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안철수…다 덤벼라”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09-21 13: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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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론’ 잠재운 文, 대권 앞으로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절대 강자’, ‘대세’ 등으로 평가받던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최근 들어 여러 악재와 맞닥뜨리면서 주춤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최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안철수 후보에게 유권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지지율이 박근혜 후보를 앞질렀다는 여론조사가 처음으로 나왔다. 3강 구도로 굳혀진 대선 정국은 그 누구도 예견하기 어려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게 됐다.


◇ 문재인, 박근혜를 앞지르다
대선 후보 양자대결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처음으로 앞지른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종합편성채널 jTBC와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7일과 18일 양일간에 걸쳐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47.1%의 지지율을 얻어, 44.0%에 그친 박 후보를 3.1%포인트 차로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 오차범위이긴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박근혜 후보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문 후보는 3.2% 포인트 상승했지만 박 후보는 3.8% 포인트 하락했다. 문 후보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양자대결에서도 44.9%를 얻어 안 원장(32.3%)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문 후보는 대선 다자대결에서도 안 원장을 제치고 다시 2위로 올라섰다. 문 후보는 26.1%의 지지율로 38.6%의 박 후보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안 원장은 22.5%를 얻어 3위로 내려앉았다. 문 후보와 안 원장의 지지율을 합하면 박 후보를 뛰어 넘는 수치가 나타났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문재인 후보의 경우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발생한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으며, 야권 지지층이 문 후보로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안철수 원장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반면 박근혜 후보의 경우 인혁당 발언으로 불거진 역사관 논란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것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추석 전에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이길 자신 없으면 출마하지도 않아”
이와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모두 꺾을 수 있다”며 한껏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문 후보는 지난 20일 오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안철수 후보와 박근혜 후보 모두 제가 이길 자신이 있다”며 “이길 자신이 없었다면 애당초 출마할 생각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후보의 대세론은 진작에 깨졌고 한계가 보인다. 안철수 후보와도 현실정치 속에서 경쟁하게 됐다”며 “이전까지는 우리당 후보가 여러 명으로 나뉘고 지지도가 분산된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제가 당 후보로 결정된 상황에서 일대일로 경쟁하게 됐다. 질 수가 없는 경쟁”이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와 단일화에 관해서는 “안 원장에게 조기단일화를 촉구할 필요가 없다. 협상을 통한 단일화에도 연연할 필요가 없다. 당당히 경쟁해야한다”며 “경쟁하는 시간이 길수록 점점 우리가 유리해지고 우위에 설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지지도에 연연할 필요는 없지만 불과 2~3일 만에 박근혜 후보의 지지도를 넘었다”며 “우리가 안 후보를 너무 의식할 필요도 없다. 경쟁에서 이기면 된다”고 안 후보를 지나치게 의식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당이 변화하면 단일화 경쟁에서도 반드시 이긴다”며 “단일화되면 그 힘으로 박근혜 후보를 이기는 것은 문제없다.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를 이루겠다고 약속드린다”고 안 후보와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민주당 의원에게 3가지 요구사항도 제시했다. 그는 “우리 당 경선이 마이너리그로 폄하당했지만 그것은 언론의 고약한 프레임일 뿐 사실이 아니었다”며 “우리가 반드시 이긴다는 자신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또 “우리 스스로 분열되지 않으면 질 이유가 전혀 없다. 이제는 저를 후보로 뽑았으니 저를 중심으로 뭉쳐 달라”며 “다른 경선후보들을 돕기 위해 나뉘었던 의원들도 하나가 되고 있으니 끝까지 하나로 유지해나간다면 꼭 승리를 선물하겠다”는 말로 당내 화합을 요구했다.


당내 쇄신과 관련해서는 “모든 계파를 녹이는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겠다. 시민사회도 아우르겠다. 아주 개혁적인 선대위를 만들겠다”며 “담쟁이 기획단의 면면만 봐도 이제는 친노다, 계파다라는 지적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걸 여러분이 확인하실 것이다. 전체가 화합하는 선대위를 만든다는 것에 대해 눈곱만큼도 의심치 말라”고 말하며, ‘친노 독점’ 우려를 없애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나아가 “과거의 관행을 벗어난 파격적 선대위까지도 구성하고 싶다. 과거 방식을 따르지 않겠다”며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는 일은 부담스럽고 두렵지만 그 길로 가야한다. 힘을 모아주시고 함께해주신다면 제대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쇄신에 협력해줄 것을 부탁했다.


◇ 朴캠프, “安보다 文이 더 두려운 상대”
문재인ㆍ안철수 두 야권 후보가 본격적으로 맞붙게 되면서, 박근혜 후보 측이 누구를 더 어려운 상대로 보고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후보 측은 문 후보와 안 원장이 단일화에 나설 것을 예상, 이들과의 가상대결 시나리오를 만들어 점검하는 등 어느 후보와의 경쟁이 더 유리하고 불리한지 분석에 나섰다. 박 후보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단 박 캠프는 안 원장보다는 문 후보가 단일 후보로 나설 때 더 큰 파워를 지니고 대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재인과 안철수 중 누가 더 어려운 상대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문 후보가 당연히 어려운 상대”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실질적으로 문 후보는 이미 제1야당 진영의 대표자가 돼 있는 상황이며 경선을 거치면서 야권진영에서 문 후보로도 충분히 대선을 치를 수 있다는 믿음이 심어져 급속히 지지세가 쏠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렇게 되면 안 원장은 금방 세력을 잃게 되고 문 후보 쪽으로 흡수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 후보 측의) 최악의 시나리오가 안 원장이 문 후보 손을 들어주고 뒤로 물러나는 경우가 아니냐’는 질문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당연히 예상되는 시나리오”라며 “그런 시나리오 아래에서 이미 우리당이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이 같은 시나리오에 대비, 대책마련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의 한 고위관계자는 “단일 후보로 안 원장이 나왔을 경우 후보와 조직이 따로 놀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박 후보로서는 쉬운 카드로 분석하고 있지만 문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됐을 경우 민주당 등 전 야권 조직이 하나가 돼 움직일 것이기 때문에 후보에다 조직의 시너지 효과로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안철수 넘어서려면 ‘민주당’ 극복해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는 16일 마지막 서울 연설회에서 “저는 대통령 되기를 꿈꾸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이 제 삶의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건 변화입니다. 정권교체뿐 아니라 정치가 달라지고 세상이 바뀌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요구가 저를 선택하고 있다는 소명을 느낍니다”라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


대통령이 삶의 목표가 아니었다는 점,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부름이 있었다는 점, 소명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논리가 비슷하다. 문 후보는 경선 시작 당시의 예상을 깨고 압도적 표차로 1위를 차지한 비결에 대해 ‘새로움’과 ‘진정성’ 때문이라고 스스로 분석한 바 있다.


정계의 한 인사는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원장을 넘어서서 야권 단일후보로 한 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서는 민주당을 먼저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인사는 “가장 먼저, 당내 갈등을 추스르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민주당 경선이 문 후보의 압도적 승리로 끝나면서, 손학규ㆍ김두관 후보의 반발, 일부 대의원들의 폭력은 명분을 잃었지만, 완전국민경선 때문에 오래된 당원들이 자존심을 다친 것은 사실이다. 노영민 공동선대본부장은 “손학규ㆍ김두관ㆍ정세균 후보와 회동해 단합의 모양새를 보여주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 후보에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길 수 있을 것인지는 좀 두고 볼 일이다.


문 후보 본인이 예고한 ‘용광로 선대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당내외 인사를 폭넓게 포함시켜 큰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선대위에는 김대중 정부를 상징하는 인사들, 시민사회 대표성을 가진 인물들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선대위가 제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진정한 의미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당내 화합만 강조하다가 민주당을 쇄신해내지 못하면 안철수 원장을 넘어설 가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후보의 민주당 쇄신 의지는 매우 강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바라는 눈높이만큼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인지는 분명히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문 후보도 “구체적인 쇄신 방안은 앞으로 선대위 속에 정치쇄신위원회를 만들어 논의를 모아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의 관심은 이른바 ‘친노색깔’을 얼마나 뺄 수 있는지에 모이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손학규ㆍ김두관ㆍ정세균 후보가 ‘이해찬 대표-박지원 원내대표-문재인 후보’를 ‘친노 패권주의’ 세력으로 몰아붙였고, 많은 국민들이 그런 시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캠프 내 강경파들은 선대위를 구성하면서 이해찬 대표를 제외시키는 방안, 박지원 원내대표를 교체하는 방안 등을 거론하지만, 실제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문재인 후보의 정치력에 달려 있다. 이 인사는 “이래저래 민주당과 야권 성향 지지자들의 시선은 당분간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집중적으로 쏠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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