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성과연봉제 저지를 위해 약 34개 금융노조는 23일, 총파업을 벌였다.
정부와 사측은 공공부문의 비효율성을 근거로 성과연봉제 도입 필요성을 주장한다. 공공성 강화 차원에 비춰본다면 꽤 그럴싸한 주장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공공부문에 맞지 않는 어설픈 경쟁논리 방식 도입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성과연봉제가 도입된 일부 공공기관은 과잉진료가 남발하고 있으며 안전관리 영역 외주화로 인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만 비춰 봐도 이미 그 폐해가 어느 정도 예상된다.
성과주의 경영은 지표화하기 어려운 협력과 협업 가치를 축출한다는 논리에 직면하곤 한다. 즉 조직이나 기관 전체의 경제적 성과를 높인다는 명분으로 추진한 제도지만 근로자들에게는 오히려 경제적 비효율성을 낳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2005년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성과 연봉제 도입은 오히려 불필요한 인건비와 행정비를 산출해냈고, 직원들은 평가 공정성 문제를 지적하며 깊은 회의감에 빠져야 했다. 그뿐만 아니라 맹목적 ‘성과 만능주의’를 강요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했다.
공공기관의 특성에 맞는 성과관리를 하기란 그만큼 어렵다. ‘성과’란 곧 ‘이윤’을 뜻한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한다는 정부 발표에 노동자들은 이윤을 바탕으로 한 척도 내에서 과연 얼마만큼 공공성이 지켜질 수 있을지 염려한다.
성과연봉제 도입은 단순 임금이 줄어드는 것 때문에 노조로부터 반대되는 것이 아니다. 이로 인해 임금 격차가 벌어지고 저성과자가 퇴출당하는 등 안정적인 일자리가 위태롭게 바뀌는 데서 오는 우려의 목소리다.
물론 노사를 막론하고 호봉제 아래 무임승차 직원이 늘고 생산성이 저하된다는 정부의 입장도 충분히 납득할만한 부분이 있다. 또한 무조건적인 반대로 과민 반응을 보인 노조의 입장도 아쉬움이 남기는 매한가지다.
하지만 이렇게 실로 중요한 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 및 노사 간 논의를 전혀 거치지 않고 이사회 의결만으로 성과연봉제를 가결시킨 정부의 처사는 부실한 처사임이 분명하다.
금융사 위기는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성과연봉제를 위기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면 서로의 입장만 내세워 노사 간 감정 대립으로 위기를 키우기보다 성과주의 확산으로 금융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며 어떤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일이 먼저다.
공공성 약화로 인한 비용과 피해는 결국 절대 다수 서민의 몫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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