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계열사 ‘캐스코’ 계속되는 악재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09-21 13: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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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저조ㆍ인명사고… ‘산 넘어 산’

LS그룹 계열의 선박용 주물업체 캐스코(CASCO)가 ‘잔인한 9월’을 맞고 있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최근 작업장 내 사망사고까지 발생해 ‘엎친 데 덮친 격’의 상황에 처한 탓이다.


지난 9월10일 전북 정읍 캐스코 공장 작업장에서 ‘래들’(용광로 쇳물 운반 기계)이 뒤집혀 20대 직원 두 명이 끓는 쇳물에 목숨을 잃는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이 탓에 캐스코는 “작업장에서의 안전관리가 소홀했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 주물공장 사망사고… ‘안전불감증’ 비난 직면
신고를 받고 소방당국이 바로 출동했으나 끓는 쇳물을 뒤집어쓴 숨진 박 모(28)씨와 허 모(29)씨를 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용광로와 쇳물의 고열로 접근이 어려웠던 탓이다. 유가족들은 “현장에 안전통로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고 작업반장이 없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캐스코의 심각한 안전불감증을 문제삼고 나섰다.


한 유가족은 “사고가 난 래들은 캐스코가 최근에 도입한 신형으로 사용하기 전에 시험 운행을 하지 않았다”면서 “래들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 당시 처음으로 쇳물을 싣고 작동하다 사고가 났다”고 강조했다. 기계결함과 사측의 안전관리 소홀이 이번 참사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작업장 내 열악한 환경 역시 이번 참사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죽은 박 씨의 가족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통로가 좁고 안전장치가 없어 (박 씨의) 머리가 찢어지고 다리가 부러지는 일은 다반사였다”고 증언했다.


캐스코 근로자라고 밝힌 다른 남성 역시 “작업장 내 공기 역시 참기 어려울 정도로 오염돼 하루가 멀다하고 마스크를 갈아쓰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캐스코는 근본대책 마련에 뒷짐만진 채 ‘나 몰라라’해왔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법률지원센터 이장우 소장은 “작업장 내 사망사고의 책임은 모두 사업주인 캐스코에 있다. 캐스코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작업 환경에 대해 무지한 가족들에게 한 달 뒤 국과수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침묵할 것이냐”며 “경찰과 노동부 역시 현 시점에서 자세한 상황에 대해 설명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침묵하던 캐스코측은 사고 발생 3일째인 지난 12일, “관리부실이나 무리한 작업 요구는 없었다”며 적법한 절차를 거쳐 유족과 보상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부실한 작업장 내 안전관리 소홀이 사고원인으로 지적됐다.


취재진의 질문 공세가 이어지자 회사 측은 “사고 당시 주변 작업시스템은 정상적으로 돌아갔다. 안전통로도 있었다. 다만 1200도가 넘는 고온의 쇳물이 떨어지는 바람에 직원들이 미처 대처하지 못한 것”이라며 “현재 유가족들과 합의가 원만히 끝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사고원인을 파악하는 데 한 달여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져 유가족들은 장례식도 미룬 채 애만 태우고 있다. 캐스코로선 ‘참사의 원흉’이라는 지목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 신성장동력에서 ‘밑 빠진 독’으로?
인명사고에 앞서 캐스코를 둘러싼 악재는 올 들어 계속됐다. 자본잠식 상태에서 실적까지 나아지지 않자 LS그룹의 ‘돈 먹는 하마’라는 혹평까지 받고 있는 것.


지난 2005년 5월 설립된 캐스코는 LS전선의 계열사인 LS엠트론과 삼양그룹 계열사 삼양엔텍, 그리고 두산 계열의 두산엔진이 각각 50%, 37.7%, 12.3%를 출자해 만들어진 회사다.


국내 대표적인 주물생산업체인 LS전선과 삼양중기의 주물사업부를 하나로 합치고 선박용 엔진제조업체인 두산엔진이 고객사로 참여하는 형태를 취했다. 무엇보다 각 분야 선두기업의 합작인 데다 구자열 LS전선 회장과 김윤 삼양사 회장이 고려대 경영학과 동문이라는 점에서 설립 당시 업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세계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캐스코는 주춤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만 89억원의 당기순손실(연결재무제표 기준)을 내는 등 2008년 적자전환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거듭했다. 초기 자본금 148억원으로 시작한 회사 자본상태도 부채만 600억원대로 치솟았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LS그룹은 캐스코 끌어안기에 나섰다. 지난 7월 모회사인 LS엠트론을 대상으로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캐스코의 지분 83.79%를 보유하고 있던 LS엠트론은 유상증자 참여로 지분율을 93.5%까지 높였다. 그러나 두산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두산엔진의 지분율은 16.21%에서 6.5%로 대폭 축소됐다.


‘악재’는 캐스코가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3사간 균열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두산의 유상증자 미참여에 앞서 이미 삼양엔텍은 지난 3월 캐스코의 보유지분 전량을 LS측에 매각하고 합작관계를 청산했다.


자연스레 시장에서는 LS엠트론이 캐스코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껴안고 있는 상태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캐스코가 경기 부진 등으로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는 상태로, 모회사의 자금 지원으로 겨우 목숨을 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는 결국 LS엠트론의 경영에도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캐스코를 짓누르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모회사로부터의 자금지원이 이번 한차례로 그치지 않고 꾸준히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회사 측에서는 “지난해 말 기준 30%이었던 자본잠식률이 개선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실적 부진의 늪에서는 여전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LS그룹 측은 “캐스코의 실적이 저조한 것은 전체적으로 글로벌 경기가 안좋아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선박용 주물업체의 특성상 향후 선박시장이 활성화되면 다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캐스코와 함께 같은 LS그룹의 계열사인 알루텍 역시 올 들어 ‘미운 오리새끼’로 평가받는 회사 중 하나다. LS전선의 자회사인 알루텍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431억원을 달성했지만 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캐스코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당기순손실과 자본잠식으로 인해 모기업인 LS전선으로부터 자금을 수혈했음에도 올 상반기 또다시 순손실이 발생한 것.


창호 제조기업인 알루텍은 지난 2010년 적자전환한 이후 지속적으로 손실을 보고 있다. 앞서 LS전선은 2005년 알루텍에 커튼월 사업을 양도하는 등 핵심 계열사로 키우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왔지만 실적 부진에는 해결책이 없었다. 급기야 지난 6월 LS전선도 알루텍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30억원을 지원하며 알루텍 살리기에 나섰다.


그러나 알루텍을 놓고도 재계에서는 실적 개선이 쉽지 않아 향후 LS전선의 자금수혈이 계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앞서 LS전선은 2009년 12월 알루텍의 유상증자에 참여, 50억원을 수혈했지만 이후 알루텍의 재정상황은 호전되지 않고 있다.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캐스코와 알루덱은 LS가 신사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경기 부진 등으로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모회사의 자금 지원이 지속적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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