이 호소문에는 무조건 반대가 아닌 ‘기등재목록정비사업이 끝나는 2014년 이후 검토해 달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협회는 이 서명서를 청와대·국회·보건복지부 등에 제출할 계획이다.
지난 2009년 추진된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사업’ 추진시에도 제약협회는 50개 회원사를 포함한 100여개 제약사 CEO들이 사업유보를 위한 호소문을 전재희 前복지부장관에게 제출한 바 있다.
제약업계는 당시 ‘기등재목록정비사업’ 유보를 호소하면서 ‘신약 연구개발(R&D) 확충’ ‘수출촉진 매진’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강조했지만 이번 ‘약제비 합리화방안’으로 인한 약가인하시 신약 연구개발을 위한 여력과 경쟁력을 상실할 뿐 아니라 의지마저 꺾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미래위, 장기적 시점에서… 업계 “신약개발 기대하지마”
이번 미래위 4차 회의에 보고된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편방향’과 ‘보험료 부과체계 개선방향’은 내달 3일 개최되는 5차 회의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또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우수성과 기업에 대해 인텐시브 부여 등 R&D사업 지원방안도 추진 중에 있다.
김한중 위원장은 “미래위의 목적은 사회적 논의를 통해 정부와 사회에 지속가능한 의료제도의 미래비전을 제시하는데 있다”며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에서 세부적 이슈와 이해관계 조정보다는 거시적인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약가인하 정책으로 제약업계 산업이 위태해지면서 소비자를 위한 약가인하 정책이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만약 정부가 우수기업 대상으로 R&D 지원을 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업체가 몇이나 되겠는가”라며 “(약이) 반값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것 자체가 무리고, 이는 결국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