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정치쇄신으로 새로운 변화를”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09-21 13:54:37
  • -
  • +
  • 인쇄
'안철수 캠프’ 함께할 인물들 관심 집중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지난 19일 제18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원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충정로 구세군빌딩 내 구세군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7월19일 <안철수의 생각> 발간 후 각종 행보를 통해 유권자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한 과정을 설명하면서 대선 출마의지를 밝혔다.


흰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배경으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 원장은 검은 정장에 갈색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마이크를 잡고 '프롬프트'를 이용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 “대선 출마로 정치쇄신 이뤄낼 것”
안 원장은 “지금까지 국민들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 주셨다”며 “저는 이제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함으로써 그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고 말했다. 또 “선거과정에서 어떤 어려움과 유혹이 있더라도 흑색선전과 같은 낡은 정치는 하지 않겠다”며 네거티브 선거 근절을 위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3자 회동을 제안했다.


이어 “선거과정에서 부당하고 저급한 흑색선전과 이전투구를 계속하면, 서로를 증오하고 지지자들을 분열시키며, 나아가서는 국민을 분열시킨다”며 “그렇게 선거가 끝나고 나면 선거에서 이겨도 국민의 절반 밖에 마음을 얻지 못한다. 저부터 선거과정에서의 쇄신을 약속드리겠다”고 흑색선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안 원장은 이날 구체적인 정책 구상이나 비전 보다는 기본적인 방향만을 제시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저는 정치경험뿐 아니라 조직도 없고 세력도 없지만 그만큼 빚진 것도 없다”면서 “조직과 세력 대신 나라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 나가겠다. 빚진 게 없는 대신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만큼은 결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회견문 낭독 이후 이어진 ‘질의 응답’ 순서에서 안 원장은 ‘융합적 사고’와 ‘디지털 마인드’를 강조했다. 그는 “융합적 사고라는 것은 전문성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먼저 중심에 두고 이것을 풀기 위해 어떠한 방법론, 어떤 정부부처 사람들이 필요한가를 접근하는 방법”이라며 “필수적으로 수평적 리더십과 디지털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당 창당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당정치의 중요성은 정말 중요하다”면서도 “문제는 국민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개혁, 국민들의 동의해야 한다는 원칙을 유지하며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면 양 정당도 제대로 된 개혁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이어 “이 시간 부로 대학원장직, 안랩 이사직을 사임할 생각”이라며 모든 직함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로써 이번 대선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안 원장간 3자 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안 원장과 문 후보간 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가 이번 대선 판세를 흔들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문 후보는 안 원장과의 단일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 왔다. 지난 16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수락연설을 통해 ‘책임총리제’ 공약을 내놓자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과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제안이라는 분석이 쏟아졌다.


하지만 안 원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에 앞서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및 ‘국민들의 동의’라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밝혀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그동안 안 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된 조광희ㆍ금태섭ㆍ강인철 변호사를 비롯, 정연순 변호사, 하승창 전 경실련 사무총장, 김민전 경희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교수, 정지훈 명지병원장, 김형기 경북대 교수, 이헌재 전 부총리, 소설가 조정래씨, 사업가 김용상씨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 인사는 참여하지 않았다.


◇ 새누리 “만시지탄”, 민주 “환영”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에 대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측은 ‘만시지탄(시기가 늦었음을 한탄함)’이라 평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환영한다”고 밝혀 대조를 보였다. 하지만 안 원장이 제안한 3자회동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즉답을 피했다.


박 후보 측의 이상일 대변인은 안 원장 출마 선언 후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그래도 국민 앞에 입장을 밝혀 다행”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정치쇄신에 대한 안 원장의 문제의식은 박 후보와 같다”면서도 “안 원장이 ‘독자노선을 유지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아 구구한 정치공학적 억측이 나와 선거판이 혼탁해지지 않도록 유념해주기를 바란다”고 일침을 놓았다.


안 원장의 3자회동 제안에 대해 이 대변인은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그는 “안 원장이 흑색선전 같은 낡은 정치를 하지 말자”고 한 데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줄곧 민주통합당에 촉구한 것”이라며 문 후보 측을 간접 비판했다.


문재인 후보 측은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자 “환영한다”며 “정당의 변화와 새 정치를 이뤄가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문 후보는 안 원장과 좋은 경쟁, 아름다운 경쟁을 약속했다.


그러나 안 원장이 선의의 정책경쟁을 위해 제안한 3자회동에 대해 “너무 갑작스럽다” 며 “제안 자체의 의미를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특히 “새로운 변화는 새누리당의 집권 연장을 막고 정권교체를 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해 안 원장을 통해 박 후보 측을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진보진영은 안 원장의 대선출마 소식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충고를 잊지 않았다.


통합진보당 민병렬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를 환영한다”며 “융합의 정치, 덧셈의 정치, 국민통합의 정치를 하겠다는 뜻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제는 학자의 시선이 아닌 노동자ㆍ농민ㆍ서민의 구체적 삶에 보다 가깝게 다가서는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며 “정치인 안철수로서 이명박 정부 5년간의 고통과 갈증을 과연 어떻게 해소할지 국민과 함께 지켜보겠다”고 충고했다.


통합진보당 탈당파인 ‘새진보정당추진회의’의 이정미 대변인도 논평에서 “안철수 교수의 대선출마를 환영한다. 그의 출마가 대한민국의 변화와 정치혁신을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좋은 해답을 가져다주길 바란다”며 환영의사를 밝혔다. 또 “안 후보가 극단적인 양극화와 민주질서의 후퇴로 고통 받는 대다수 국민의 열망인 새누리당 재집권 저지와 진보적 권력교체를 위해 야권과 힘을 모아나가기를 바란다”며 야권단일화 기대감을 드러냈다.


선진통일당도 안 원장의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원복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제 3후보로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안 원장의 출마 선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지역패권주의, 이념패권주의 등 기득권에 안주해 온 현 거대양당구조의 폐해에 대해 공격해온 선진당으로서는 매우 반갑고 고무적인 선언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여러 형태의 마음고생이 있었을 텐데 그 모든 것을 다 떨쳐 내고 이 땅의 정치혁명을 위해 국민의 마음을 받들겠다고 결심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이제는 구체적으로 이 나라를 어떻게 개혁해 나갈지 후속조치를 국민에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안철수 캠프’와 함께 할 인물들은…
안철수 원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안철수 캠프’에 참여할 인물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자리에서 안 원장은 캠프 구성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캠프 인선 및 운영 방식 등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캠프 인선을 묻는 질의에 안 원장은 “같이 할 사람은 이 자리에도 참석했고, 기회를 봐서 예(禮)를 갖춰서 적절한 시기에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인사들이 향후 캠프에도 참여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그동안 안 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된 조광희ㆍ금태섭ㆍ강인철 변호사를 비롯해 정연순 변호사, 하승창 전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 사무총장, 김민전 경희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교수, 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과학연구소장, 김형기 경북대 교수, 이헌재 전 부총리, 소설가 조정래씨, 사업가 김용상씨 등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금태섭ㆍ조광희ㆍ강인철 변호사 등은 안 원장에 대한 네거티브를 대응하는 ‘법률팀’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대학동기인 새누리당 정준길 공보위원과의 통화 내용을 폭로한 금태섭 변호사는 안 원장 관련 보도에 대응하는 페이스북 홈페이지 ‘진실의 친구들’을 운영하고 있다.


조광희 변호사는 지난달 안 원장과 영화 ‘두개의 문’을 함께 관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안 원장 측근으로 분류됐다. 조 변호사는 지난 2010년 한명숙 뇌물수수 의혹 사건의 변론을 맡아 무죄를 이끌어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 법률특보와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강인철 변호사는 안 원장의 개인 법률자문가 역할을 하며 안철수재단 출범을 실무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실장 1순위로 거론되는 강 변호사는 안 원장과 오랜 친분으로 다져진 사이로 전해졌다.


DJㆍ노무현정부 시절부터 안 원장과 인연을 맺어온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안 원장의 ‘핵심 경제통’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경제계 인사인 김종인 행복추진위원장을 중용하듯 안 원장도 이 전 부총리에게 큰 역할을 맡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민전(경희대 정치학과)ㆍ김호기(연세대 사회학과)ㆍ김형기(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등은 등은 학계 인사로 분류된다. 이들 모두 최근 안 원장과 접촉하거나 교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안 원장에게 각 전문 분야와 관련한 정책자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하승창 전 경실련 사무총장과 정영순 변호사의 참석 또한 눈길을 끌었다. 시민사회계 인사로 분류되는 하 전 사무총장은 최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담쟁이 기획단’의 기획위원으로 참여할 외부 인사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정 변호사는 ‘담쟁이 기획위원’으로 하 전 사무총장과 함께 거론되는 백승헌 전 민변 회장의 부인이다.


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과학연구소장은 국내 대표적인 IT 전문가로 꼽힌다. 안 원장의 전문 분야이기도 한 IT(정보기술) 관련 정책 조언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기자회견 진행을 맡은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지난 5월 안 원장 측 대변인으로 합류했다. 유 대변인은 고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참여정부에서 춘추관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재ㆍ보궐 선거 당시 박원순 시장 캠프에서 일한 인물이다. 유 대변인은 이숙현 안랩 부장(공보 담당)과 함께 ‘안 원장의 입’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안 원장 측은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에게 별다른 초청장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변인은 “참석자들에게 초청장은 보내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연락이 돼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