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09-14 1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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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ㆍ안철수 단일화 ‘안개 속으로’

“이번에도 문재인 후보가 득표율 1위 차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다루는 언론 매체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다. 문 후보의 독보적인 1위가 계속되면서,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굳혀져가는 모양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계속되던 지지율 고공행진이 ‘인혁당 발언’ 논란 탓에 주춤하면서 문 후보의 지지율은 더욱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 정계의 관심은 잠재적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과의 단일화 여부 및 그 과정에 집중되고 있다.


◇ 文 지지율↑… 관심사는 ‘단일화’
문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는 여론조사 결과에서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구 리얼미터는 지난 11~12일 전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선 다자대결에서 박근혜 후보가 전일(42.7%)보다 1.8%p하락한 40.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안철수 원장은 전일(21.9%)보다 1.4%p 상승한 23.3%, 문재인 후보는 전일(19.0%)보다 1.3%p 상승한 20.3%를 기록했다.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원장의 양자대결에서도 박 후보는 전일보다 3.3%p하락한 47.3%에 그친 반면 안철수 원장은 전일보다 0.2%p 상승한 44.1%를 기록했다. ‘박근혜-문재인’ 양자대결에서도 박 후보는 전일보다 3.0%p하락한 48.0%를 기록했고, 문 후보는 전일보다 1.3%p상승한 42.2%를 기록해 두 후보 간 격차는 5.8%p로 좁혀졌다.


한편, 리얼미터의 이번 조사는 유선전화 및 휴대전화 임의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됐고,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2.5%p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의 이목은 문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여부 및 그 방식에 쏠리고 있다.


안 원장이 지난 11일 “조만간 대선 출마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당내에선 그와의 단일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통합당과 안 원장이 각자의 길을 걸을 경우, 대선 승리는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 높아지는 반대 목소리… 단일화 쉽지 않아
안 원장이 민주통합당에 입당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민주통합당 내 쇄신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안 원장이 입당할 경우 오히려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안 원장이 민주통합당에 입당할 경우 그를 지지하는 중도층 등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민주통합당과 안 원장, 시민사회세력 등이 함께 모여 야권 단일후보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선 날짜를 계산했을 때 현재 안 원장이 독자적인 길을 걸을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런가 하면, ‘11연승’을 기록한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 양자구도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을 처음으로 앞지른 결과가 나와 ‘단일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7~10일 전국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 포인트) 결과를 보면, 문 후보는 전주와 비교해 2.7% 포인트 상승한 39.5%를 기록했다. 안 원장은 전주보다 2.9% 포인트 감소한 37.1%에 그쳤다.


문 후보는 한국일보의 8일 조사에서도 36.9%의 지지율로 안 원장(42.5%)과 팽팽하게 맞섰다. 한겨레신문 8일 조사에선 민주당 후보(42.6%)가 안 원장(40.9%)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문 후보가 연승을 기록하며 안 원장의 지지율을 앞지르면서 성급한 단일화보다는 문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게 먼저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 더군다나 민주통합당이 ‘불임정당’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문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려 자당 후보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한편 철수산악회, 철수포럼 등 안 원장의 지지모임은 지난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원장은 시대의 부름에 응해야 한다”며 안 원장의 출마를 촉구했다.


철수산악회 엄대우 회장은 “갈등과 증오의 시대 종언은 안철수 18대 대통령 국민 후보로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치인 중에서 이념과 진영 논리에서 자유로운 인물은 단연코 안철수 국민 후보밖에 없음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문 후보가 다자대결에서 밀리면서도 양자대결에선 안 원장과 접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 야권 지지층이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카드를 놓고 전략적으로 고민하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문 후보가 민주당 경선을 거치면서 경쟁력이 상승세에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문 후보가 민주당 경선이 마무리되면서 후보로 최종 선출될 경우 지지율이 오르는 ‘컨벤션 효과’를 감안한다면 그의 파괴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안 원장이 출마 선언을 통해 ‘반(反)정치’를 기치로 내걸고 대선 행보를 본격화한다면 이른바 안풍(安風ㆍ안철수 바람)이 다시 전국적으로 재현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오히려 문 후보가 구축하고 있는 전통적인 야권 세력마저 자신 쪽으로 돌려세울 수도 있다.


결국 승부는 어떤 방식으로 단일화하느냐 하는 부분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중 지지도가 높은 안 원장은 일반 여론조사에 유리한 반면 조직력이 중시되는 모바일투표는 문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 대상을 전체 유권자로 할지 민주당 지지층ㆍ무당파층으로만 할지 등도 변수다. 이밖에 조사 시점이나 문항 내용 등도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 ‘안철수 독자 노선’ 전망도
이번 대선이 여권 대 야권 후보의 대결이 아닌, 3파전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정성호 동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명예회장)은 올해 대선이 3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 교수는 “이미 민주당 경선이 흥미를 잃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안철수 교수의 독주가 바람직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안철수 교수 입장에서는 새로운 양상의 모습이 비춰지지 않은 한 인기가 추락할 염려도 있었다”며 “이런 것들이 맞닥뜨려져서 금태섭 변호사의 기자회견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이런 기자회견이 결국 앞으로 양자구도가 아니라 오히려 박근혜 후보, 안철수 교수, 문재인 후보의 3자구도를 예상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안철수 교수와 문재인 후보 간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고,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교수의 격차는 벌어지고 있는 것들이 그런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정 교수는 안철수 교수가 막판에 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에 대해 “안철수 교수가 전에 '난 대통령이 목표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어 민주당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 있다고 보여지기도 하지만 지금의 민주당을 보면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경선과정에서 여러 가지 잡음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손을 그대로 들어주는 것은 안철수 교수기 원하는 바가 아니다”라며 “안철수 교수가 원하는 바는 정치쇄신이고 그런 점에서 보면 출마 시기가 오히려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유찬열 덕성여대 교수(정치외교학)도 같은 취지로 분석했다. 유 교수는 “민주당 쪽에서는 안 원장과의 입당을 통한 단일화로 18대 대선에서 여당이 되기를 원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단일화 논의가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실제 안 원장을 지지하는 국민의 다수가 기존 정당 정치에 실망한 경우가 상당한데, 안 원장이 이를 간과하고 민주당에 입당하거나 손을 잡는 등의 행보를 보인다면, 그를 지지하던 표심이 떠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원장은 지난해 10·26 보궐 선거 때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다”면서 “안 원장이 시민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계 인사는 “안 원장은 민주당 입당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신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에서 나온 것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라며 “그는 민주당 역시 ‘기성 정치권’의 하나로 보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과의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다. 여당도 야당도 아닌 제3의 후보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어느 당이든 기존 정당에 입당할 가능성은 더욱 낮다”고 귀띔했다. 실제 안 원장은 ‘안철수의 생각’이나 청춘콘서트 등을 통해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바 있다.


◇ 조국, ‘아름다운 단일화’ 촉구
문 후보와 안 원장의 단일화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진보진영 학자로 알려진 조국 서울대 교수(법학과)는 대선 막판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민주당 후보가 경선이 아닌 후보간 담판으로 ‘아름다운 야권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양측이 모여서 여론조사 몇 %, 국민참여 몇 % 등 테이블 만드는 단일화는 최악의 단일화”라면서 “한쪽이 양보하시는 것이 감동 있는 단일화가 되고, 승리를 보장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민주당과 안 원장이 각자 열심히 뛰어서 지지층을 확보한 후 후보 간 담판을 해야 한다”고 주장, 민주당 등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안 원장의 양보 또는 민주당 후보 지원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안 원장과 민주당 후보 간의 추석 전 회동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 모두 눈빛이 맑은 분이기 때문에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도 했다.


조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자신의 역할과 관련, “이명박 정권의 무능함을 바로잡고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면서 “이 땅에 사는 지식인으로서 정권교체에 기여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다. 안 원장과 문 후보가 힘을 합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하겠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밝혔다.


조 교수는 일부에서 제기된 민주당 선대위원장 영입제안에 대해서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만난 적이 없으며, 만날 계획도 현재는 없다”고 밝혔다. 결국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의 단일화에 일정 정도 가교역할을 하고, 단일화가 성사되면 적극 가세할 계획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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