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후계자 찾는다

토요경제 / 기사승인 : 2007-05-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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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꼬마까지…600여명 지원. 기회 포착하는 독특한 기질 필요

지난달 세계 최고의 가치투자자 워런 버핏은 '버핏 후계자 모집' 공고를 냈다. 자신을 대신해 버크셔헤서웨이의 최고투자운영자(CIO) 역할을 해낼 사람을 찾는 것.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핏 후계자 모집에 600명 가량의 지원자가 몰렸다고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4살배기 꼬마에서부터 학생, 엔지니어, 이코노미스트에 이르기까지 지원자들의 경력은 모집 방식만큼이나 독특하다.

버핏은 면접을 거쳐 1~2명을 고른 뒤 100억 달러를 주며 실전투자를 통해 후계자를 최종확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하의 현인’이며 빌게이츠 다음으로 세계 2위 부자인 워런 버핏이 후계자를 찾아 나선데는 이유가 있다. '사회사랑'이 그것이다.

버핏은 거액을 사회단체에 기부하기로 하는 등 부의 '사회환원'에 열정적이다. 지난해 6월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지분 85% 이상(당시 가치 440억달러)을 빌&멜린다 재단을 비롯한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공언했다.

후계자 찾기는 고령의 가장이 사후를 대비, 재산문제를 정리하려는 성격도 있다. 버핏은 버크셔 지분 이외의 나머지 재산도 모두 사회에 기부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자신의 생일에 재혼도 했다. 이렇게 자신의 사회환원 약속과 재혼으로 있을지 모르는 재산권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려는 것이다.

버핏은 3월 1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CIO 자질을 밝혔다. 그는 △독립적 사고 △안정된 감수성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에 대한 예리한 이해력 등의 능력을 제시했다.

버핏과 40년 이상 함께 일한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은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않고 절호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기 위해서는 남다른 독특한 기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워런 버핏은 최근의 한 인터뷰에서 "결국은 '아메리칸아이돌(American Idol)'과 비슷한 방식으로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메리칸아이돌은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으로 가수 지망생들이 참여, 실력을 뽐내고 소수의 지원자가 데뷔 기회를 얻는 식으로 진행된다.

버핏은 수백명의 지원자 중 1~2명의 적임자를 뽑을 생각이다. 특정 기업체 사장과 짧은 대화만 해보고도 기업 인수 판단을 내리는 그는 "처음 보는 사람도 재빨리 읽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선 버핏은 다음 주 버크셔의 연례 주총 이후 모든 지원서를 성의 있게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그중에서 최소 10년 이상의 투자 경력을 지닌 20명의 지원자가 추려진다.

투자 성향 검증을 추가로 거친 후 최종 선발된 1~2명의 지원자는 최대 100억달러를 시험 투자한다. 버크셔 전체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담당하기 전에 실전 투자 능력을 검증하는 과정인 셈.

전문 투자자, 엔지니어, 이코노미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력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코노미스트인 한 지원자는 "버크셔가 투자하고 있는 주식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검증하지 않은 기업의 주식은 매입하지 않는다"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어필했다. 라우스 코스텐바우어 이코노미스트는 자신의 요가 노하우를 투자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색적인 주장을 폈다.

그러나 지원자 중에는 버핏의 의도를 잘못 이해한 이들이 상당수 있었다. 버핏은 실전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실전용'을 원한 반면 지원자 중에는 투자기법을 배우려는 이들이 일부 포함된 것.

4살배기 꼬마도 지원자 중 하나였다. 오레곤주의 한 변호사는 자신의 4살 난 아들이 용돈이나 목욕 등 여러 분야에서 탁월한 협상실력을 발휘한다며 추천했다. 버핏은 이들을 의식한 듯, "나는 가르칠 사람을 찾는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서울=머니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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