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도 넘는 법규위반 ‘총체적 난국’

홍성민 / 기사승인 : 2013-07-26 18: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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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부실 백태’ 추적

“개인신용정보 부당조회·사망고객 대출계약까지”
골프장서 벌어들인 자금 은행장 쌈짓돈으로 쓰여?
지속되는 은행법 위반 삼진아웃 직전까지 몰려


▲ 서진원 은행원장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신한은행(은행장 서진원)의 불명예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최근 신한은행이 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무더기로 적발되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0월 29일부터 11월 30일까지 한 달 간 신한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한 결과 개인신용정보 부당조회, 금융거래 실명확인의무 및 비밀보장의무 위반, 특수관계인에 대한 지분투자 시 이사회 의결의무 위반 등 ‘은행법’ 등을 위반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여기에 지난 22일에는 신한은행이 이미 사망한 고객 수십 명의 대출 계약에 대해 기한을 연장하는가 하면 본인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예금을 내줬다가 적발돼 물의를 일으키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은행권에서 사망자 대출 기한 연장이 공식적으로 적발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인데다 신한은행은 이미 2차례 기관경고를 받은 바 있어 도를 넘는 잇단 영업행태로 인해 ‘총체적난국’에 빠진 상황이다.


◇사망자 26명 대출기한 무단연장, 대출금만 77억원

지난 22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신한은행의 종합검사 제재 공시안에 따르면 신한은행 21개 영업점은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이미 사망한 대출자 26명의 대출을 무단으로 기한연장 처리했다.

은행이 가계대출의 대출기한을 연장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고객으로부터 추가약정서를 받아야 한다. 자동연기 추가약정서를 받은 경우에는 고객에게 전화 등으로 확인한 후 기한 연장 등록을 해야 한다.

그러나 신한은행 21개 영업점에서는 이 같은 절차를 무시하고 대출자들이 사망한 사실도 모른 채 가계대출 36건(77억원)을 기한 연장해준 것이다.

일반적으로 은행은 대출상환기일에 맞춰 대출고객에게 미리 이메일, 문자 메시지, 안내문 등을 발송해 상환날짜를 통지하고 있다. 일부 대출고객 중 연락처가 바뀌는 경우에는 쉽게 연락이 닿지 않아 상환일 고지를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때가 있다. 이 경우 관행에 따라 연체가 발생할 시 곧장 연체 이자를 물리지 않고, 일정기간 동안 연락을 취한 후 그래도 연락이 닿지 않으면 그때 연체에 들어간다.

그러나 신한은행이 대출 연장을 확인 절차 없이 시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독당국이 직접 밝혀내면서 무분별한 행위에 대한 지적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관계자는 “규정에 맞지 않게 처리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대출 만기 한 달 전부터 관리에 들어가 고객들에게 꼭 연락을 준다. 그러고 나서 확인 절차를 거친다. 가끔 연락이 안 될 경우도 생기는데 이때 사망을 모른 채 지나가는 상황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금감원이 검사한 결과이기 때문에 더 할 말은 없지만 앞으로 더 주의하고 규정에 맞게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본인확인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고 돈을 내준 사실도 발각됐다.

은행은 통장 또는 인감 없이 예금을 지급하는 경우 예금주 본인이 은행을 방문해 전표를 직접 기재한 경우에만 예금을 내줄 수 있다. 반면 신한은행 8개 영업점에서는 지난 2010년 12월~2012년 8월 예금주 본인이 은행에 오지 않았고, 인감이나 통장이 없었는데도 고객 27명의 예금 56건을 지급했다. 또 26개 영업점에서는 도장 대신 서명거래 방식을 택한 예금주 211명에게 서명 일치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486건의 예금을 취급했다.

여기에 골프장 이용권 사용 과정에서 확보한 자금을 은행장의 쌈짓돈으로 활용한 사실도 적발됐다.

신한은행의 또 다른 부서는 2007년 2억원에 매입한 골프회원권의 예약대행 업무를 하면서 조성한 7350만원의 자금을 은행장 법인카드 결제계좌에 입금해 사용하는 등의 용도로 쓴 것이다.

고액의 자금세탁 의심 사례를 방치한 사실도 밝혀졌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한 고객의 요청으로 차명계좌 5개를 만들어줬다. 이 계좌에서 5회에 걸쳐 15억6600만원 입금됐고 60회에 걸쳐 소액 현금이나 자기앞수표로 전액이 출금됐다. 금감원은 이를 자금세탁행위 사안으로 의심됨에도 신한은행이 금융기관으로서 당국에 보고를 지연한 데 대해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법 10개 위반···‘과태료 8750만원 및 기관주의 조치’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17일 금감원의 종합검사 결과에 따라 과태료 8750만원과 기관주의 조치를 받았다.

임직원 65명에 대해서는 주의적 경고 상당 1명, 정직 1명, 감봉 6명, 견책 40명, 주의 17명 등 문책 조치를 내렸고 기타 관련 직원은 은행장에게 조치의뢰를 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은행법 등 관련 법규를 준수했는지에 대한 여부와 경영건전성 확보, 금융소비자 권익 침해사례 여부 등을 중점에 뒀다.

금감원의 주요 지적 사항을 보면 먼저, 신한은행은 고객들의 개인신용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한 사실이 적발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한 부서는 2010년 7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신한금융 사외이사를 지낸 양용웅 재일한국인본국투자협회장의 개인신용정보와 경영자문자료 횡령 혐의 등 자금추적 과정에서 고객 동의 없이 개인신용정보를 329회 조회했다. 또 신한은행 직원 50명은 개인적인 목적으로 개인신용정보를 무려 1,292회 부당 조회했다.

법규상 은행직원들은 개인신용정보를 상거래 관계의 설정 및 유지 여부 등을 판단해 고객 동의가 있을 시에만 조회할 수 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개인신용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하고 제3자에게까지 신용정보를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금융거래 실명확인의무 및 비밀보장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

은행은 금융거래 시 명의인의 실명확인증표 등으로 실명을 확인해야 하고, 고객의 금융거래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해서는 안 됨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의 한 영업지점은 지난 2005년 3월부터 2009년 2월 사이 계좌 개설(5개)와 자기앞수표 수납(494장) 및 발행(60장) 과정에서 실명을 확인하지 않았다. 또 2010년 9월에는 고객의 금융거래정보를 예금주 동의 없이 타인의 요청을 받아 제공했다.

부당환전을 통한 실명확인 의무 회피 사실도 드러났다.

100만원을 초과하는 외국통화를 매입할 때 실명을 확인해야 하지만 신한은행의 한 영업지점은 2009년 5월 산하 지점에서 3천만엔(3억3000만원)을 100만원 이하로 분할 환전해 실명확인의무를 회피했다. 특히 해당 거래가 자금세탁행위로 의심되는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의심스런 거래보고(STR)는 물론 외국환거래법상 신고대상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은행장(이사)의 감사위원회 보고도 지키지 않았다.

은행장은 은행에 현저하게 손해를 미칠 염려가 있는 사실을 발견했을 시에는 즉시 감사위원회에 보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신한은행 은행장은 2010년 9월경 전 행장의 배임혐의 고소와 관련, 감사위원회에 사실을 발견하는 즉시 보고 하지 않은 것이다.


◇법규 위반도 모자라 연수경비 보험사에 떠넘기는 ‘갑(甲)질’ 행위

신한은행이 ‘갑의 횡포’를 부린 사실도 드러났다.

신한은행은 보험 단체 계약을 대가로 을의 위치에 있는 보험사에게 자사 직원의 해외 연수 경비를 떠넘겨 이득을 챙긴 것. 신한은행의 한 부서는 그룹 내 A보험사와 보험 계약을 한 뒤 그 대가로 총 3차례에 걸쳐 직원의 해외 연수비용 1억6200만원을 A보험사가 내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2005년에 A보험사의 보험 상품에 대한 캠페인을 벌인 결과, 1차 때 5~6월 실적 우수자를 포함한 총 46명의 직원을 베트남, 중국, 필리핀에 연수 보냈다. 당시 5300만원의 연수비용을 A보험사가 부담했다. 같은 해 2차 캠페인 때도 8~10월 실적 우수자 35명과 우수지점 점포장 26명을 이집트와 태국으로 연수를 보내 각각 6100만원, 3000만원 등 총 61명의 해외연수비용 9100만원을 A보험사에 넘겼다.

이에 신한은행 관계자는 “보험사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정확히 아는 바가 없다. 이 일은 예전에 일어났던 일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파생상품(기초자산의 가치 변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금융 상품)의 회계를 부당하게 처리한 사실도 들통 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스왑거래의 만기해지 시에는 수취(지급)한 대가와 장부가액과의 차약을 손익으로 계상하고, 단일계약으로 구매(판매)한 주가지수옵션은 하나의 자산 또는 부채로 계상해야 한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이를 총액으로 계산하고 단일 주가지수 옵션을 편의상 수종의 옵션으로 분리·평가해 자산과 부채로 총액 계상해 2010년과 2011년 영업수익과 비용을 2조3461억원, 9924억원으로 과대계상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특수관계인의 발행 지분투자 시 이사회 의결의무 등 위반 ▲여신심사 과정 부주의로 고객에게 대규모 손실 초래 ▲집단대출 약정서 임의변경 ▲영업지점의 여수신 업무 시 불철저 등 위반 행위가 적발됐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예·적금을 담보로 취득하고도 이를 대출금리에 반영하지 않은 관행을 개선하고 과다 수취한 이자를 환급토록 조치했다. 또 이자율스완 연계 대출상품을 취급할 때 거래비용 등 고객의 잠재적인 손실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위험요인을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개선하도록 했다.


이번 금감원의 종합검사 결과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렇다 할 말은 없다.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위반 사실에 대해서는 앞으로 규정에 맞게 주의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0년 11월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금융실명제 위반으로 종합검사에서 1차 기관경고를 받았고, 지난해 7월에는 1년간 발생한 금융사고로 손실예상금액이 503억원에 달해 사회적 물의를 야기했다는 이유로 2차 기관경고를 받은 바 있다. 이번 에도 기관경고가 떨어지면 금감원의 ‘3년 내 3회 이상 기관경고 시 영업지접 폐쇄 또는 영업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하는 규정에 걸려 삼진아웃 당할 뻔했지만 과태료 부과 및 기관주의에 머물러 위기를 모면했다.

그러나 최근 은행 임원 거액 연봉 논란으로 금감원의 전수조사가 실시되는 등 잇단 논란에 국민의 신뢰를 잃을 위기에 처하며 신한은행이 위신은 점점 땅으로 추락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번 검사를 금융당국이 직접 밝힌 만큼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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