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VS업계'...마일리지 車보험 '딴 생각'

토요경제 / 기사승인 : 2011-07-15 14: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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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업계 공동 TF 내달 구성, ‘최종합의’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의 도입 여부를 둘러싸고 말들이 무성하다. 정부는 추진 의지를 밝혔지만, 금융당국이나 업계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최근 발표한 ‘1차 지속가능 국가교통물류발전 기본계획’에서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마일리지 보험은 주행거리가 많은 자동차는 사고율이 높다고 보고 보험료를 더 내게 하고, 반대로 주행거리가 짧은 차는 보험료를 줄여주는 자동차보험이다.

국토부는 자동차 주행거리 감축을 통해 교통 부문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이미 시행 중이어서 국내 도입에 큰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이를 위해 자동차 주행거리와 사고율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국토부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당사자인 손해보험업계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관계당국인 금융감독원도 신중한 모습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취지는 좋지만 많은 논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 제도 도입이 가져올 반향에 대해 충분히 검토한 후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머뭇거리는 이유는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우려 때문이다.


◇업계, 비용감소?부담 측면 우려

자가용이 있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라면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을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영업사원이나 자영업자 등 차량 이용이 많은 사람들은 강력하게 반대할 수 있다. 가뜩이나 자영업자들의 사정이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이들의 반발을 무마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보험 가입자의 모럴 해저드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주행기록 조작 등을 통해 보험료를 덜 내려는 가입자가 생겨날 수 있다.
손보업계는 비용이나 수익 감소 측면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는데 마일리지 보험에 필요한 차량운행정보 확인장치(OBD) 시스템과 인력 등을 갖추려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요일제 보험도 취지는 좋지만 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손보사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비용 보전 등 지원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보험을 실행하려면 OBD장치를 달아야 하는데 누가 달아주느냐 문제”라면서 “고객 보고 달라고 하면 싸진 보험료나 장치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별 차이가 없다. 반대로 보험사에서 달아주면 보험사 입장에서도 부담된다. 또한 일부 소비자들을 위해 시스템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 적인 면에서도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보험연구원의 기승도 박사는 “자동차사고나 대기오염 감소 등으로 마일리지 보험 도입은 3조원이 넘는 사회적 비용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며 “하지만 여러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만큼 공청회 등 충분한 논의를 거쳐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주행거리 감소효과로 사회적 비용 절감

한편 금융감독원은 올 2월 마일리지 보험 도입추진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차 보험에도 사용한 만큼 내는 ‘페이고(pay-as-you-go) 원칙’을 적용해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산정하는 ‘마일리지 보험’ 도입이 필요하다”며 “연내 준비 과정을 거쳐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일리지 보험은 미리 약정한 주행거리 이내이면 일반 자동차보험보다 할인된 기본보험료만 내면 되지만 약정거리를 넘어서면 초과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의 상품이다.
현행 자동차 보험상품에서 주행거리는 보험료 산정의 고려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마일리지 보험이 도입되면 자동차 운행을 거의 하지 않거나 차량을 다수 소유하고 있는 운전자들이 할인 혜택을 볼 것으로 금감원은 기대했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올해 처음 출시됐다. 미국의 마일리지 보험상품은 1년에 2000마일(약 3200㎞) 이하 거리를 주행하는 운전자는 6개월 동안 자동차 보험료의 45%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감원은 마일리지 보험이 활성화되면 차량을 직접 운행하는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늘고, 차량 운행이 줄어들면서 자동차 사고가 감소하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또 보험사들이 마일리지 보험 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할인분을 일반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전가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할 계획도 밝힌바 있다.
보험 업계에 따르면 마일리지 보험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이 이르면 다음달에 구성된다. TF팀이 구성되면 내년 초 상품출시를 목표로 논의를 본격화한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어떤 방식으로 도입하느냐를 결정하기 위해 국토해양부와 금융감독원ㆍ보험연구원ㆍ손해보험사 등이 참여하는 TF팀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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