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앓았던 보험업계에 새 봄을 앞두고 또다시 구조조정 한파가 매섭게 몰아닥칠 전망이다. 우선 메리츠화재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이로 인한 역마진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 결국 희망퇴직 카드를 집어들었다. 아울러 치솟는 손해율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영업손실을 감당키 어려운 하이카다이렉트를 모기업 현대해상이 통합키로 결정했다. 또 보험업계는 각종 사업비를 급격히 줄이고 있는데 당장 마케팅 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 <편집자 주>
지난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을 필두로 대규모 생명보험회사들의 구조조정이 단행된 가운데 올 들어 손해보험사들의 구조조정이 뒤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지속되는 저금리 추세로 대규모 역마진 발생으로 위기로 몰리는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상을 비롯해 공시이율 하향 조정 및 해외 투자처 발굴에 나서고 있으나 위기 탈출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당장 불요불급한 사업비부터 줄이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저금리 하에서 자산운용이 쉽지 않아 최근 손해율이 상승하고 있는 일부 업체는 막대한 영업손실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최후의 수단이라고는 하지만 당장 자구노력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어 생·손보업계 모두 구조조정을 통한 감원카드를 집어드는 상호아이 연출되고 있다. 당장 조직 내 반발과 동요 등 우려를 야기하고 있으나 실익 없는 해외진출도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틈새시장도 변변치 않은 여건이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딜레마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예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저금리의 저주가 보험업계는 물론 금융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자산운용 문제는 물론 회사마다 필요한 사업비까지 줄이고 있어 향후 영업이 큰 문제"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선진국에 비해 금융당국의 규제가 심하다"며 "중국 진출을 위한 규제완화 요청을 묵살하고서 시기를 놓친 지금 해외진출을 압박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토로했다. 이는 최근 금융당국이 보험사를 비롯한 금융기관의 해외진출을 독려하고 있는데 따른 불만으로 보이는데 각 기관은 마지못해 연락처 수준의 해외사무소만 개설하는 실정이다.
본격적인 해외영업은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현지업체에 밀리고 시스템에서 뒤지고 있는 개도국에선 진출에 따른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해외진출은 결국 '속 빈 강정'이라는 것이 보험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심지어 일부라도 금리인상이 이뤄지지 못하면 올해 보험업계는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과 여론이 팽배하고 있기도 하다.
□ 메리츠화재 희망퇴직에 관심집중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중장기 사업구조 체질개선 등을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통해 메리츠화재는 전사적 사업비 절감노력을 경주하고, 업무 효율을 개선과 수익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마련된 재원을 장기 인보험 등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희망퇴직은 현재 접수를 받고 있는데 희망퇴직자에게는 직급과 근속연수를 감안해 최대 32개월분 표준연봉과 자녀 학자금 최대 1000만원, 전직지원 프로그램 교육위탁 등 혜택이 부여된다. 8년차 직원이면 퇴직시 2억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메리츠화재 전체 임원들도 연봉의 20%를 일괄 삭감해 고통분담에 나선다.
이에 앞서 메리츠화재는 경영실적 악화를 이유로 작년말 임원 구조조정을 우선 단행해 남재호 전 대표가 불과 9개월만에 퇴진하고 임원진의 절반 정도인 15명이 해임된 바 있다. 이미 상당수 직원들이 위기감에 휩싸여 조직 내에서 동요가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현재 희망퇴직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500명 정도가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예상치라고 하지만 이 같은 감원규모는 2014년 9월 기준 메리츠화재 전체직원 2608명의 20%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와중에 손보업계에선 지난해 구조조정을 실시한 MG손보를 제외한 다른 손보업체들로 희망퇴직이 확산될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손보업계는 지난해 삼성생명을 비롯해 한화생명·교보생명·ING생명·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미래에셋생명·에이스생명 등 생보업계가 대규모 감원을 실시한 만큼, 파장이 올해는 손보업계로 번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 '구원투수' 등판 김용범 사장 역할 주목
인위적 감원 등 일련의 경쟁력 강화전략은 메리츠화재가 절실한 수익원 발굴과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서 매매수수료 수입에만 의존해온 증권업계 전반이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무려 4000여명이 현장을 떠난 증권업계에서 메리츠종금증권에 새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 수익성을 향상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사장이 작년말 메리츠화재로 전격 투입된 것은 앞으로 회사의 수익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해 사업구조 개선작업에 착수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당장 김 사장은 취임직후 시작한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달 5일 퇴직신청 접수를 끝내고 오는 9일 최종 퇴직인원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메리츠화재가 높은 직급과 고령 인력구조로 인건비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면 경쟁력 강화가 힘들다는 판단 하에 임원들을 해임하고 조직개편을 실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업계 일각에선 후속조치로 진행되는 이번 메리츠화재의 희망퇴직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같은 상황에 처한 손보업계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작년 매출이 전년대비 5.8% 신장한 5조2000억원이었으나 당기순이익이 2013년 4월부터 12월까지 FY(회계연도)2013 기준 9개월치도 못 미친 1127억원을 기록했다. 따라서 이번 희망퇴직 사례가 업황부진에 따른 일시적 실적개선 효과만 노리고 실시하는 것이 아닌 실질적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특히 김용범 사장은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성과 위주의 인사원칙과 함께 업무혁신을 추진중인데 대면결재 최소화·오후 6시 정시퇴근·PC 오프제 등을 주문하고, 불필요한 보고서 작성 및 결제를 과감히 철폐했다. 이는 무엇보다 형식적인 보고 및 결재와 야근 등이 업무 효율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실시되고 있는 문자메시지 보고는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 같은 듯 다른 손보업계 구조조정
메리츠화재에 한발 앞서 MG손보는 지난해 12월 희망퇴직을 단행했는데 전형적인 역피라미드형 직급구조가 해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모두 29명의 임직원들이 퇴직했지만 63년생이상 재직기간 25년이상이 대상으로 선정됐고, 퇴직금과 별도로 2년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지급하며 학자금 지원도 2년 연장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또한 현대해상과 하이카다이렉트는 오는 6월 통합을 앞두고 있는데 당장 손해율이 치솟는 가운데 하이카다이렉트의 부진한 실적부진 때문이지만 직원 모두 고용이 승계될 예정이다. 양사는 고객데이터베이스 상호연계를 통해 마케팅 활성화와 함께 관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 개선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통합 브랜드와 보상체제를 구축하면서 향후 서비스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하이카다이렉트는 현대해상이 전액 출자해 2005년 설립된 온라인 자동차보험전문 보험사인데 올 들어 운전자보험까지 취급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누계 매출액이 4120억원에 달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치솟는 자동차보험 손해율로 늘어난는 영업적자가 작년 9월말을 기준으로 6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안고 있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에선 현대해상과 하이카다이렉트간 통합은 시너지효과를 노린다기보다 는 손해율 상승으로 부진한 자회사 실적을 모기업이 떠안게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른 온라인 자동차보험 전문업체 역시 같은 고민을 안고 있기 때문에 이번 통합계획이 눈길을 끌고 있기도 하다.
□ 감원 칼바람 과연 언제까지 가나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과 최근 경영여건 등을 감안하면 올해도 생·손보를 막론하고 많은 회사들이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지난해 대형 생보사 위주로 감원이 이뤄진데 이어 중소형 손보사들이 인력 감축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생보업계 '빅 3'는 물론 ING생명과 우리아비바생명·미래에셋생명·에이스생명 등 외국계 및 중소사도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특히 작년 실시된 금융·보험업계의 구조조정에 따라 국내 전체 취업자수가 12년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하고 고용률 역시 향상된데반해 금융·보험업계는 2만6000명이 감소했다.
구조조정의 바람이 매서웠던 만큼 고용에도 영향을 미친 것인데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취업자는 2559만9000명으로 전년대비 53만3000명이 늘어 2002년 59만7000명이래 최대수준을 기록했다. 15세이상 전체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인 고용률 역시 60.2%로 전년보다 0.7%P 상승해 1997년 60.9%을 보인 이래 최고 기록을 나타냈으며, OECD 기준인 15세이상 64세미만 고용률은 65.3%에 달해 같은 기간 0.9%P 올랐다.
전년대비 취업자 증가폭은 2010년 32만3000명에서 2011년 41만5000명, 2012년 43만7000명으로 늘어나다가 2013년 38만6000명으로 일시 감소했으나 2014년 증가세로 반전됐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전년보다 23만9000명, 60세이상은 20만명이 늘어난 반면 인구 자체가 줄어든 영향으로 30대는 2만1000명 감소한 반면 다른 연령대는 모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이 14만6000명으로 전년대비 3.5%를 늘었고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이 13만9000명으로 8.9%, 도소매업이 13만2000명, 3.6% 수준이었다. 숙박·음식점업은 12만7000명으로 6.4% 증가하며 전년보다 취업자가 늘었으나 농림어업은 6만8000명이 줄어 4.5% 감소율을 보였고 2만6000명이 감소한 금융 및 보험업은 3.0%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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