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계에선 AIA생명을 중심으로 치열한 설계사 뺏기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급기야는 설계사를 대거 빼앗긴 메트라이프가 AIA생명에 150억 원대 고소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생보업계는 스카웃과 관련된 소송까지 나올 정도로 심각성이 대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소송까지 진행하는 것은 추가 이탈을 막겠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메트라이프 역시 지난달부터 타사 경력 설계사를 대상으로 모집 시책을 내걸고 공격적인 스카우트에 나서는 등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지난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생명은 “실적 좋은 보험설계사를 대규모로 빼내가 영업을 방해했다”며 AIA생명 등을 상대로 한 총 150억원을 요구하는 소장을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했다.
메트라이프는 “AIA생명은 지점장 급에게 이직 첫해에만 연봉의 2.5배에 달하는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올해 3~4월부터 메트라이프생명의 보험설계사를 상대로 조직적이고 공격적인 유인 캠페인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7월부터 8월에 걸쳐 가장 실적이 좋은 지점의 직원 160명 중 127명을 유인하는 등 모두 450여명이 옮겨가 지점 자체가 와해되고 영업이 심각하게 방해받았다”고 주장했다.
메트라이프는 AIA생명이 최근 몇 년간 시장에서 실적이 부진하자 경쟁 보험사의 설계사들을 빼가는 공격적 프로젝트를 벌였다고 밝히며 AIA는 물론 우리 회사에 근무하다 AIA로 이직한 후 보험설계사를 유인하는 데 가담한 전 직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AIA생명의 공격적 모집은 메트라이프 뿐 아니라 ING생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ING생명의 경우 지난 3월 청주의 한 지점에서 50~60명이 한꺼번에 AIA생명으로 옮겨가 ING생명이 자료를 확보해 금융당국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 메트라이프 “우리도 뺏는다”
그러나 메트라이프 역시 인력 보강을 위해 8월부터 12월까지 고능률 설계사를 영입하기 위한 시책을 대대적으로 내건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책 내용에 따르면 메트라이프는 오는 12월까지 전직 소득 7000만 원 이상의 설계사가 영입되면 1~3월차에는 소득이외에 월 600만원, 4~6월차에는 400만원을 지급한다. 또 위촉 후 실적 누계에 따라 1년차에는 5000만원, 2년차에는 9000만원을 보장한다는 내용으로 직전 소득이 3억원 이상인 경우 월 최대 1200~1500만원 수준까지 올라간다.
또 리크루팅을 한 매니저는 1명당 200만원을, 6개월 동안 영입한 설계사의 실적에 따라 매니저에게 최고 800만원까지 수당을 지급한다. 즉 리크루팅을 많이 할수록 매니저들의 수당이 크게 늘어나는 구조이다.
메트라이프는 특히 100여명의 설계사가 근무 중인 대형지점 MGA지점 9곳을 앞세워 영업실적이 높은 고능률 설계사를 대상으로 리크루팅을 펼치고 있으며, 일부 지점에선 매니저 수당의 일부를 영입한 설계사에게 주도록 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정당한 영업조직 구축이 아닌 방법은 안정적인 영업조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막대한 사업비 부담은 물론 설계사들의 고객들에 대한 충성도도 떨어지게 되고 설계사 정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고객 관리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보험 판매 채널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여전히 설계사를 통한 영업이 우세해 스카우트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설계사 스카우트는 영업력 확대 차원에서 진행될 수는 있지만 고액의 비용을 들인다거나 상대방 회사에 지대한 손실을 끼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일과 더불어 앞으로 외국계 생보사 뿐 아니라 대형사·농협 등으로 설계사의 스카웃 경쟁이 점점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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