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현지시각) 애플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르바 부에나센터에서 아이폰5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아이폰5는 더 커지고 더 빨라졌지만, 더 얇아지고 더 가벼워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2’에서 ‘갤럭시 노트2’를 전격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올 연말시즌 이 둘이 가장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은 그간 꾸준히 쌓아온 감성에 최신기술을 입혔다면 삼성은 반대로 최신기술을 바탕으로 감성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 단말기 시장은 크게 애플과 삼성으로 양분돼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이들의 경쟁은 일반 소매시장, 통신시장, 심지어 법원에서까지 이뤄지고 있다.
이들 모두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이러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이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는 ‘최신’기술 경쟁이 펼쳐지고 있으며 아시아, 아프리카와 같은 신흥시장역시 빠르게 스마트폰으로 전환되는 추세에 있다.
애플과 삼성의 경쟁은 올 연말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 연말 시즌을 겨냥, 애플은 ‘아이폰5’를, 삼성은 ‘갤럭시 노트2’를 전면에 내걸고 정면 승부에 돌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둘 모두 양사의 기술과 디자인, 철학 등이 결집된 플래그쉽 기기로 주목받으며 정면 대결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펼쳐나가고 있다.
◇ 확연히 다른 두 기기
먼저 전쟁의 포문을 연 쪽은 삼성이다. 삼성은 앞서 지난달 29일 유럽 가전전시회 IFA 2012에서 갤럭시 노트2를 공개하고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갤럭시 노트2는 전작인 갤럭시 노트의 핵심인 ‘S펜’을 계승하고 디자인은 자사의 또 다른 플래그쉽 모델인 갤럭시S3의 연장선을 선택했다.
갤럭시 노트2는 다소 실험적인 모델이었던 전작 갤럭시 노트에서 맛본 성공에 갤럭시S3에서 완성된 ‘패밀리룩’을 덧씌워 진정한 의미의 플래그쉽 모델로 탄생했다. 갤럭시 노트가 호평을 받으며 삼성으로선 다소 의외의 성공을 가져다 준 만큼 이를 수성하려는 삼성의 의지가 엿보인다.
애플의 ‘아이폰5’ 또한 전작에서 외양적으로 전작인 ‘아이폰4S’에서 크게 변화한 모습은 아니나 내부적으로는 크게 향상된 모습이다. 그러나 아이폰5는 전작보다 더 커진 디스플레이, 더 얇은 두께, 더 빠른 속도를 갖췄지만 놀랍게도 배터리 시간은 오히려 증가했다. 심지어 무게도 줄어들었다.
일단 화면비율이 기존 3:2 크기에서 16:9로 변화됐다. 하지만 해상도 또한 커진 관계로 여전히 인치당 화소 수는 기존과 같은 ‘레티나’ 디스플레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인셀디스플레이를 사용, 더 얇은 두께를 실현했다.
내부적으로는 4세대 이동통신망인 롱텀에볼루션(LTE) 지원이 눈에 띈다. 그동안 지원여부를 놓고 많은 루머가 오갔지만 애플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전 세계적으로 LTE가 보급될 것이란 전망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애플은 “여기에 더욱 향상된 AP인 A6칩을 사용, 최고 2배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더욱 향상된 카메라와 촬영 기능을 강화,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는 재미를 한층 더 크게 느낄 수 있게 됐다. 이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빈도에서 사진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 지향점이 다르다
사실 따지고 보면 두 기기 간에 공통점은 많지 않다. 노트 시리즈가 내세우는 강점은 5.5인치의 대화면과 ‘S펜’으로 불리는 일본 와콤社의 디지털 필기 기술이다. 노트 시리즈는 국내에서는 항상 ‘빽’을 휴대하는 습성이 있는 많은 여성 사용자들에게 어필한 측면이 크다.
반면 아이폰의 강점은 한손으로 조작 가능한 작은 크기에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여기에 풍부한 앱 생태계와 ‘시리’로 명명된 음성명령 기능들을 들 수 있다. 또 다소 개방적이지만 복잡한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대비되는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 iOS는 폐쇄적이지만 특유의 안정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부분이다.
사실 IT관련 종사자나 특별히 이쪽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는 문제다. 갤럭시 노트에서 가능한 것이 아이폰에서는 불가능하고 아이폰에서 가능한 것이 갤럭시 노트에서는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는 두 기기가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단순히 ‘대결’ 구도로 보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이들 대결의 관전 포인트는 단순히 ‘점유율’ 경쟁이 아닌, 스마트폰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사용자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스마트폰의 진화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게 된다.
갤럭시 노트의 필기기능은 과거 PDA시절의 ‘비즈니스’적 용도에 개인 사용자를 위한 ‘낙서’기능의 추가라는 관점으로 볼 수 있다. 과거 ‘스타일러스’로 대변되는 ‘펜 터치’ 스마트폰들이 팔리던 시절 아이폰은 “펜은 필요 없다”며 손가락을 이용한 멀티터치 기술을 선보였고 시장에서 펜은 퇴출됐다.
하지만 갤럭시 노트의 등장으로 펜은 기사회생의 계기를 맞이했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아이패드’의 등장 덕분이다. 애플의 아이패드는 ‘태블릿PC’라는 제품군을 만들어 냈고 이후 아이패드보다 작은 크기인 7인치 갤럭시탭 등을 거쳐 지금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중간에 위치한 5인치대의 ‘패블릿’이 시장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갤럭시 노트가 있다. 갤럭시 노트는 다소 복고적인 ‘펜’을 되살려냄과 동시에 여기에 일상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낙서’라는 감성을 스마트폰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 시도는 시장에서 먹혀들었다.
◇ 스마트폰 ‘트렌드’ 결정전
현실적으로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두 기기는 필연적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 미디어들은 이미 애플대 삼성의 대결구도를 그려냈고 이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이 대결은 승자와 패자로 갈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몇 가지 지점에서 추측이 가능한데, 애플이 북미시장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 삼성은 유럽시장에서 다소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즉 경쟁시장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또 아이폰의 ‘크기’와, 갤럭시 노트2의 ‘펜’은 거의 완전히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다. 즉 대상 사용자층이 많이 겹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들의 대결을 주목하고 있는 것은 미디어나 소비자들만이 아니다. LG나 HTC 또한 이들의 대결을 관심 있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현 시대에서 애플과 삼성이라는 양사의 대결이 스마트폰의 ‘트렌드’를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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